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흔적따라 190

제77편 ; 관암(冠巖)

1. 들어가며 대천해수욕장의 남쪽 해변 끝 부분의 송림이 우거진 숲 앞 해변에는 큰 바위군이 몰려있다. 이곳은 예전에는 군사지역이라고 출입을 통제하기도 하였었고, 대체로 해수욕장을 이용하는 피서객들마저 잘 찾지 않는 지역으로서 바위들과 높은 파도로 인하여 위험이 상존하는 구간이었다. 대천해수욕장에서 남포방조제에 이르는 구간이 바닷쪽으로 불쑥 튀어 나간 곶의 형태로 이곳을 예로부터 관암(冠巖)이라 하였다. 관암은 갓바위라고도 불리었는데, 고려 말 김성우장군이 왜구를 혁파하고 갓을 벗어놓았었던 바위라 하여 지명 이름으로 굳어졌다 한다. 어떤 바위가 관암으로 명명 되었었는지 궁금도 하여 발길을 옮겨 보았다. 한겨울 추운 날씨에 바닷가는 한산하고 낙시꾼 두어명이 바다를 향해 낙싯대를 던지고 있다. 군부대 철망 ..

제73편 ; 남포 향교

1. 들어가며    겨울에 들어서서 남포의 들판에서 바라본 옥마산은 이지역의 주산임을 확연히 보여준다. 동쪽에 면하여 남북으로 넓게 옷자락을 펼치듯 주름마다 마을을 품어 안고 옥마봉의 정상이 때마침 내린 은설로 겨울 속 따스함이 느껴진다. 향교 입구에 하마비(下馬碑)가 주차장 옆 한켠에 세워져 있다. 성인이 모셔저 있기에 누구든 이곳에서 부터 말에서 내려 걸어 들어 가야하는 금기의 구역을 표시하는 하마비는 이젠 말 대신 차를 세우고 걸어가야 하는 표식으로 대체된 성 싶다. 홍살문을 들어서니 구린 냄새가 온통 가득하다. 외삼문(外三門) 앞 은행나무의 은행이 떨어져 바닥에 지천으로 깔려 밟이고 으깨어져 코를 쥐게 하지만, 그래도 그 향기가 싫지만은 않다. 향교 부지를 한 바퀴 돌면서 사진을 찍고 천천히 돌아..

제70편; 가소정 정자

1. 들어가며 근 2년 넘도록 쇠스랑질 하면서 틈나는대로 고향 고을을 쏘 다녔는데도 발길이 미치지 못한 곳이 많다. 우연히 친구와 이야기 하던 중에 그의 조상에 대하여 대화가 이어졌는데, 그 친구가 어릴때 집안 어르신이 이곳에 조상의 흔적인 편액이 걸려 있다고 해서 같이 찾아 가 보았다. 장현리 은행마을에는 수없이 발길을 했는데도 마을 한 가운데에 정자가 있었는지 알지 못하였는데, 불과 신경섭 가옥에서 100여m도 안 떨어진 곳에 있었다. 비록 정자는 들판 한가운데 오래된 은행나무 밑에 위치하고, 규모는 보통의 정자보다는 작지만 아기자기하면서 단조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예전 이 동네 지주 양반이 집 앞에 정자를 세우고 부근의 향리 선비들을 모셔 시를 짓고 풍월을 읊은 모양이 듯 목판으로 각인 된 수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