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산

보령의 산(제33편 ; 주산 장태봉)

푸른나귀 2022. 3. 21. 16:28

1. 들어가며

 

    2020년 12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보령지역의 높고 낮은산 39개소 정상을 밟아 보았다.

  처음에는 개략 보령의 산이 30개소 정도 된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직도 밟지 못한 산들이 이름을 달고 있으니 계속 발걸음을 해야 할까보다. 육지쪽에 있는 남은 산들은 등산로가 없기에 개척산행을 해야 할 것이고, 섬지역의 산들도 차츰 시간을 내서 다녀와야 할 터인데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느긋이 하기로 한다.

 

 미산의 옥녀봉을 찍고, 주산의 장태봉으로 향하였다. 장태봉은 보령의 주산면과 미산면, 서천의 비인면과 경계하는 해발 365.5m의 산이다. 미산면사무소를 지나 주산으로 향하는 간재를 올라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고갯마루에서 등산로로 들어섰다. 산행객이 별로 없어서인지 산행길은 낙엽으로 수북하게 덮여있어 눈설미를 곤두 세워야 했다. 등산로를 안내 해주는 표지판이 전혀 설치되지 않아 잡목에 얼굴을 스치게 하는 등 방향 설정이 쉽지가 않다. 이따금 보이는 나뭇가지에 펄럭이는 띠지가 반갑기만 하다.

 장태봉 밑으로 장항선의 기찻길이 터널로 연결되어 있는데 어느 부분에서 능선길과 교차하는지 가늠할 수도 없고, 정상인 듯 올라차 보면 앞에 또 다시 높은 산등성이가 보인다. 등산로의 표지판이 거리와 방향을 가늠하는데 산행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하는 그런 산행이 되었다.

 낙엽 쌓인 산행로에는 산야초가 봄을 맞이해 얼굴을 내밀며 벌과 나비를 부르고, 고라니와 짐승들의 똥들이 군데군데 보이는 것이 숲속의 주인이 그들인데 내가 무단으로 주거 침입한 모양새가 되었다.

 장태봉 정상 부근은 비교적 평평한 평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누군가가 명당자리라고 예전에 묫자리를 썼었나 보다. 

 무덤은 관리를 받아 본지가 오래인 듯 평토화가 진행 중이었다. 정상석은 물론 없었고, 시야를 둘러보자 서쪽 비인 방향으로 서해바다가 아스라히 보인다. 한참을 돌 위에 앉아 다리의 쉼을 하고 회귀길에 들어섰다.

 미산의 마을유래를 살펴보면, 장대봉에 엮인 이야깃 거리가 제법 많이 있는데, 옥녀봉을 부여군 옥산면에서 스토리텔링화 한것처럼 장태봉도 산행로를 정비하고, 정상 표지석과 쉼터을 겸한 정자를 설치한 후에 바위와 고갯길에 이야기를 붙인다면 충분한 스토리텔링의 소재가 되지 않을까? 

 

 @ 장대봉(將臺峰, 장태봉을 장대봉으로 불린 듯하다.)

   옛날에 장수 한 사람이 살면서 무술(武術)을 닦았던 산(山)이다 . 갯가에 쳐들어 오는 오랑캐들은 50年間 막았다는 장수가 홀로 산에서 살았다 한다. 기골이 장대하고 용맹한 장수였으나 마을엔 내려오지 않고 산에서 칡뿌리를 소금에 담그고 반찬을 했으며 조(粟)밥으로 일생을 삼았다 한다. 오랑캐들이 쳐들어 오면 산아래 마을 사람들이 불을 놓고 그 불을 본 장수는 산봉 (山峯)에서 불을 놓고 연기로 대답하였다 한다. 장수가 불을 놓고 연기가 나면 그길로 오랑캐들이 파리 목숨처럼 죽어갔다 한다. 장수가 연기를 피우던 곳을 장대(將臺)라고 부른다. 보령군(保寧郡) 미산면(嵋山面)과 주산면(珠山面)과 舒川郡(서천군) 판교면(板橋面)에 걸쳐있는 산(山)으로 산 높이가 320m(주; 실제 높이와 차이가 난다.)나 되는 산(山)이다.

 @ 거문바위 ;「태봉동(東)쪽으로 바위가 있는데 이바위를「 검은바위라고 부른다. 바위가 검게 생기고 큰바위라 해서「 검은바위 」라 부른다.

 @ 방패바위 ; 심동(深洞) 남동(南東)쪽「 장대봉 」서북(西北)쪽에 자리한 바위를「 방패바위 」라고 부른다. 바위가 군사들이 지니고 다니는 방패처럼 생겼다 해서「 방패바위 」라고 부른다.

 @ 장수바위 ; 심동(深洞) 남쪽으로 장대봉(將臺峯) 동쪽으로 바위가 있는데 이바위를「 장수바위 」라고 부른다. 옛날에 장수가 살았던 바위라「 장수바위 」라고 부른다.

 @ 질마재 ; 「 바랑매 」서(西)쪽으로 고개가 있는데 이 고개를「 질마재 」라고 부른다.「 농마바위 」남(南)쪽에 자리한 고개로서 지형(地 形)이 길마처럼 생겼다 해서「 길마바위 」라고 부르다 변해서「 질마바위 」라 부른다.

 @ 농마바위 ; 미산면(嵋山面) 남심리(南深里)와 주산면(珠山面) 금암리(金岩 里) 경계(境界)에 있는 산(山)을「 농마바위 」산이라고 부른다.「 농암산 」,「 농마암산 」이라고도 부르는데 산 높이가 320m되는 산으로써 농처럼 생긴「 농마바위 」가 있다해서「 농마바위 산 」이라고 부른다. (미산면 홈페이지 마을유래 참조)

  

 

 

2. 산행길 여정 

 

       @ 출발 및 도착 지점 ; 주산면 금암리 26-3 (간재 말랭이)

 

       @ 3월 20일 14;30 간재 말랭이 출발 ▶ 14;35 임도에서 산행로 들어섬(좌) ▶ 15;15 장태봉 정상(해발 365.5m, 유턴) ▶ 16;00 원점 회귀

 

 

   @ 간재 정상부의 등산로 진입지점

   @ 진입지점 약 100m 정도 지나 임도에서 등산로로 올라가는 지점

   @ 봄을 느끼게 하는 생강나무의 노란 꽃

   @ 능선길에서 만난 바위군(잃어버린 바위 이름을 살려 놓으면 좋지 않을까?)

   @ 전설 속의 장태봉 장수가 적을 무찌르려 위엄을 세우는 것 같다.

   @ 산행객 중 누군가 역암위에 돛단배를 올려 놓았다.

   @ 산행길 여기저기에 뿌려 놓은 서리태 콩... 고라니의 똥 

   @ 장태봉 정상부에 누워있는 유택부지

   @ 장태봉에는 정상 표지석이 없고 나뭇가지에 매달린 띠지가 대신한다.

    @ 정상부위의 앉을만 한 돌덩이들

    @ 낙엽들 사이로 얼굴 내민 산야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