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산

보령의 산(제21편 ; 월명산)

푸른나귀 2021. 6. 7. 20:00

1. 들어가며

 

   월명산(해발 543.2m)은 부여땅 내산면과 접한 보령의 산이다.

 대부분 인터넷 자료에는 부여의 산으로 기록된 것들이 수두룩하고, 등산로도 내산면 천보산 자락 상천저수지에서 월명산을 거쳐 아미산 장군봉(해발 598m)과 정상(해발 638.5m)을 찍고, 외산면 수리바위로 하산하는 경로를 추천하고 있었다.

 여기서는 보령의 산을 돌아보는 것이 목적이기에 보령쪽에서 오르는 등산로를 선택하기로 하였다. 

 월명산 아래 미산면 도흥리는 보령땅 중에서도 아주 깊은 골짜기이다. 보령댐으로 수몰된 평라리에서도 한참이나 들어가서 산으로 둘러싸인 산골마을로, 신작로가 끝나는 마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미산과 월명산으로 둘러싸인 백제 골짜기는 여름에는 휴양지로 피서객들이 몰려오는 유원지 노릇을 톡톡히 하는데, 아마 삼국시대 웅천천을 따라 백제의 도읍지 부여로 들어서는 지리적인 경로에 위치하여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

 

 지도로 검색하여 보니 도흥리에서 오르는 등산로가 있기에, 차를 세워두고 마을길로 접어 들었는데 한적하다.

 도흥교회를 지나 마을 끝부분의 주택가에 들어서서 동네 사람에게 등산로를 물어보니 모른다고 한다.

 산 밑의 어느집 마당을 서성이자 개들이 짖어대고, 그집 아주머니가 왠 일인가 싶어 내다보기에 등산로을 다시 물어보니 자신의 집 뒷곁에 난 길을 따라 가보랜다. 마을 수원지를 지나 갓쓴 큰 묘택위로 산 능선을 오르는 등산로를 겨우 찾아 오르기 시작하였는데 낙엽에 쌓인 등산로는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별로 없었다. 단지 산 능성이를 따라 오래된 분묘들로 인해 성묘객들의 발길에 사람의 흔적이 남은 듯도 하였다.

 지도에서는 다음 합류지점까지 27분이 걸린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고개 말랭이 합류지점까지 1시간이나 걸리는 가파른 능선길이었다. 고개 말랭이 합류지점에 가서야 상천저수지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어느정도 형성되어 있었다.

 조금 더 가니 금지사 가는 이정표가 세워졌는데 부여 지자체에서 설치하였으며 이번 산행에서 처음 마주한 이정표이다. 그만큼 월명산은 산행인을 위한 시설이 한참이나 미흡하다는 증거가 된다. 조금 더 직진을 하니 월명산의 정상이 많은 산행객에 의해 띠지가 너풀거리고 있다. 좁은 등산로 정상에는 5백 고지에 어울리지 않는 정상 표지판이 떡갈나무 허리에 표찰처럼 묶여 있다. 여늬 산 정상에처럼 벤취 하나 없고, 표지석도 설치되지 않아 이곳을 찾는 산행인들에게 보령의 이미지를 흐리게 할 것 같아 씁쓸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직진을 하면 아미산 장군봉쪽으로 향하는 등산로이기에 하산길이 멀어질 것 같아 백제 계곡으로 향하는 좌측 등산로를 찾아 보았다. 하지만, 이정표는 물론 등산로를 유도하는 띠지 마져도 보이질 않는다.

 핸드폰의 지도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내 위치를 확인하고 능선길을 찾아 발길을 옮긴다. 잡목에 의해 희미하게 등산로가 보이는데, 짐승들이 다니는 길과 엊갈려 진로를 잡기에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결국 몇 번 진로를 잃고 능선을 찾아 발길을 하는데 끊어진듯 이어진 등산로를 개척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조바심을 없애며 내려왔다.

 어느정도 내려오니 커다란 바위 군락을 만나게 되었다. 여기선 지도에 나타난 등산로가 바위를 타고 올라서는 것으로 되어 있기에 어찌할까 주춤거리다 결국 바위를 비끼어 계곡으로 내려서기로 마음 먹고 가파른 너덜바위 군락을 내려섰다. 바위틈사이로 낙엽이 깊게 뭍이어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차라리 실제 등산로가 이용되지 않는다고 하면 지도에서 삭제를 하여 이 길을 선택하지 않도록 하는 서비스가 필요하고,  최소한 등산로를 수시로 확인하여 산행객이 쉽고 편하게 찾을수 있도록하는 배려가 절실히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산 아래로 겨우 내려오니 맑은 물이 흐르는 시냇물을 만나게 되었다. 

 산에서 길을 잃게 되면 능선길을 쭈욱 내려가는 방법이 있는데, 능선길에는 바위에 의한 벼랑을 만날 수 있으므로 추락에 의한 위험이 상존한다. 다음으로 계곡을 찾아 내려가는 방법이 있는데, 이 방법은 습한 계곡엔 잡목이 무성하여 걷기가 어렵고 돌들에 이끼가 끼어 미끄러져 낙상을 입을 우려가 크기에 안전을 최 우선으로 하여야 한다.

 땀에 젖은 웃통을 벗어버리고 계곡물을 끼 얹으니 온몸이 짜르르하다.

 월명산도 보령의 땅이기에 보령 지자체나 관련 단체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산행길에 대한 표지판 및 안내판을 설치하고 등산로를 정비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그런 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2. 산행길 여정

 

   @ 산행 출발 및 도착 지점 ; 보령시 미산면 도흥리 323-1 (도장길 버스 정류장) 

   @ 월명산 진입 지점 ; 보령시 미산면 도흥리 329 주택 뒷길 

   @ 월명산 하산 지점 ; 보령시 미산면 도흥리 산 2-5 임도

 

     6월7일 13;15 도장길 버스 정류장 출발 ▶ 13;25 마을 뒷편 산행로 진입(갓 쓴 비석 위) ▶ 14;00 장수황씨 묘택 ▶ 14;15 고개 말랭이 합류 지점(좌) ▶ 14;18 금지사 분기점(직) ▶ 14;25 월명사 정상(해발 544m, 좌) ▶ 16;10 큰 바위 우회 ▶ 16;30 임도 하산(좌) ▶ 16;40 백제 계곡 주차장(직) ▶ 17;00 원점 회귀

 

   

   @ 도장길 버스정류장 진입 지점

   @ 정류장에서 바라 본 월명산 정상

   @ 마을 끝집 뒷담장 끼고 우측으로 조금 지나 묘지에서 능선길 따라 등산로에 진입

    @ 등산객이 별로 없기에 등산로가 낙엽에 뭍혀 있다.

   @ 오르는 등산로의 중간 쯤 유택

   @ 금지사 분기점( 이번 산행길에 처음 만난 표지판)

   @ 월명산(해발 543.2m) 정상 삼각 지점

   @ 월명산 정상 표지판  

   @ 하산길에 만난 큰 바위 군락

   @ 바위 아래 골짜기 계곡

   @ 저수지 밑 하산 지점

   @ 백제 계곡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