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다시보마!!! 제물포...

푸른나귀 2007. 6. 24. 18:58


    휘영청 밝은 달빛이 창문으로 쏟아들어 오기에 엊저녘 밤엔
    잠못이루며 뒤척이길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이따금 들려오는 들고양이의 애기 우는듯한 짝�O는 세레나데가
    귓구멍으로 파고들고, 오래된 귀뚜라미 보일러의 가동 소리마져
    어두운 골목길을 달려가는 오토바이의 굉음과 어울려 적막함의
    중간중간을 끊어 놓았다.

    곤히 잠들어 있는 마눌님 곁에서 차마 일어나지 못하고,핸드폰의
    시계만 불빛속에 들여다 보았지만 이렇게 시간이 아니갈수가 없었다.
    곧 잠이들겠지 하며 눈 감고 몸을 웅크려 보았지만 새�駙【�야
    잠깐 꿈속을 다녀온것 같았다.



    느지막하게 제물포에 도착하여 현장을 한바퀴 돌아다 보았다.
    작년 함박눈이 내리던 그 추운날에 제물포에 둥지를 틀고, 비둘기들의
    터를 허물고, 호박 구덩이를 파면서 봄날이 가고  무더위와 긴 장마속에
    애간장을 태우면서, 주변 민원인 아줌마의 악다구니 속에 여름과 가을이
    지나갔으며 감독관청과 감리자와의 갈등속에서 겨울은 또 지나갔다.
    그 긴 한햇동안의 제물포에서의 점포 생활을 정리하고  간단하게 개인
    사물을 챙겨 트렁크속에 실으면서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수 많은 기능공들의 피와 땀이 어우러져 하나의 건축물이 이루어짐을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기억이나 할까???
    이 목적물을 만들기위해 고생하고 고민하고 갈등했던 역사가 있었슴을
    누가 알아 줄것인가???

    아마 작년봄에 쫓겨났다가 다시 돌아온 비둘기들은 알겠지!!!...
    한했동안 그옆에서 보고 있었던 모과나무와 느티나무 그리고 은행나무는
    알고 있겠지!!!...



    어느친구가 술한잔에 취하면 흥얼 거리던 짚시인생이던가 하는 노래가
    생각난다.
    내일은 어느곳에서 둥지를 틀고 또 다시 그 틀속에 묻일런지...
    쉬어가면서 느긋하게 황소 걸음으로 터벅터벅 걸어 갈란다...



    한양으로 올라오는 길엔 허전함이 길거리마다 깔려있는듯 하였다.


                                 2007.01.03.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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