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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의 항변

잘 꾸며진 도심속 어느 음식점 정원에 윤택나는 짙푸른 녹색의 이파리를 자랑하며 진분홍 꽃송이가 불길처럼 타오르는 나무가 있다. 커다란 창문으로 고기 굽는 냄새를 하루종일 맡으면서도 미끈둥한 몸매를 유지하면서 고고하고 청아한듯 그 자리를 지키는 나무가 있다. 툭 튀어나온 혹들과 썩어가는 가슴을 시멘트로 땜질 당하면서도 네온불빛을 별빛삼아 그 시절을 꿈꾸는 나무가 있다. 어느동네 어디에서 온 나무이던가? 내 어릴적 무등타고 놀던 동구밖 그 나무가 아니련가? 손끝으로 그 나무 밑둥지를 쓰다듬어 본다. 꽃 봉우리들이 간지러운듯 조용하게 흔들린다. 아~하! 그렇지... 우리 어렸을적에 간지럼 나무라고 불렀었지... 2005.09.20.Sun

서정시 2007.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