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산

보령의 산(제40편 ; 미산 칠능태산)

푸른나귀 2024. 3. 3. 20:06

1. 들어가며

 

   아침부터 뿌옇게 안개와 미세먼지로 하늘이 뒤덮였다. 산행하기로 한 마음이 뒤바뀌면서 미적거리다가 점심을 먹자 등산화로 바꿔 신고 산으로 향하였다.

 칠능태산은 보령댐을 끼고 미산으로 향하는 길 좌측에 남북으로 갈게 위치한 산이다. 등산객이 많지않아 등산로가 없다는 말에 망설였던 산이기도 하다. 잡목으로 나뭇잎에 물오르기 전 올라보기로 한 산이기도 하다.

 도흥리로 들어서는 자라실 삼거리에 차를 세우고 다리를 건너 좌측으로 등산로를 찾아보았다. 여러기의 묘로 들어가는 임도로 들어서니 묘지 끝부분 좌우측으로 난 길이 있는데 좌측으로 들어서서 산행로를 찾아보았다. 다행히 붉은 띠지가 펄럭이며 가랑잎이 쌓인 등산로가 희미하게 보인다. 능선까지 헐떡이며 오르니 도흥천이 발아래로 보인다. 북동쪽 사면이 상당히 가파르다. 그곳에서 우측으로 능선을 따라 올라가면 깃대봉이라 칭하는 삼각점 봉우리가 나타난다. 해발 248m로 나뭇가지 사이로 보령댐이 보인다. 이곳에서 계속 직진을 하여야 칠능태산의 정상에 오르는데 산행길을 안내하는 띠지가 전혀 보이질 않고 산짐승들이 내놓은 산길을 쫒아가야 한다.  275봉을 통과하여 다시 오르막에 들어서니 역암과 퇴적암이 산재한 바위군락이 펼쳐진다. 이 바위군락 중 가장 높은 곳이 칠능태산(해발 318.7m) 정상인데 정상 표지판은 없고 나뭇가지에 걸린 띠지만이 펄럭이며 정상임을 알려준다. 

 잠시 쉬어서 다시 직진을 하였다. 너덜바위를 통과하는데 산행로가 보이질 않아 많이 애를 먹었다.

 내평리로 향하는 길에 마지막 산봉우리 새앙산(해발 346.7m)를 앞에 두고 혼자 산행하는 길이 불안하여 도덕골로 향하는 능선으로 접어들었다. 능선을 조금 내려가자 봉분도 없는 묘비가 나타난다. 풍양 조씨의 무덤인데 버려진 지 오래인 듯 봉분은 평토화 되고 굵은 소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묘비의 형태로 보아 임술년에 세웠다고 하니, 1982년에 세워진 비인 듯 하다. 

 명당자리라고 지게에 무거운 비석을 메고 올라와 세웠을텐데, 봉분은 사라졌지만 비석은 아직도 끄덕없이 서서 지금도 후손들을 기다리나 싶다. 

 비석을 지나 계곡으로 내리막길을 택하여 내려섰다. 너덜바위 위로 나뭇잎이 쌓여 지팡이로 바닥을 확인하면서 가파르게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석탄을 채굴하였던 폐광을 만나고, 폐광을 들여다보니 아직도 훈훈한 기운이 감도는 듯하다. 갱밖으로는 굴착하며 파낸 버럭들로 시커멓게 쌓여있다. 광산까지 석탄을 운반하던 도로가 없는 것으로 보아 노다지를 캐내지 못한 실패한 광산이었나 보다.

 골짜기의 돌들은 폐광의 영향인 듯 철분의 영향으로 붉은색이 감돌고 있었다.

 녹전교 못미쳐 도덕골 골짜기로 내려 617번 지방도에 도착하여 보령호를 끼고 원점회귀 하는 길에 뒷 정갱이 부분에 쥐가 오는 듯 통증이 몰려온다. 아마 급경사로로 내려오다 보니 쓰지 않던 근육을 움직였기에 그런가보다.

 보령호가 오랫만에 만수가 되어 출렁인다.

    

 

2. 산행여정

 

     @ 출발 및 도착지점 ; 미산면 평라리 산 25-11(자라실 삼거리)

   @ 산행 들머리 ; 미산면 평라리 46-5 (자라실교 남단)

   @ 산행 날머리 ; 미산면 늑전리 산 78-25(도덕골 골짜기, 617번 지방도로)

 

◎ 2024년 3월 3일 13;40 자라실 삼거리 출발 ▶ 13;50 자라실교 남단 좌측 공동묘지 진입  14;05 산 능선길(우)  ▶ 14;15 삼각점(해발 248m,깃대봉?)  ▶ 14;25 275봉 ▶ 14;35 칠능태산 정상(해발 318.7m)  14;50 새앙산 부근 봉우리(우)  ▶ 15;00 도덕골 계곡으로 하산  ▶ 15;25 617번 지방도 도착  ▶ 15;40 자라실 삼거리 원점회귀

 

   @ 도흥천이 보령댐으로 흡수되는 지점의 자라실교. 건너편 남단 좌측으로 칠능태산 진입지점이 된다.

  @ 공동묘지로 올라가는 임도의 좌측부근에 능선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가랑잎에 숨겨져 있다.

   @ 능선에 다다르면 도흥리로 들어가는 자라실 삼거리가 보인다.

   @ 도흥천 쪽으로 산세는 급경사를 이루고 역암과 퇴적암이 성주산의 지질과 닮아 있다.

   @ 삼각점 표지판(서천419, 경도 126도40분57초, 위도 36도14분08초, 해발248m)이 최정상에 있지 않고 이곳에 위치한다. 깃대봉이라 알려졌는데, 워낙 깃대봉이란 이름이 널리 쓰이니 알 수 없다.

   @ 칠능태산은 능선길이 대부분 바위너덜로 연속으로 구성되어 있다.

   @ 정상부근 너덜바위 군락

   @ 칠능태산(해발 318.7m)의 정상부를 말하는 띠지가 펄럭인다.

   @ 산 능선이 부근에 석탄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시굴했던 흔적이 여기저기에 남아 있다.

   @ 내평리쪽으로 산능선을 따라가다 새앙산을 경유하려 하였으나, 등산로가 희미하여 도덕골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능선에는 풍양조공의 비를 만났다. 묘는 후손이 찾질않아 폐묘 되었지만 임술년(1922, 1982)에 세운 비만 나뭇사이로 끄덕 없이 후손을 기다린다.

   @ 도덕골로 하산길에 만난 바위 군락

   @ 석탄을 캐냈던 광산 입구. 제법 넓고 높았지만 으스스 하다.

   @ 굴 앞엔 시커먼 채굴 버럭들이 산처럼 쌓여 있다.

   @ 석탄 채굴에서 재미를 보지못한 듯 버럭들이 계곡을 뒤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