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봄이 오는 소리...

푸른나귀 2007. 6. 24. 19:33


         하늘이 뿌연하니 서울의 하늘을 황사로 뒤 덮여 놓았다.
         날이 좋으면 가까운 소래산이라도 다녀올까 생각 했었는데
         그만두고 하늘공원에 쪼그리고 앉아 상념의 나래를 편다.



          튜울립의 붉은 꽃몽우리가 좀있으면 열릴듯 봉긋하다.
          언젠가 영국의 고궁옆에 튜울립꽃밭을 보며 갖가지 칼라풀한 색상에
          황홀함을 바라보며 넋을 놓은적이 있기에 짐속에 튜립알뿌리를 몇개
          구입해서 집에와 화분에 심어두고 다음봄을 기다렸었다.
          싹이 나오는듯 싶더니 꽃이 피기도 전에 시들기에 화분을 뒤엎어 보니
          알뿌리가 벌레에 의하여 갉아 먹히고 썩어 들어 가고 있었다.
          결국 멀리 이국땅에서 어렵게 구한 꽃도 내 무지함에 생명을 다하였다.
          얼마전 분양해온 튜울립 꽃몽우리의 붉은입술을 바라 보노라니
          입술위의 물방울이 보석이 되어 빛을 발한다.



         꽃중에 가장 갖고 싶어 했던것이 목단이었다.
         하지만 목단은 땅심이 있는 화단에 심어야 잘자라기에 화분에 심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두어해전 모란꽃 종자를 어렵게 구하여 심었다.
         탐스럽게 큰 붉은꽃을 보자함이었는데 두번이나 맞은 봄날에
         그 꽃을 보지 못하고 무성한 이파리만 보았을 뿐이다.
         올해에는 화분이 적어서 그런가 하고 분갈이 하면서 커다란 화분으로
         옮겨 보았다.
         제법 무성하게 줄기를 펼쳐 나가면서 힘차게 솟아 오르고 있기에
         유월이 되면 탐스런 함박꽃이 필것이라 생각 된다.



         마눌님의 부탁으로 발코니에 겨우내 걸려 있었던 마늘을 까달라 해서
         그 마늘을 꺼내 놓고보니 싹이 제법 트이고 있었다.
         성한것만을 골라 까고있는데 마눌님은 싹이 난것도 까 달라 하기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명령에 수행할수 밖에 없었다.
         그중에 몇몇개를 가지고 화분에 심어 보았다.
         껍질을 벗겨버린 마늘은 생명력이 없어 움트지 않을 것이라지만
         지금 보니 그래도 싹이 절반쯤은 오르고 있다.
         배추를 심어보고, 고구마에 감자도 심어 보았지만 초기에 심고
         싹 트이고 자랄때의 즐거움만 줄뿐이지 수확의 즐거움은 미미하다.
         그래도 이것 저것 심어보고 가꾸어 보는것이 즐겁다.



         아우성 치듯 솟아 오르는 꽃들의 움틈을 바라보며
         손에 뭍은 흙의 내음을 맡아본다...
         정녕 봄은 소리없이 힘차게 달려오고 있음을 그들에게서 느낀다...

                                     2007.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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