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 167

장맛비...

부평역에 비가 내린다. 낼모레면 십년이라고 혼자 된지 십년이나 되었다고 막걸릿집 창문엔 빗방울이 튀긴다. 걸죽한 투가리잔을 부대끼며 자식놈들 뒷바라지에 가두어 둔 세월을 헤아린다. 빗방울이 막걸리잔에 떨어진다. 늙어 등어리 부대낄수 있는게 행복이라고 몇번의 큰 실수가 있었더라도 이젠 다 용서하라 다독인다. 검은 우산에 빗줄기 세차게 때린다. 뭐 그리 잘났다고 뭐 그리 저울질 할것이 있다고 올 장맛비 무섭게 가슴을 후빈다. 굳센듯 나약한 여인의 어깨에서 따뜻한 체온이 빗속으로 퍼진다...

서정시 2011.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