보령의 산 67

보령의 산(제40편 ; 미산 칠능태산)

1. 들어가며 아침부터 뿌옇게 안개와 미세먼지로 하늘이 뒤덮였다. 산행하기로 한 마음이 뒤바뀌면서 미적거리다가 점심을 먹자 등산화로 바꿔 신고 산으로 향하였다. 칠능태산은 보령댐을 끼고 미산으로 향하는 길 좌측에 남북으로 갈게 위치한 산이다. 등산객이 많지않아 등산로가 없다는 말에 망설였던 산이기도 하다. 잡목으로 나뭇잎에 물오르기 전 올라보기로 한 산이기도 하다. 도흥리로 들어서는 자라실 삼거리에 차를 세우고 다리를 건너 좌측으로 등산로를 찾아보았다. 여러기의 묘로 들어가는 임도로 들어서니 묘지 끝부분 좌우측으로 난 길이 있는데 좌측으로 들어서서 산행로를 찾아보았다. 다행히 붉은 띠지가 펄럭이며 가랑잎이 쌓인 등산로가 희미하게 보인다. 능선까지 헐떡이며 오르니 도흥천이 발아래로 보인다. 북동쪽 사면이 ..

보령의 산 2024.03.03

보령의 산(제39편; 청라 박살뫼(매봉산))

1. 들어가며 경기도 안성의 칠장산에서 태안반도 안흥진까지 약 295km의 산줄기를 금북정맥이라고 칭한다. 청라 소양리 스므티에서 장현리 우수고개까지 약 6.4km에 해당하는 11구간 중 한부분을 다녀왔다. 이 구간은 백월산에서 오서산을 향하는 보령과 청양의 분수령으로 200~300 고지를 오르내리는 순조로운 산행로를 가지고 있다. 예전에 대정산과 안산(살푸쟁이 산)을 다녀온 적은 있었으나, 음현리 뒷산을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쉬워 금북정맥 11구간을 연결하여 타보기로 하였다. 우수고개는 위현(渭峴)이라고도 불리며, 조선시대 금정도의 금정역에서 이인도의 청연역까지 연결되었던 중요도로로 질치소로(垤峙小路)에 해당되고, 스므티는 금정역에서 남포로 연결되는 보안원대로(寶安院大路)의 구간에 속하였다. 우수고개를 ..

보령의 산 2024.02.17

보령의 산(제38편 ; 청라 서산)

1. 들어가며 서산(西山, 해발 179.0m))은 오삼전 사람들에게 해가 지는쪽의 산이라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산을 복병리 사람들은 복벵이산, 서원마을 사람들은 안산으로 불리었으며, 옛 문객들은 만천봉, 화악(花嶽) 또는 매봉이라 불렀다고 한다. 60년대 청천 저수지가 생기면서 서산을 기대고 살던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한동안 잊혀진 산이라고 생각했는데, 몇 년전 청천저수지 둘레길이 조성되면서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을 하는 듯하다. 산 중턱으로 3.1km의 임도가 생겨 더욱 좋아지는 것 같다. 옛 선비들의 싯귀에 많이 응용되는 산이라 한번 올라보리라 생각을 했지만, 등산로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가 없어 주춤거렸는데, 오락가락하던 봄비가 주춤하자 발길을 떼 보았다. 가느실 주차장..

보령의 산 2024.02.14

보령의 산 (제37편 ; 대천 건지산( 뒷산))

1. 들어가며 옥마산의 줄기가 남서쪽 방향으로 고개를 푹 숙여 궁촌천을 건너서 둘릴산(환산)으로 솟아나 삼지창이 된다. 한 끝은 왕대산 줄기를 형성하여 해망산, 생앵산으로 이어지고, 또 한 끝은 당경산이 되어 소송리쪽으로 끝을 날카롭게하여 바다를 향한다. 삼지창의 가운데 날에 해당하는 건지산은 남곡동과 제석리 사이에 맥을 이어 바다를 향하는데, 주민들은 산 이름은 모르고 대부분 뒷산으로만 알고 재낸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지명을 표기한 지도의 자료가 찾을 수 없다. 위성 지도로 그 부근의 산형태를 살펴보면, 마치 서해바다로 처들어오는 왜구들을 향해 날카롭게 간 삼지창을 겨누고 있는 형상이 보인다. 몇 번인가 한번 오르려고 다짐을 했었지만 어디에서 산의 들머리를 잡아야 하는지 알 수 없기에 미루고 말았는데..

보령의 산 2024.02.11

보령의 산(제 36편 ; 청라 말미산(駒山))

1. 들어가며 한 갑자 전 초등학교 다닐 때 청라초에서 청천저수지 제방 위로 소풍을 다녀온 기억이 있다. 십 여리가 넘는 신작로를 걸어 궂고개 전에서 말미산 고개를 넘어 제방을 가는 산길 밑은 시퍼런 저수지 물로 무서웠던 기억이 있다. '60년대 초 읍내 간사지의 농수확보와 생활용수 및 홍수로 인한 대천천의 범람을 막기위해 만든 저수지 제방은 '60년대 중반 초등학교 소풍지로 자리매김을 하였던 것 같다. 고향에 돌아와 수시로 궂고개를 지나면서 언제 한번 그때의 소풍길이 흔적으로 남아있는지 가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발길을 내디뎠다. 소풍길은 향천리 궂고개 아래 양조장에서 말미산 능선이를 넘어 저수지 제방으로 향하였던 길이었으나, 이번엔 말미산 능선이를 쭉 돌아보고..

보령의 산 2024.02.05

보령의 산(제35편 ; 미산 병목산)

1. 들어가며 낙엽이 떨어지고 농삿일이 끝나면서 몸뚱아리가 근질 거리기 시작한다. 등산로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산봉우리들의 탐방에 마음이 끌리어 작년 봄에 멈추었던 스틱을 잡아 보았다. 깊숙한 도흥리 골짜기를 따라 비득재 정상 농장 앞에 차를 대고 임도에 들어서니 좌측능선으로 띠지들이 듬성듬성 보인다. 초입에 잡목들로 약간 주춤거리다가 선명하지 못한 등산로를 찾아 산속으로 들어선다. 정비되지 않은 산행로에 가랑잎으로 펼쳐지는 짐작되는 길로 한걸음 한걸음 찾아 올라보는데 산행객보다도 산짐승들의 발길이 더 많았을 것 같다. 두어번의 가파른 언덕을 오르자 바로 정상이 보인다. 나무들에 의해 주변의 풍광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낙엽이 진 뒤에라 홍산 땅이 보인다. 멀리 옥산저수지도 보인다. 정상에서..

보령의 산 2023.12.11

보령의 산(제34편 ; 외연도 봉화산)

1. 들어가며 고향땅으로 내려와 한번은 가봐야 할 곳으로 외연도를 꼽았었다. 서해바다 멀리 아련하게 떠 있는 '연기에 가려진 듯한 섬'으로 알려진 외연도는 봉화산(해발 238.3m) 과 망재산(해발 171.4m), 그리고 당산(해발 72.5m)으로 형성된 뫼 산(山) 모양의 지형을 하고 있으며, 대천항에서 대략 41km 떨어진 곳으로 페리호로 약 두 시간가량 걸린다. 보령의 섬 70여개 중에서 원산도와 삽시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섬으로 약 200여 가구에 주민의 수는 500여명에 이르는데, 실제 거주민 수는 어선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상당 수 들어와 일을 하고 있어, 통계 수치보다 다소 많을 것으로 선착장에서 외노자들을 보면 느낄 수가 있다. 부두에서 마을의 한 가운데로 나 있는 골목으로 들어서면 섬사..

보령의 산 2022.05.07

보령의 산(제33편 ; 주산 장태봉)

1. 들어가며 2020년 12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보령지역의 높고 낮은산 39개소 정상을 밟아 보았다. 처음에는 개략 보령의 산이 30개소 정도 된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직도 밟지 못한 산들이 이름을 달고 있으니 계속 발걸음을 해야 할까보다. 육지쪽에 있는 남은 산들은 등산로가 없기에 개척산행을 해야 할 것이고, 섬지역의 산들도 차츰 시간을 내서 다녀와야 할 터인데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느긋이 하기로 한다. 미산의 옥녀봉을 찍고, 주산의 장태봉으로 향하였다. 장태봉은 보령의 주산면과 미산면, 서천의 비인면과 경계하는 해발 365.5m의 산이다. 미산면사무소를 지나 주산으로 향하는 간재를 올라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고갯마루에서 등산로로 들어섰다. 산행객이 별로 없어서인지 산행길은 낙엽으로 수북하..

보령의 산 2022.03.21

보령의 산(제32편 ; 미산 옥녀봉)

1. 들어가며 보령의 미산면과 부여의 옥산면을 경계로 하는 옥녀봉은 해발 367.9m로 북동에서 남서쪽으로 소가 누워있는 것처럼 나지막한 지형으로 이루어졌다. 옥현리 모과나무골과 남은재골에서 시작하는 등산로가 있는데, 남은재골 시내버스 종점에 차를 세우고 들머리인 비닐하우스 옆 밤나무 단지로 들어섰다. 동네 개들이 외지인을 경계하는지 꽤나 짖어댄다. 밤나무 단지의 위쪽으로 향하니 꽤나 커다란 발자욱이 엊그제 내린 비로 도장을 찍듯 흔적을 남겼다. 주변을 주둥이로 헤집어 놓은 폼이 멧돼지가 시시때때로 마을까지 내려오는 모양이다. 옥녀봉의 산자락을 감아도는 임도를 만났는데, 능선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보이질 않는다. 잠시 잡목이 덜 우거진 소나무밭을 개척산행 하여 등산로에 도달한다. 능선로에는 제법 산행객들이..

보령의 산 2022.03.21

보령의 산(제31편 ; 미산 천덕산)

1. 들어가며 미산에 있는 천덕산(해발 363m)는 아미산의 장군봉에서 흘러내린 산맥이 월명산을 거쳐 천덕산의 봉우리를 내주고, 비득재 고개말랭이에 고개를 숙이고 다시 병목산의 봉우리로 솟아올라 끝자락에 영의정을 지내신 강순장군의 안식처를 내주면서 도흥리의 깊은 골짜기에 사람이 살수 있도록 지세를 이룬다. 천덕산은 성태산과 함께 보령땅으로는 부여땅과 가장 동쪽에서 접하는 지점으로 웅천천과 금강으로 수맥을 달리하는 분수령이 된다. 보편적으로 산행인들은 수리바위를 들머리로 삼고 아미산을 거쳐 장군봉을 지나 월명산과 천덕산을 찍고, 병목산과 옥녀봉을 아우르는 코스를 선택한다지만, 내게는 그만한 에너지가 충분하지 못하기에 안전산행으로 만족한다. 천덕산의 산행로를 알아보면서 지도를 검색하여 보니 뜬금없이 산 중턱..

보령의 산 2022.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