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성주산(해발 680m)은 보령의 주요 명산이다. 성주산은 신라시대 문성왕으로 부터 숭엄산(崇嚴山)으로 직접 산이름을 하사 받았으나, 성주사가 있는 산이라 하여, 혹은 성스런 주인 무염스님이 기거하는 산이라 하여 성주산으로 불리게 된 역사속의 명산이다.
나이가 조금 들고는 일년에 한두 번 성주산에 들렸으니 개략 잡아도 한 스므번은 장군봉에 올랐을 것 같다. 그만큼 장군봉에 올라 넓게 펼쳐진 고을과 골짜기를 바라보며 숨을 크게 들이키면 내 안방과도 같은 포근함을 느끼게 하여 자주 찾게 되었다.
봄날 사나흘간 밭에서 쇠스랑질을 하다 보니 온몸이 찌브드하여 베낭을 들쳐메고 집을 나섰다.
성주산을 오르는 등산로로는 청라 의평리에서, 은선동 골짜기에서, 그리고 월티저수지에서 늦은목고개로 오르는 방법과 성주터널위에서 왕자봉을 거쳐 긴 능선길을 오르는 방법, 또 성주의 백운사에서, 물탕골에서, 외산 지선리 상수리재에서 오르는 길 등 다양한 등산로가 존재한다.
오늘은 성주 심연동 골짜기 물탕골에서 임도를 따라 오르기 시작하여 백운사에서 오르는 고개말랭이에서 합류하여 장군봉에 올랐다. 정상에는 성주산 장군봉을 표시하는 비가 서 있는데 해발이 677m로 표기 되어있다.
지도상에는 성주산의 높이가 680m로 표기 되어 있고, 무의식중에서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표지석에 3m가 차이남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렇게 많이 오르내릴 수가 있었는가에 의아심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 이곳저곳의 지도를 검색하여 보니 성주산의 정상부분과 장군봉의 위치가 일치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성주산의 최고봉이 장군봉이며, 장군봉이 성주산이라 생각한 것이 나 스스로가 인식한 오류였다. 성주산에서 문봉산 쪽으로 한 고개를 더가야 680m의 성주산 최고봉이 있었다.
장군봉에서 한참을 쉬고 문봉산을 향해 오르내리기를 몇 번을 하여 해발 633m의 문봉산에 오른다. 문봉산으로 가는 능선길은 제법 산답게 큰바위들의 어깨를 집고 줄을 타면서 험난한 길이 열려 있다. 바위 틈 사이로 수 백년을 비틀리고 휘어지면서 자라 온 소나무가 눈길을 멈추게 한다. 틈새를 비집고 뿌리를 내리고 자라난 철쭉꽃의 저력에 감탄이 앞선다.
문봉산의 바로 아랫동네의 개짖는 소리가 바로 밑에서 들리는 듯 하다. 그만큼 북사면은 가파르기 그지없다.
문봉산에서 처음으로 상수리재 방향으로 길을 택하였다.
상수리재로 향하는 능선길에도 병풍같은 바위들이 곳곳에 서 있고 소나무들이 울창하다. 내려가는 방향으로 왼쪽이 부여군 외산면 지선리이고 오른쪽으로는 보령시 성주면 심연동이다.
불과 한 오십년 전 까지만 해도 외산과 성주를 넘나들던 상수리재와 외산에서 청라로 넘어가던 늦은목고개가 이웃마을을 연결하던 주요 교통로였지만 이젠 옛길은 사라지고 임도로만 연결이된 상태이다.
외산사람들이 대천장에 가려면 이 상수리재를 넘고 성주골짜기를 지나 다시 오카브고개(바래기재)를 넘어야 하는 두개의 고개를 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에, 한 고개를 넘는 늦은목 고개로 청라를 통하여 대천을 오갔다고 한다.
상수리재에 도달하니 여기도 늦은목 고개처럼 당목인 느티나무가 서 있다.
나의 할머니가 외산으로 시집을 와 살던 시절을 주저리던 말들의 소재 중에 상수리재도 빼 놓을 수 없다.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린 그 상수리재에 그 할머니 나이가 되어 찾아오게 되니 무상하다.
임도를 따라 평편하면서도 완만한 경사길을 굽이굽이 돌아가면서 심연동 골짜기를 깊숙히 음미하며 걷는다.
임도 옆 골짜기 물소리를 따라 냇가로 들어서서 땀에 젖은 얼굴과 손을 씻으면서, 내 몸 한 구석 어디엔가에 이 골짜기 물이 스며들어, 이 골짜기의 공기가 스며들어 형성 되었으리라 생각 해 본다.
2. 산행길 여정
@ 산행 출발 및 도착 지점 ; 보령시 성주면 성주리 46-1 (물탕골 성주 정수장 앞)
4월 21일 13;00 성주 정수장 출발 ▶ 13;05 장군봉 문봉산 갈림길(좌) ▶ 13;30 임도 중턱 장군봉 분기점(우) ▶ 13;40 고개 말랭이 백운사 분기점(우) ▶ 14;05 성주산 장군봉 정상(해발 677m) ▶ 14;40 문봉산 심원동 분기점(직) ▶ 15;10 문봉산 정상 (해발633m) ▶ 15;30 상수리재 삼거리(직) ▶ 15;45 상수리재 ▶ 16;00 임도 삼거리길(우) ▶ 16;40 물탕골 하산(우)
@ 성주 물탕골 정수장 입구
@ 임도 중턱 장군봉 오름길
@ 백운사길과 장군봉 이정표
@ 장군봉 아래 너덜바위 등산로
@ 성주산 장군봉(해발 677m)
@ 청라방향 오서산 전경
@ 백월산과 청양방향 전경
@ 심연동 골짜기 방향
@ 장군봉에서 문봉산 방향 내리막 길
@ 바위 틈에 뿌리 박은 소나무
@ 문봉산 정상(해발 633m)
@ 성태산과 상수리재 이정표
@ 상수리재로 향하는 병풍바위 능선길
@ 상수리재 이정표
@ 상수리재
@ 임도 분기점 (물탕골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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