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영향으로 남부 동해안의 바닷가 주변 마을엔 물난리가 보통이 아님이
영상매체들에 의해 전해지고, 그 화면을 보며 청천 저수지에 언뜻 생각에 잠긴다.
겨우내 만수위를 지키고 있던 저수지 물이 봄이되어 읍내의 간척지 그리고 벌판에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 조금씩 물이 줄어 초여름쯤 물속에 갖혀있던 옛동리의
길이었던곳과 집터자리와 논밭이었던 흔적의 껍질들을 진흙에 덮여
거북의 등껍질처럼 갈라진곳을 우리는 이따금 찾아 갔었다.
한차례 장마가 시작되고, 저수지물이 뒤집어지고,개울물이 불어나면...
동네꼬마들은 작당을 하여 집안의 삼태기며 어머님이 중히여기는 채를
몰래 가지고 새터를 지나 여술앞 개울로 달려 가보면 많은 아이들이
모여 붕어를 줏기 여념이 없었다.
고무신은 벗어 개울옆에 모아두고 개울에 들어서면,
발바닥으로 물고기들이 역동을 치며 거슬러 올라가는 놈을 쳐 밖으로 보내고,
손바닥으로 그놈들의 힘쎈 아가미를 부여 잡으며 희열을 느꼈었다.
지천으로 깔린 붕어를 삼태기,채, 대야에 가득담아 먼길을 걸어 오면서
이제는 집에 돌아가 혼날 생각을 하느라 축늘어저 도착하면
여지없이 위험한 저수지에 갔었다고,채를 가지고 못쓰게 만들었다고,
옷을 더렵혔다고,고무신 잊어 먹었다고 한참이나 혼나야 했다.
언젠가 누구엔가 물고기를 주웠다는 표현을 했었는데
그말을 믿어주는 이가 없어 민망해 한적이 있었다.
지금도 그곳에는 그렇게 많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을까???
이따금 청라로 들어서면서 저수지를 보면 강태공의 낚시 하는 모습에서
그 시절의 악동들이 그리워 진다.
벼루파던 계병이네집 뒤 개울에서 곱돌을 주으러 몰려 가던일...
성주산 너머에서 어느공주가 공기돌로 던졌다는 개울가 바위...
산 중턱 고린장(고려장)터에 좁은 구멍으로 허연 뼈가 있다고
보러 가자던 친구들...
바위밑 좀 깊은곳에 탄광에서 나온 다이너마이트로 물고기 잡던 어른들에
혼나면서도 물기둥을 보던일...
2005.09.06.Sun.
****그곳에서 한때 같이했던 동무들이 바로 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