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잠화(2)... 어스름한 달빛 받아 하얀꽃 활짝 피우고 초롱한 별빛 받아 달콤한 향기 퍼트리는 할로겐 가로등 불빛 어둑한 골목길 고개 숙여 하염없이 기다리는 이 누구이던가??? 비녀꽃 슬픈 전설이 살아 계시는것 만으로도 그저 병상에서 누워 계시더라도 곁에만 있어 준다면 내 살아갈 이유라 생각.. 서정시 2012.08.16
황룡골 용소... 태양이 뜨거워져 논바닥이 갈라지고 곡물이 타들어 갈 적에 댓닢 매단 農旗 앞세우고 나발,쇠납,징쇠,설장구,설북에 소고 온동네 촌부들 나래비서 뒤따르고 아해들 논두렁길 흙먼지 피우며 달려간다. 산비둘기 울음소리에 징소리까지 산울림이 되고 그 메아리 타는농부의 가슴이 되어도.. 서정시 2012.08.07
보릿고개... 오월의 하순은 한낮의 열기로 타오르는 불꽃이 된다. 벌판에 일렁이는 푸렁 보릿이삭의 너울속에도 더위는 내려 앉는다. 산모퉁이 이팝나무 하얀꽃은 허기진 빈농의 아들에겐 쌀가루 되어 헛배를 채우게 하던 먼시절의 나를 부른다.. 오월의 하순은 초여름을 이야기 한다... 서정시 2012.05.25
배추 흰나비... 배추나비 한마리 땡볕아래 날개짓 버겁다 개나리 진달래 제비꽃 봄꽃 잔치 열렸다길래 거친 껍데기 벗어 던지고 하얀 날개 펼쳤더니 봄날은 어디 가고 녹음이 짙어 간다... 서정시 2012.05.03
뻐꾸기... 松內에는 뻐꾸기가 운다 나이트클럽의 뻐꾸기가 운다 제둥지 짖지 못하는 호박나이트 클럽의 뻐꾸기가 운다 제새끼 키우지 못하면서 춤사위 돌아간다 松內엔 밤길따라 호박나이트의 뻐꾸기가 운다... 서정시 2012.04.26
천국의 문... 나즈막한 뒷산에 기대어 동남향 해를 바라보고 앞개울 없어진지 오래인데 오가는 화물차들만 망인들을 깨운다 천국의 문 검은비석에 이름석자 하얀 십자가 기억하는 자식들의 이름들 빛바랜 조화 한송이 나래비선 그들의 집엔 사연도 가지가지일터인데 아무 말이 없다. 천국의 문 찾아 .. 서정시 2012.03.18
애비마음... 대왕의 꿈을 세우려 화성땅에 높은망루 세웠건만 머나먼 조선땅에 불어제낀 천주학의 박해가 기득권의 좋은 구실 만들어주니 실학이념의 백성 위한 뜻 제 펴질 못하고 땅끝 강진땅 열여섯해의 유배에 두물머리 고향땅 그리며 부인이 보내온 치맛폭 조각에 써내려간 애비의 애절한 마음 .. 서정시 2012.03.16
정월 대보름... 한여름 돌담밑에 감춰 두었던 찌그러진 깡통 겨울되서야 대못에 구멍뚫리고 삐삐선 벗겨 줄을 매달아 불깡통 된다. 광솔가지 담아 번덕지로 달려가면 원모루 당안 새터 원을 그리며 춤을추고 하늘에 불꽃되어 휘영청 밝은달 마중간다. 도심속 주택가 옥상에서 구름속에 갇혀있는 보름달.. 서정시 2012.02.06
동짓날... 노루 꼬리만큼씩 길어지던 어둠이 차디찬 밤 하늘을 돌아 낮에게 그 노루 꼬리를 돌려 준다. 동짓날 울할매 살아 계실적에 가마솥 가득 온종일 다려 장독대에 팥죽 한그릇 올려놓곤 두손을 동그랗게 비비대며 연신 고갤조아리고 북두칠성님께 기원하셨고, 울엄니 살아 계실적에 .. 서정시 2011.12.25
오칠년 닭띠... 내나이 오칠년 닭띠 전후세대 궁핍한 농가에서 태어나 보릿고개에 미원조 강냉이죽 맛보며 살기어려운 고향뜰 떠나는 장항선 완행열차에 애비의 이불보따리 등짐에 지처 한강철교를 건널제 휘황찬란한 불빛에 놀라 낯설워한지 몇해인가 내나이 오칠년 닭띠 뽀얗게 살오른 서울.. 서정시 2011.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