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 꼬리만큼씩 길어지던 어둠이
차디찬 밤 하늘을 돌아
낮에게 그 노루 꼬리를 돌려 준다.
동짓날
울할매 살아 계실적에
가마솥 가득 온종일 다려
장독대에 팥죽 한그릇 올려놓곤
두손을 동그랗게 비비대며 연신 고갤조아리고
북두칠성님께 기원하셨고,
울엄니 살아 계실적에
양은솥 가득 온종일 다려
이방 저방에 팥죽 한그릇씩 떠다놓곤
아무말 없이 한참이나 기다렸다가
액운을 막는다고 자식들에게 나눠주셨다.
그분들이 별이되고 난 후에
울마눌님 할매,엄니 흉내낸다고
온종일 주방에서 팥삶고 옹심이 만들더니
통팥에 축늘어진 새알옹심이가
한 그릇 올라왔다.
그래도 그 마음 이어가는게 가상하여
게눈 감추듯 맛있게 먹어준다.
지금 선산에선
할머니 어머니 웃어른들 모두 모여
찬바람에 도란도란 팥죽을 쑤고 계실까
북두칠성님께 자식위해 빌고 계실까
그립다...
보고싶다...
PS; 동짓달 그믐 할머님 기일을 치르고 잠시 그리움에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