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꾸며진 도심속 어느 음식점 정원에
윤택나는 짙푸른 녹색의 이파리를 자랑하며
진분홍 꽃송이가 불길처럼 타오르는 나무가 있다.
커다란 창문으로 고기 굽는 냄새를
하루종일 맡으면서도
미끈둥한 몸매를 유지하면서
고고하고 청아한듯
그 자리를 지키는 나무가 있다.
툭 튀어나온 혹들과 썩어가는 가슴을
시멘트로 땜질 당하면서도
네온불빛을 별빛삼아
그 시절을 꿈꾸는 나무가 있다.
어느동네 어디에서 온 나무이던가?
내 어릴적 무등타고 놀던 동구밖
그 나무가 아니련가?
손끝으로 그 나무 밑둥지를 쓰다듬어 본다.
꽃 봉우리들이 간지러운듯
조용하게 흔들린다.
아~하!
그렇지...
우리 어렸을적에
간지럼 나무라고 불렀었지...
2005.09.20.Sun
'서정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향수 (0) | 2007.06.24 |
---|---|
빠리공원에 내려앉는 가을이여... (0) | 2007.06.24 |
구치소옆 가을길... (0) | 2007.06.24 |
시골쥐와 읍내쥐(소백산) (0) | 2007.06.24 |
무제... (0) | 2007.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