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뜨거워져
논바닥이 갈라지고
곡물이 타들어 갈 적에
댓닢 매단 農旗 앞세우고
나발,쇠납,징쇠,설장구,설북에 소고
온동네 촌부들 나래비서 뒤따르고
아해들 논두렁길 흙먼지 피우며 달려간다.
산비둘기 울음소리에
징소리까지 산울림이 되고
그 메아리 타는농부의 가슴이 되어도
아해들 재잘거리는 소리에 묻혀만 간다.
누런용이 산다는 용소에서
물 한동이 정성들여 모셔지면
온길 다시 되집어
동네 앞산 꼭대기에 올라 물을 뿌리며
기우제를 지낸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면
아스라히 먼 백토고개 너머
황룡골 용소에 꽂히는 무지개를 볼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