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송도쪽 골목엔 "뒤웅박" 이란 음식점 간판이 있다.
이따금 그앞을 지나며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속담을 떠올리면서도
뚜렷하게 그 어원을 표현할수 없슴에 잊혀져 가는 단어중의 하나로 치부하
고 지나치곤 하였다.(표현한 글중에 여성을 비하하기 위한 뜻은 전혀 없다는
것을 밝혀둠.)
뒤웅박...
익지않은 박을 꼭지부분만 동그랗게 따내어 속을파내고 말려서는 그속에
다음해 봄에 뿌릴 씨앗을 보관하던 그릇도구이다.
어떤 뒤웅박은 씨앗을 담아 벽에 곱게 걸어 놓기도 하고 어떤 뒤웅박은
애기 오줌통 노릇이나 하니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란 말이 나온 것이다.
동백정의 첫모임이 있었다는 말에 다음해 부터 일년에 한번 버스를 타고
고향길을 다녀 오면서 점차 서먹 서먹함을 느끼기도 하였었으나, 만남 그
자체를 일년중 하루 일과로 단순하게 치부 하였던것 같다.
그렇게 세해를 큰 의미 없이 동무들과의 인연도 일과성으로 보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04년도 가을 동창회후에 홈피에 글도 올리고, 주변의
친구들과 산행도 하면서 점차 친근감의 정도를 높이다 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동창들의 얼굴과 이름들을 기억 하게 된다.
하지만 이따금 얼굴과 이름이 매치되지 않아 만나서 악수를 하면서도
얼굴은 웃고 있지만 속으론 미안스러움에 어쩌지 못하는때도 있었다.
한주동안 두번의 어둠속 고향길을 다녀오면서 뒤웅박을 생각했다.
청초42란 뒤웅박에 미래를 위한 종자씨를 곱게 보관할수 있기 위해선
서로 다독이고, 서로 감싸줄수 있는 역량이 커져가야 할텐데 하는 마음과
내가 처음으로 뒤늦게 이곳을 발디뎠을때에 반겨주었던 동무들 같이
나는 그 동무들에게 가까히 하려 얼마나 마음을 썼었는지를 생각하고
한두번의 동창회 참여하고 시큰둥하는 동무들과,
어떠한 일로선지 뜸하게 보이는 친구들에게 좀더 가까히 하고져 노력
을 하였는지를 반성하게 된다.
혹여 모두에게 골고루 마음을 열수는 없을것이기에 주변 지리적으로나
인적인 면에서 가까히 할수 있는 막걸리 모임, 또는 차모임이라도
서로 서로 많이 엮을수 있다면 좋지 않겠나 싶다.
언뜻 언뜻 동무들의 입에서 튀어 나오는 고향 사투리에도 잊혀진
그시절을 기억할수도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남자나 여자나 중년의 갱년기가 다가오는이도 지나간이도 있을터인데
뒤웅박 같이 곱게 벽에 걸어둘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해서
두서없이 뒤웅박과 어릴적 동무들을 엮어 보았다...
2007.02.10.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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