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외 유적지 탐방

제5편 ; 나리분지의 억새 투막집(울릉2)

푸른나귀 2022. 9. 29. 17:49

1, 들어가며

 

   나리분지는 성인봉(해발 984m)을 필두로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해발 약 400m대의 평지이다. 한 개 리 단위의 마을을 형성할 수있는 자연적인 조건들이 갖춰졌다고 생각된다.

 신라시대 우산국이라는 나라가 있었고, 지증왕 때(512년) 하슬라주(溟州)의 군주 이사부가 정벌하여 복속시켰다는 역사적 사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엔 어딘가 과장된 요소가 있었지 않나싶다. 울릉도에 들어서면 해안가 주변 모두가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사람들이 살기에는 척박한 환경임을 바로 알 수있다.

 농경지를 갖고 최소한의 식량을 확보할 수있는 곳이 나리분지 뿐인데, 한 국가를 경영하기엔 턱없이 모자라 인구의 확보가 어려울 것같다. 사람이 없는 정치권력은 있을 수가 없기에 우산국이라는 나라보다는 최소한 가족단위로 한, 고기를 잡고 밭농사로 끼니를 이어가는 조그만 향리가 있었을 것이고 촌장이 있었다면 이해가 쉽게될 것 같다. 

 하지만 역사적 기록으로는 이사부의 활동이 기록되어 있으니, 신라시대 이사부라는 장군이 울릉도에 와서 활동을 하였다는 것은 확실할 것이고, 조정에 보고하면서 자신의 공로를 좀 과장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리분지에 해방전후에 몇몇 투막집들이 건립되었는데, 지금은 두 군데에 문화재로 등재되어 보존되고 있다.

 마을버스 종점인 나리식당 조금 못미쳐 길 좌측으로 투막집에 대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그 뒤로 4칸 억새 투막집이 있다. 안내판에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82호'로 표기되어 있는데,  그 아랫동네의 너와투막집과 억새 투막집은 '국가민속문화재 제 256호'로 기록되어 있다. 객관적으로 볼 때에 보존상태나 규모로 보아선 이곳의 투막집도 양호한 것으로 보이는데 같은시기의 유적이 다르게 평가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기왕에 문화재로 등재될 때에 같은 평가를 받아 함께 같은 수준의 보존 기회를 가졌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너와투막집 길 건너편에 있는 억새투막집은 본래 3칸 집이었으나 한 칸을 달아내어 4칸집으로 되어있다. 

 마당 한켠에는 돼지우리로 쓰이던 귀틀짜임의 우리가 있고, 측간을 겸한 헛간이 설치되어 있다. 물이 풍부하여 논농사를 질 법도 한데 기후가 맞지 않아 밭으로만 경작을 하였는지 볏집을 구하지 못하여 주변에 산재한 억새를 이용하여 지붕 이엉을 엮고 귀틀 내벽과 외부 사이를 억새를 이용한 우데기를 엮어 바람과 추위를 막는 효율성을 내었다.

 지붕은 바람에 날라가지 않도록 대나무를 격자로 엮어서 튼튼히 하였다. 옛 기록에도 울릉도에는 몸체가 두꺼운 대나무가 많다고 하였는데 이를 이용한 주민들의 실용적 사고가 돗보인다.

  

 

2, 참고자료

 

      ● 억새 투막집 위치 ; 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 117-4 및 124

                       지정 ;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 182호

 

      @ 이 건물은 1940년경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본래 고영환씨 소유였으나 문화재로 지정 된 후 1987년에 울릉군에서 토지와 가옥을 매입하여 보수 관리하고 있다.

 정면은 4칸 규모이나 큰방과 머릿방만이 투막집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큰방의 좌측에는부엌을 두고 있는데 그것은 바닥을 낮게하여 부뚜막을 설치하고 내굴로 구들장을 놓았다. 부엌을 포함한 3칸의 주위에 우데기를 둘러쳤는데, 우데기는 지붕의 처마 끝 안쪽에 처마를 따라가며 여러 개의 가는 기둥을 집 주위에 세우고 출입구만 비워둔 채 새로 이엉을 엮어 가는 기둥에 붙여 만든 외벽이다.

 출입구에는 억새를 발 같이 엮어서 매어 달고 말아 올렸다 내렸다 하여 개폐를 하게 하였다.

 몸체 좌측에는원래 1m 가량 떨어져서 네 귀퉁이에 기둥을 세우고 새로 이은 지붕만 있는 외양간이 독립 건물로 배치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외양간을 철거하고 부엌의 좌측에 우데기만 두른 헛간을 1칸 연접시켜 정면 칸수가 모두 4칸이 되었다. 울릉도 개척 당시 주거의 구조와 양식을 잘 보전하고 있다.

 

 

   @ 800m 대의 높은 산봉우리로 둘러쳐진 나리분지

    @ 윗동네 억새 투막집 전경 (도로측에서)

    @ 윗동네 억새 투막집 전경 (마당측에서)

    @ 부엌 부뚜막에 걸린 솥단지

     @ 귀틀 내벽과 바람막이 외부 우데기

    @ 방안 내부 문살이 투박하고 정겹다.

   @ 예전에는 왕골 돗자리가 아니라 억새 돗자리가 깔렸을 것이다.

   @ 마당 한 켠의 헛간

   @ 너와투막집 아래 위치한 억새투막집 전경

    @ 대문에서 바라본 억새 투막집 전경

   @ 안마당의 돼지우리와 헛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