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나이 오칠년 닭띠
전후세대 궁핍한 농가에서 태어나
보릿고개에 미원조 강냉이죽 맛보며
살기어려운 고향뜰 떠나는 장항선 완행열차에
애비의 이불보따리 등짐에 지처 한강철교를 건널제
휘황찬란한 불빛에 놀라 낯설워한지 몇해인가
내나이 오칠년 닭띠
뽀얗게 살오른 서울깍쟁이들 틈에
이길수 없는 머릿싸움으로 중질이나마 유지해도
봇짐장수 힘든 삶에 지쳐있는 어미는
뒤늦게 내는 월사금에 허덕이면서도
그 자식 등 토닥이며 믿음의 씨 뿌렸는데
내나이 오십하고도 다섯
제대하면 애비어미 고생 끝장내리라 마음먹고
서른한햇 동안의 현장생활로
이고을 저고을 객지생활 마다하지 않고 뛰었건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것을
내자식 둘 낳고 기르다보니
이도 저도 아닌 풍상의 세월이 되어 버린게 아닌가
내남은 여생 이십년
멀정한 수족과 정신으로 버팅길 수 있을 희망의 시간
나를 위해 쓸수 있는 시간이 스므해가 되려나
두손에 꼭 쥐고 있던 보잘것 없는 재물도
허공에 잡히지 않는 욕망도
내려 놓아야 마음이 편해진다는데
내나이 오칠년 닭띠
쉰하고도 다섯
덜벌고 덜먹고 덜쓰고
욕망과 이기심에서 벗어난다면
마음을 비운다면
내 남은 이십년이 백년천년 사는게 아닐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