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산 67

보령의 산 (제10편 ; 봉황산과 마산)

1. 들어가며 오서산에서 서해안쪽으로 산줄기가 흘러가면서 진당산과 배재산을 내주고 청라저수지를 휘어 감으면서 마산(馬山,해발 250m)과 봉황산(鳳凰山, 해발 259m)을 거쳐 갈머리에서 바다쪽으로 고개를 숙인 형태이다. 지금은 갈머리 앞 바다가 간척사업에 의해 육지로 변하였지만, 불과 대천방조제가 축조되기 전까지 산줄기가 바다로 빠져드는 형국의 지세를 가지고 보령 시가지를 감싸안은 내성(內城)과도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보령병원 앞 도로쪽에 주차시키고, 독정마을을 감싸안은 마산을 오르기 위해 산행길로 들어섰다. 독정마을에 세워진 천휴당 이몽규 선생(1510~1563)의 행장비를 보면 '보령 청라동 원림수석 좋은경치의 동쪽에 천휴당을 짓고 살았다'는 데에서 청천저수지 제방이 쌓인 지..

보령의 산 2021.03.12

보령의 산 (제9편 ; 백월산)

1. 들어가며 백월산(해발 570m)은 보령과 청양에 경계한 산으로 '흰 달이 뜨는 산' 이란 이름에 걸맞게 하루의 낮과 밤을 알리는 역활을 예부터 해왔다. 지정학상 주봉은 청양에 위치하며, 군계(郡界)는 다리티 재에서 백월산 정상부근 조금아래의 스므티로 가는 갈래길에서 스므티쪽으로 능선을 타고 청라면과 화성면의 경계를 이룬다. 보편적으로 백월산의 산행은 남양면의 백금저수지에서 성태산과 함께 등정하는 코스를 잡아 산행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보령지역의 산행을 꾸며 가기로 하였으니, 비록 보령지역의 등산로가 제대로 정비 되지 않아 희미한 산행길이 이어지지만 미흡한 흔적을 찾아 걷기로 하고 발길을 재촉하였다. 월티 저수지 위에 차를 세우고 늦은목 고개길로 접어들면 왼편으로 '70년대 월산 탄광의 흔적인 채..

보령의 산 2021.03.06

보령의 산 (제8편 ; 성태산)

1. 들어가며 성태산(해발 631m)로 보령시와 부여군, 청양군으로 분기되는 지점으로, 보령땅으로 보면 큰 성곽으로 둘러쳐진 성(城)의 동쪽 관문 망루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한 세대 전에는 성태산의 우측 골짜기인 늦은목 고개를 통하여 부여땅 외산면과 교류가 이루어졌고, 좌측 골짜기인 다리티 고개를 통하여 청양군 사양면(현 금정면)과 인적, 물적 교류가 번번히 이루어졌었으나, 지금은 간간히 오가는 산행객들에 의해 고갯길의 명맥을 겨우 이어가는 실정이다. 늦은목 고개는, 이 지역에 탄광이 개발 되기 이전에는 월티 저수지 상류 골짜기를 따라 집진바위(광산길로 없어짐)를 거쳐 고갯마루 성황목까지 이어진 지겟길이었으나 광산개발로 한동안 석탄운반 도로로 소로가 없어지기도 하였고, 고갯길을 넘나들던 사람들..

보령의 산 2021.02.26

보령의 산 (제7편 ; 환산(둘릴산))

1. 들어가며 창동리의 옥마산 물줄기가 벌판을 적시며 휘감아 부딪치는 궁촌천 주변에 환산의 등산로가 자리하고 있다. 봉덕교 옆에 차를 세우고 산행에 접어드니 능선길 옆으로 곳곳에 누가 쌓았는지, 아슬하면서도 중심을 잘 잡아 흔들리지 않게 돌탑을 예술적으로 세워 놓았다. 10여 분 솔가루(솔잎)가 폭신 밟히는 촉감을 느끼면서 오르니 만세봉이다. 당목(堂木)인듯 한 나무가 한 그루 정상에 서 있고, 옆으로 돌탑이 두 개가 서 있으며, 국기 계양대가 서 있다. 안내판에 등산로를 설치하게 된 배경과 협조한 사람들의 이름이 올라 있다. 이 봉우리는 만세봉이라 불리우는데는 07년도 부터 3.1절과 현충일에 추모행사를 거행하면서 그렇게 불린 듯하다. 환산(環山)은 마을을 둥그스렇게 둘러처져 있어 산이름이 되었는데, ..

보령의 산 2021.02.22

보령의 산 (제6편 ; 봉대산과 석산)

1. 들어가며 엊그제 진당산에 올라 건너편 태봉산 줄기를 바라보면서 다음엔 그 산줄기를 타려고 마음을 먹고 우선 봉대산의 산행길을 밟아보고, 차후에 구 보령읍성 뒷산이었던 태봉산 산성을 답사할 때에 하기로 하였다. 봉대산은 주교면 은포리와 송학리 사이를 가르는 산맥으로 송학초등학교의 뒷산이기도 하다. 대천방조제가 조성되기 이전에 고정리에서 대천읍내로 들어오던 고갯길로 옥고개가 봉대산의 등산로 입구가 된다. 봉대산(해발 235m)은 산봉우리에 봉수대가 있었다하여 붙여진 산이름이며, 원래 옛이름은 조침산(助侵山)이었다. 조침산이란 이름도 적이 침입하는 것을 조력하는 데에서 이른 것이니, 결국 봉수대가 있는 산이라는 지금의 이름과도 상통하겠다고 본다. 옥고개(옷고개; 예전에 옻나무가 많다하여 지어진 지명) 산..

보령의 산 2021.02.15

보령의 산 (제5편 ; 진당산과 배재산)

1. 들어가며 보령읍성을 둘러싸고 있는 산으로 진당산(351m)과 배재산(358m)을 말할 수 있는데, 이 산줄기는 오서산으로부터 흘러 들어와 봉황산을 향해 남서쪽으로 흘러가는 산줄기를 형성하고 북서쪽으로 벌판을 내주면서 징검다리 형태로 됨박산을 딛고 폴짝 뛰어 태봉산과 중매산 줄기를 만들어 송학초등학교의 뒷산인 봉대산을 잇게 한다. 중매산의 한줄기가 고만으로 뻗치어 토정선생이 성주산과 오서산 자락을 살피며 명당자리를 찾다가 결국 이 산줄기의 끄트머리인 고만마을의 뒷산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원래 보령읍성의 터가 태봉산 아래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어느시기인가 진당산 아래로 위치하게 되었고, 보령의 현감이 이 지역을 관장하면서 보령현의 중심지로 한동안 영화를 이루었던 지역이기도 하다. 진당산은 보령..

보령의 산 2021.02.13

보령의 산 (제4편 ; 당경산)

1. 들어가며 올해들어 우리지역에 위치한 야트막한 산들을 찾아 발자욱을 남겨보려 하니 어려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래도 오서산이나 성주산 등 큰 산들은 등산인들의 발자취가 깊이 남겨져 등산로를 쉽게 찾아 갈 수도 있고, 곳곳에 등산로 이정표가 잘 정비되어 개략적인 거리와 시간을 예측할 수 있어 그에 맞게 준비를 할 수 있는데, 산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낮은 산은 걸음하기가 쉽지가 않다. 대체로 능선길과 계곡길을 따라 올라야 하는데 아직 숲이 푸르름을 갖지 않아 시야를 확보하기에 편리하기는 한데 잡목이 우거져 헤치듯 발길을 찾아야 한다. 우선 등산로의 초입이다 생각되는 지점에 도달해서 산을 바라보면 망막 하기가 그지없다. 그래서 초기 진입 지점을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

보령의 산 2021.02.04

보령의 산 (제3편 ; 생앵산)

1. 들어가며 성주산 줄기가 옥마봉으로 흘러 남서방향으로 봉화산과 잔미산을 거치며 화락산과 통달산의 봉우리를 내주고 웅천천 하구의 서해바다로 빠져 든다. 그 중에 한줄기는 옥동리 부근에서 고개를 급히 숙여 건너편으로 당경산과 왕대산, 그리고 해망산과 생앵산을 거쳐 대천항 부근에 곶을 내주고 바다로 빠져드는 형세를 갖는다. 대천항의 옛 지명은 군두리, 혹은 한자음으로 군입리라 불리는데 려말선초 김성우장군이 군을 이끌고 들어온 지점이라 하여 지명이 유래된 것이며, 해수욕장 부근의 거먹개, 즉 흑포라는 지명으로 신흑동이라는 지금의 마을 이름이 되었다. 해망산 또한 바다로 침입해 들어오는 왜적들을 망 보던데에서 이름을 얻었으니 이 부근 요소요소가 김성우장군의 토왜의 현장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

보령의 산 2021.02.03

보령의 산 (제2편 ; 왕대산)

1. 들어가며 대천 시내로 불어오는 서해바다의 거센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 역활을 하는 것이 왕대산이다. 왕대산은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망국의 한을 서해바다를 바라보면서 삼키었다는 전설을 가진 천년고찰 왕대사가 자리하기도 하였다. 이 산은 야트막하나 앞 바다에서 보령을 바라보노라면 오서산과 옥마산이 뱃사람들의 등대 역활을 하는데 낮게 드리워진 앞산의 형태를 하고 있다. 지질학적으로는 퇴적암으로 이루어진 성주산 지층과는 별개로 화강암층으로 이루어져 곳곳에 커다란 바위들이 노출되어 있다. 신라시대 조성된 성주사지에 쓰인 대부분의 석재가 이곳에서 생산이된 암석이고 대천천에 설치되어 있던 한내돌다리의 석재도 이곳의 채석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확인이 되듯 질좋은 화강석의 채취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산행..

보령의 산 2021.01.29

보령의 산 (제1편 ; 양각산)

1. 들어가며 타향살이 접고 고향으로 귀향한지 벌써 네 해가 되었다. 틈 나는대로 고향산천을 두루두루 찾아 다니면서 산행길도 마다하지 않았었다. 더구나 고향을 감싸안고 굽이치는 곳곳의 명산도 내 핏줄의 근원이거니 생각하며 발길을 하였는데, 작년 정초에 성주산을 오르다가 문득 ' 앞으로 이 산들을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였다.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오를 수 있는 산이라 생각했었는데, 그날 하산길에 무릎이 아파오는 것을 느끼며 육체의 쇄락으로 인한 나이에 의해 어쩌면 이젠 열 손가락도 채 꼽지 못할 것 아닌가하는 두려움이 들었다. 고향을 감싸안은 명산들은 산악인들의 산행기에 의해 인터넷에 많은 소개글들이 있기에 특별히 소개할 것들이 없을 것 같아 내쳐 놓았었는데, 앞으로 더 ..

보령의 산 2020.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