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희망의 봄날을 그리며...

푸른나귀 2007. 6. 24. 19:30


      삼월의 초하룻날은
      날씨가 화창하여 작년 가을 옥탑에 들여 놓았던
      화분을 옥상으로 내놓고 분갈이를 하였었다.
      짬짬이 한약방에서 전에 구해놓은 한약찌꺼기와 계분들을 섞어
      스므남은개의 화분에 갈아주려 흙을 엎어 보니 벌써 봄을 재촉하는
      움들이 솟아 오르고 있었다.
      흙속엔 굼벵이들도 봄이옴을 느끼는지 움찔거리고 있었다.
      온 종일의 작업으로 허리가 휘어질것 같은 힘듬도 있었으나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 농부의 마음이랄까 뿌듯함도 있었다.



      하지만 몇일만에 다시 부랴부랴 계단과 옥탑의 화분을 다시
      들여놓고 눈비와 찬바람으로 시샘하는 봄날을 탓해야만 했다.
      작년에도 금년과 똑같이 삼월이 되서 큰눈이 내리고 추위가 오더니
      이젠 삼월의 기후도 확실히 이렇게 변하였슴을 인정해야 하나 보다.
      하기사 아직도 음력으로는 정월달임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화분을
      밖으로 내 놓은 아둔하고 어리석은 내 판단이었나 보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피곤하다고 결국 이 추위가 지나고 나면 다시
      화분 옮기기 운동을 도 해야 할것 같다.



      방에 들여놓은 화분의 싹들은 여리해서 햇빛을 쏘여주어야 하는데
      그 시기를 ��추기가 여간 힘이 드는것이 아니다.
      어떤해엔 다음주에하지 하고 미루다보면 바쁜일이 생겨 더 늦춰지고
      어떤해엔 미리미리 해야하지 하고 서두르다 보면 이짝이 나고
      계절에 순응하여 농사짓는 농부들을 보면 참 재주 좋음을 느낀다.
      그래 하늘아래 모든 근본이 농부라 했나 보다.



      오늘은 엊그제의 눈보라에서 벗어난듯 화창하다.
      외곽순환도로를 달리다 보니 잠깐씩 보이는 논밭에 정감이 흐른다.
      아늑하고도 목가적인 농촌 풍경을 보면 어미의 품같이 느껴지는것은
      오직 나만이 갖는 생각일까???
      사무실 책상앞에 앉아 희망의 봄을 생각해 본다.
      힘차게 날개짓할 봄날을 그려본다....

                                   200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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