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올 여름 7월에 오랫동안 가고 싶어했던 울릉도와 독도를 다녀왔다.
나리분지를 답사하는 과정에서 투막집을 만나고는 젊은시절인 '80년대 강원도에서 건설현장을 누빌 때, 비행기재를 넘어가다보면 보이던 너와집이 생각났다. 그 당시 강원도 화전민 부락에는 볏집을 구할 수없기에 굴피나무 껍질을 벗겨 지붕의 재료로 사용하였다. 굴피나무 껍질도 몇 해 안가면 썩어서 비가 새기 때문에 수시로 새것으로 바꿔 끼워줘야만 했기에 장작을 패어 보관하는 장작더미 옆 추녀밑에는 굴피나무 껍질을 수시로 수집하여 보관하고 있었다.
정선으로 가는 터널이 뚫린지도 오래이니 비행기재를 넘나드는 일도 없을터이고, 생활의 불편함에 그 너와집도 없어졌겠지만 이따금 그 집이 생각날 때가 있다.
옛 기록에 의하면 조선시대 초 왜구들의 침입이 잦고, 육지에서의 범죄자들이 섬으로 도피하여 살기 때문에 조정에서는 섬을 비우는 공도정책을 시행하였다. 조정에서는 삼척부사에게 명하여 울릉도에 도망을 쳐 숨어사는 사람이 있는지, 섬의 실정을 확인하라는 지시를 수 회 지시하였지만, 심한 바람과 풍랑으로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는 기록이 있다.
몇 회에 걸쳐 삼척부사는 수행원과 뱃사람들을 모아 울릉도를 방문하여 조사를 진행하였는데, 숲이 우거진 깊은 계곡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농사짓기 적당한 넓은 평원이 있음을 확인하였는데 그곳이 지금의 나리분지로 보인다.
대동여지도에 그 당시 제대로 된 탐사를 못하여 미확인 된 섬들이 그려져 있음을 보게 된다. 이것은 그 당시로선 험난한 울릉도 전역을 다 돌아보는 것 자체가 어렵기에 섬사람들이나 뱃사람들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로 지도를 작성하다보니 이런 오류를 일으키게 되고, 후대에 지도를 작성하는 사람들도 옛지도를 보고 그대로 따라 작성하다보니 일제 강점기에 일제가 전국적으로 측량을 시행하면서 바르게 표기가 되기까지 오류가 고쳐지지 못하고 있었다.
현재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펼치는 주장 중 하나가 고지도에서 독도(우산도)의 표기가 된 섬이 죽도라고 우기는 일까지 생기게 된 것이다.
나리분지에는 너와 투막집이 한 채이고, 억새 투막집이 두채가 남아 있다.
모두 그 근방 가까이 인접하고 있으니 답사하는 길에 막걸리 마시는 일을 줄이고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울릉도에는 후박나무가 많아 후박나무로 엿을 고아 먹었다고 하는데, 박정희가 재건위원회 의장이던 시절 울릉도를 방문하여 엿을 대접받고 무엇으로 만들었냐고 묻기에 후박나무로 만들었다고 하니 산림홰손을 방지하기 위해 호박으로 엿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려 곳곳에 후박나무 숲이 조성될 수 있었다고 한다. 너와 투막집 앞에 선 나무도 후박나무인 것 같다.
나리분지는 높은 산으로 감싸인 지형이라 바람이 적을 것 같은데, 지붕 위에 얹혀진 돌덩이의 무게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겨울 추위도 육지와 다른지 집의 높이도 낮고 보온성을 높이기 위해 토방에 수숫대나 갈대를 넣은 벽담장을 조성해 놓았다. 뒷켠으로 난 굴뚝은 통나무를 파서 겹쳐 이용을 하였는데 좀 특이하게 보인다. 부뚜막에 얹힌 무쇠솥이 정겹게 느껴지고, 마당 한켠에 위치한 뒷간의 모습이 내 어린시절 밤이면 무서워 벌벌 떨며 할머니 손 잡고 다녀오던 생각에 헛웃음이 입가에 떠오르게 한다.
2, 참고자료
● 너와 투막집 위치 ; 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 112
지정 ; 국가민속문화재(중요민속문화재) 제 256호
@ 이 집은 울릉도 개척당시(1883년)에 있던 울릉도 재래의 집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너와집으로 1940년대에 건축한 것이다. 이 집은 5칸 일자집으로 지붕은 너와로 이었다. 큰방, 중간방, 갓방은 전부 귀틀구조로 되어있는데 큰방과 중간방은 정지에서 내굴로 되었고 갓방은 집 외부에 돌린 우데기를 돌출시켜 별도의 아궁이를 설치하였다. 집 주위에는 전부 우데기를 돌리고 앞부분에는 폭을 넓게 잡은 죽담이 있다.
당초에는 경북 울릉 민속자료 울릉나리동 너와집(제55호), 울릉나리 동투막집(제56호)로 지정(1984.12.29)되었으나 신청(2007.08.24)을 받아 중요민속문화재 제256호로 지정(2007.12.31)되었고, 이후 문화재지정명칭 변경고시(2017.02.28)에 따라 국가민속문화재 제256호 울릉 나리 너와 투막집과 억새 투막집으로 변경되었다.≪현장 안내판 참조≫
@ 울릉 나리분지 너와 투막집 전경
@ 너와 투막집 마당에서 바라본 건물 전면
@ 투막집의 후편 전경
@ 지붕은 너와를 켜켜히 덮고 큰돌로 눌러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하였으며, 용마루 또한 너와와 돌을 켜켜히 올림.
@ 내벽은 귀틀로 짜서 세웠고 밖으로 바람을 막기위해 토방 밖으로 우데기로 벽을 세움.
@ 부엌의 부뚜막과 아궁이가 그 당시의 삶을 엿볼수 있을것 같다.
@ 사람 사는 냄새는 없어진지 오래 되었지만, 그래도 이곳에서도 새역사는 창조 되었을터...
@ 지금 세상에 이곳에서 볼일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하는 갑작스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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