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역에 비가 내린다.
낼모레면 십년이라고
혼자 된지 십년이나 되었다고
막걸릿집 창문엔 빗방울이 튀긴다.
걸죽한 투가리잔을 부대끼며
자식놈들 뒷바라지에
가두어 둔 세월을 헤아린다.
빗방울이 막걸리잔에 떨어진다.
늙어 등어리 부대낄수 있는게 행복이라고
몇번의 큰 실수가 있었더라도
이젠 다 용서하라 다독인다.
검은 우산에 빗줄기 세차게 때린다.
뭐 그리 잘났다고
뭐 그리 저울질 할것이 있다고
올 장맛비 무섭게 가슴을 후빈다.
굳센듯 나약한 여인의 어깨에서
따뜻한 체온이 빗속으로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