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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편 ; 내현리 우천선생 사은비

◎ 우천 노정우(又川 盧貞愚)선생 사은비 청라면사무소에서 청소 쪽으로 난 609번 지방도를 따라 1.0km 쯤 가다보면 우측으로 안골동네가 보인다. 원래 이곳은 교하노씨의 집성촌으로 근래까지도 타성씨는 들어가 살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한 보수적인 동네였다. 동네의 맨 윗쪽에는 그 집안의 종손이 사는 집이 있는데 그곳의 사랑채가 예전에 한학을 가르치는 서당이 있었다.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각 고을의 젊은이들이 사서삼경의 한문학을 배우기 위해 서당을 찾았으며, 우리 어릴적에 보아온 모습은 갓쓰고 회초리 들고 근엄하게 앉아있는 훈장님과 그 앞에 무릎 꿇고 머리를 흔들며 큰소리로 글읽던 학동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된다. 훈장님 사후에 제자들에 의해 세워진 이 사은비는 청고을에서 특이하게 한학자 스승을 기리는 ..

보령의 산(제40편 ; 미산 칠능태산)

1. 들어가며 아침부터 뿌옇게 안개와 미세먼지로 하늘이 뒤덮였다. 산행하기로 한 마음이 뒤바뀌면서 미적거리다가 점심을 먹자 등산화로 바꿔 신고 산으로 향하였다. 칠능태산은 보령댐을 끼고 미산으로 향하는 길 좌측에 남북으로 갈게 위치한 산이다. 등산객이 많지않아 등산로가 없다는 말에 망설였던 산이기도 하다. 잡목으로 나뭇잎에 물오르기 전 올라보기로 한 산이기도 하다. 도흥리로 들어서는 자라실 삼거리에 차를 세우고 다리를 건너 좌측으로 등산로를 찾아보았다. 여러기의 묘로 들어가는 임도로 들어서니 묘지 끝부분 좌우측으로 난 길이 있는데 좌측으로 들어서서 산행로를 찾아보았다. 다행히 붉은 띠지가 펄럭이며 가랑잎이 쌓인 등산로가 희미하게 보인다. 능선까지 헐떡이며 오르니 도흥천이 발아래로 보인다. 북동쪽 사면이 ..

보령의 산 2024.03.03

제178편; 청라 '金凡夫 歸虛自誌'碑

1. 들어가며 소릿골로 귀향하여 몇 년을 살아왔다는 지인을 통해 숲속 바위 위에 글씨가 빼곡한 비석을 보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바위 위에 비가 있다면 묘갈명도 아닐 것이고, 무엇인지 궁금하여 그의 안내로 소릿골로 들어섰다. 백월산 줄기의 아랫부분인 해발 150~200m 되는 마을 옆 산을 들어서는 계곡의 한 비탈의 바위 위에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보기엔 몇해 되지않은 듯 보이며, 장비를 사용하여 설치한 듯 높은 바위에 기단돌을 놓고 상하부 2단의 오석을 사용한 비석이 깔끔하게 보였다. 바위에 올라서서 비문을 살펴보니 김범부(金凡夫)의 귀허자지( 歸虛自誌)라 쓰여있고, 세운 시기가 2001년으로 겨우 20여 년 전의 일이었다. 김범부가 누구인지 핸드폰으로 검색해보니 문학작가 김동리의 형으로 나온다. 김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