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야미안허다 애비야미안허다 너헌티는미안허다 첫해월급적금으로 모아드렸더니 하룻만에 빈주머니차시고는 이곳저곳빈구녕 메꾸다보니읎다. 애비야미안허다 너헌티는미안허다 든든한너부담 부족헌동생들에게 내심가슴앓이마음쓰다보니께 너한티는 해준것읎이 미안허다 흑석동고갯마루 .. 서정시 2011.10.20
과꽃... 함초롬이 피어난 자줏빛 꽃잎속에 노오란 보석 알갱이 품어 내 사랑이 당신 사랑보다 더 깊음을 가을 하늘에 말한다. 수줍은듯 고개숙인 붉은 꽃잎속에 노오란 진주 알갱이 품어 추억속의 사랑을 머금은 그 사연을 가을 바람에게 전한다. 고추잠자리 유영을 쫏아 가을을 찬미하는 과꽃이 옥탑방 하늘.. 서정시 2011.09.23
엄니 가시는길(3)... 시어머니 꽃상여 타고 가시던 날 눈물 흘리며 쫏던 그 길을 울 엄니 누워서 간다 북망산천 요령소리 없어도 누런 벌판 농로길을 누워서 간다. 뒤따르는 상주들 곡소리 없어도 들깨밭 고랑탱이를 누워서 간다. 간다 간다 울 엄니 할머니 곁으로 간다. 뒷동산을 넘으면 엄니가 태어나고 처녀시절 보낸 외.. 서정시 2011.09.18
사모곡... 스물하나 꽃다운 나이 열달 뱃속에 품어 가슴을 열어 젖물리고 그 많은 시간들을... 마른 젖가슴 쓰다듬어도 인연의 끄트머리를 부여잡으며 가쁜숨 몰아쉬는 엄니 미수라는 적은 생애 못다한 일들을 아쉬워 하는지 아들의 손으로 온기가 전해진다 어머니 힘든 삶의 질곡에서 이젠 손을 놓으세요 당신.. 서정시 2011.09.09
늦은목고개 神木... 문득 내 죽어 바람이 될 곳이 어디메일지를 생각했습니다... 새벽길을 달려 선산 웃어른들 집단장을 마치고 곁지기와 늦매미 울어대는 계곡길에 들어섰습니다. 한참을 올라 인적없는 고갯 말랭이에 내 할아버지의 그 할아버지전부터 그 곳을 지켜오면서 오가는이의 기원을 다 들어주던 서낭당 느티나.. 서정시 2011.08.30
푸른나귀... 푸른 나귀는 내 고향 靑蘿. 열두 살 어린 아해의 터 버림에 항상 꿈꾸어 오던 곳 푸른 도포 날리며 달려가고 싶었던 곳 나귀 방울 울리며 금의환향하고 싶었던 곳 이제는 , 돌아가 흩뿌려질 곳이어라 서정시 2011.08.18
옥잠화... 연두빛 고은 봉오리 터질듯 이슬 머금고 옥잠화는 골목길을 내려다 본다 오랜 병상의 어머니께 고은 향기 보내려 지리한 장맛비속에서도 꽃대를 키워 왔는데 그 어머니 손주등에 업히여 골목길을 빠져 나가 몇일동안 보이질 않는다 오늘은 오시려나 내일이면 오시겠지 터질듯한 봉오리에 하얀 비녀.. 서정시 2011.08.14
장맛비... 부평역에 비가 내린다. 낼모레면 십년이라고 혼자 된지 십년이나 되었다고 막걸릿집 창문엔 빗방울이 튀긴다. 걸죽한 투가리잔을 부대끼며 자식놈들 뒷바라지에 가두어 둔 세월을 헤아린다. 빗방울이 막걸리잔에 떨어진다. 늙어 등어리 부대낄수 있는게 행복이라고 몇번의 큰 실수가 있었더라도 이젠 다 용서하라 다독인다. 검은 우산에 빗줄기 세차게 때린다. 뭐 그리 잘났다고 뭐 그리 저울질 할것이 있다고 올 장맛비 무섭게 가슴을 후빈다. 굳센듯 나약한 여인의 어깨에서 따뜻한 체온이 빗속으로 퍼진다... 서정시 2011.07.08
도룡이의 꿈... 도심을 비껴간 작은 숲속 산책길 초입새 찔레꽃 덩쿨 사이로 작은 웅덩이가 숨어 있다. 어느 봄날 물이끼 끼어있는 썩은 가랑잎 틈새로 꾸러미진 알들이 숨어 있었는데 찔레꽃 향기에 이끌려 그 곳을 다시 찾아보니 도룡이는 어디론가 떠나가고 하얀 아카시꽃잎만 떠있다. 그 옛날 지구를 지배하던 공.. 서정시 2011.05.27
회귀... 하나) 나 돌아 가리다. 나 태어난 곳으로 나 돌아 가리라. 내 어린 그때 그곳으로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곳이기에 내 한몸 흐뿌려질 곳이 있기에 나 돌아 가리라.. 두울) 鋪道를 뚫고 하늘을 우러르는 질경이 처럼 나는 살아왔다. 민초들의 아품을 질리도록 느끼며 살아왔다. 鋪道속의 나는 잉카의 후예.. 서정시 2011.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