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매년 봄철마다 동무들과 고향산을 탐방 하기로한 약조를 하고 아미산(해발 638.5m)에 다녀온 일이 2009년 5월이었으니 벌써 12년 전의 일이 되었다. 이따금 고향땅의 유적지 탐방을 하느라 보령댐 둘레길을 오갔지만 아미산을 등정한 것이 이렇게 오래전의 일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왔나 보다.
서울에 살면서 고향산을 찾아 오르내리던 일들과 동무들과 함께하던 추억들이 눈앞에 선하게 떠 오르는 산행길이 되었다. 코로나가 빨리 사라지고 더 늦기 전에 동무들과 함께하는 산행길이 되었으면 하고 발길을 재촉한다.
미산초등학교 앞 웅천천변으로 체육공원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곳에 차를 주차 시키고, 초등학교 뒷편 주택가의 등산로를 따라 능선길을 오른다. 주변에는 소나무는 별로 없고 활엽수종이 주로 산재 하였으며, 제법 가파른 길이 연속된다.
중턱에 오르면 건너편 옥마산의 봉우리가 바로 앞으로 보이며 도화담 삼거리를 중심으로 한 미산면 소재지의 마을 풍경이 뒤로 계속 따라온다. 제법 바위다운 너럭바위 군락이 펼쳐져 있는데, 바위들에게도 예전에 나뭇꾼들에게 불리웠을 이름을 알 수 없으니 아쉽다.
한시간 반 정도 산행길에 드디어 아미산 정상에 오른다.
봄철을 맞이하여 연일 미세먼지와 황사 현상으로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더니 오늘은 먼지 한 점 없이 시야가 좋았다. 옥마봉 너머로 서해의 원산도와 삽시도 등의 섬들과 춘장대, 무창포, 비인까지도 선명하게 조망 할 수 있었다. 내륙으로는 부여의 홍산, 외산 그리고 금강의 물줄기 까지 흐릿하나마 조망할 수 있었고, 청양읍내의 아파트단지까지도 조망이 된다.
12년 전에 이곳에 올랐을 때에는 정상 표지석이 부여군에서 세운 돌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보령에서 다시 세웠음을 확인 하였다. 옆에 따로 안내표지석이 서 있는데, ' 보령시 경계찾기 운동 추진으로 아미산 정상이 보령시 미산면 풍계리 산 38-1번지로 확인이 되어 정상 표지석을 설치합니다. 2013년 12월 10일' 이라 쓰여 있다.
산 봉우리마다 세워진 표지석이 지자체들에 의해 경쟁적으로 설치되는 경향이 있지만, 그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지역을 알릴 수 있는 광고성 효력이 크기에 봉우리를 선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성태산의 만세봉은 지도에서 찍어보면 외산면 수신리로 나오지만, 천세봉은 청라면 나원리로 표기된다. 하지만 두 곳 모두 부여군에서 세운 정상 표지석이 있을 뿐이다. 각 지역 경계에 위치한 봉우리에 선점하여 표지석을 세우는 것도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성 싶다.
잠쉬 다리쉼을 하고 장군봉(해발 600m)을 향해 하산길에 들어서니 돌탑군락을 만난다. 누가 무슨 소망을 가지고 세웠는지 여러기가 줄지어 세워져 있다. 능선길에 곳곳이 바위들의 위용이 제법 크게 느껴진다.
장군봉은 봉우리 부분만 밍긋한데 표지석이나 안내판이 없다. 단지 봉우리 아래로 함석 안내판이 뒹굴러져 있길래 확인을 해 본 바 1997년 IMF 당시 민족의 비탄을 읍소하는 호소문을 게재하였던 모양이다.
장군봉의 미산면쪽 사면은 골짜기가 깊어 오래전 부터 암자가 있었으며, 전란이 일어날 때면 피난처로 이용이 되었을 정도로 유서가 깊은 계곡이다. 장군봉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전에 헬기장으로 쓰였던 평지가 나오고, 그 부분이 군사지역인지 군사용임을 표시하는 입간판이 있다. 여기서 중대암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상대암이 나오는데, 이 상대암은 이 마을의 옛 유지분의 초막(시묘살이)으로 지어졌다는데, 지금은 암자로 쓰이고 있다.
상대암에서 내려와 중대암에 들르니 염불소리가 은은하게 들린다.
불전에 들러 삼배를 하고 나오는데, 보살님께서 차 한잔과 오렌지를 주신다. 감사한 마음으로 불전 앞 벤취에 앉아 따뜻한 차 한잔에 땀을 식히며 앞을 바라보니 비인 화력의 굴뚝이 선명하고 바다가 조망이 된다.
계곡를 따라 내려오는 길이 너덜바위 군락이라 자연석을 이용하여 계단길을 만들었는데 수 많은 공이 들었을 것 같다.
봄이 오는 소리가 진달래꽃의 붉은 불타오름과 생강나무의 노란 꽃잎이 말로써 전해지는 것 같다.
국도로 내려와 중대교에서 부터 보령호를 따라 원점회귀를 위해 천천히 걷노라니 때 이른 벗꽃이 만발한 도로를 걷는다.
아미산(峨嵋山)이라는 지명은 용수리 북동쪽에 소재한 해발 600여 고지로써 북은 도화담, 서는 풍계리, 남은 용수리, 북쪽으로는 부여군 외산면에 접한 산으로 아미산이라는 지명도 이 산에서 이루어졌으며 산이 웅장하다 하여 중원사천암의 아미산의 명칭을 땄고, 북쪽 도화담 역시 중국의 아미산 아래 도화담을 연상시킨 지명으로 알고 있다. 이 산에는 옛부터 산삼밭이 있다는 전설도 빼놀 수 없다. 양각산은 여신이고 아미산은 남신으로 모셨다는 전설 또한 가지고 있다. (내고장 보령, 1983, 487쪽)
2. 산행길 여정
@ 산행출발 및 도착점 ; 미산면 풍계리 2-1 미산체육공원 야구장
@ 아미산 진입 지점 ; 미산면 도화담리 84-6 미산초교 뒷편
@ 아미산 하산 지점 ; 미산면 용수리 산 6-5 617번 국도 중대교 앞
3월 17일 13;00 체육공원 출발 ▶ 13;15 산암사 갈림길 ▶ 13;55 경사 데크길 ▶ 14;20 아미산 정상 ▶ 15;00 장군봉 정상 ▶ 15;05 헬기장 분기점 ▶ 15;10 상대암 ▶ 15;30 중대암 ▶ 15;50 중대교 앞 도로 ▶ 16;30 원점 회귀
3. 참고자료
아미산(峨嵋山)이란 지명이 중국에서 왔음을 책을 읽다가 확인하고 여기에 옮겨본다.
사천성(泗川省) 아미산시(峨嵋山市)에 있는 높이 3,099m의 산이다. 이곳은 중국에서 비가 가장 많이 오는 곳으로 언젠가는 한 해에 7,500mm가 내렸다. 동굴이 가장 많은데, 복희동(伏羲洞), 여와동(女媧洞), 귀곡동(鬼谷洞), 뇌동(雷洞) 등과 같이 상고시대의 신과 위인의 이름이 붙은 것들이 많다. 불교의 명산이지만 도교에서도 성지로 여겨 허령동천(虛靈洞天)이라 부른다. 웅장한 사원과 온 산을 가득 메운 온순한 원숭이들이 아미산의 특색을 이룬다.
흥미로운 점은 아미산이라는 이름이 그런대로 아름다운 까닭은 미녀의 눈썹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에는 아미산이 적어도 다섯 곳이 넘는다.
하나는 복건성 명계현(福建省 明溪縣) 북쪽에 있는 것으로, 주봉은 명계현성의 북문과 마주 보고 있다. 둘째는 복건성 태녕현(福建省 泰寧縣) 서북쪽에 있는 아미산인데, 그 모습이 사천성의 아미산과 비슷하나 원숭이가 그렇게 많지 않을 뿐이다. 셋째는 하남성 겹현(郟縣) 서북쪽에 있는 것으로, 규모가 비교적 작기 때문에 소아미라 부른다. 넷째는 광서성 숭좌현(崇左縣) 동쪽에 있는 산세가 높고 험준한 아미산이다. 다섯째는 안휘성 당도현(當塗縣) 서남쪽에 있는 아미산으로 동량산(東梁山)과 함께 장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기원전 6세기 오,초(嗚,楚) 두 왕국이 이곳에서 큰 전투를 벌일 때 오 왕국은 최대의 함선 여황호(餘皇號)를 산 아래에서 탈취 당했다.(백양 중국사 1, 백양 지음 김영수 옮김, 역사의 아침, 2014, 94~95쪽)
@ 아미산 진입 지점 (미산초교 뒤)
@ 경사 데크 계단
@ 미산 도화담 삼거리와 옥마봉
@ 너덜바위 군락 등산로
@ 아미산 정상
@ 정상에서 바라 본 보령댐과 양각산
@ 정상에서 본 부여땅
@ 멀리 보이는 청양땅
@ 정상 아래 등산로 따라 세워진 돌탑
@ 능선길의 바위 군락
@ 헬기장에서 하산길로 내려감
@ 아미산 중대암
@ 지방도에 설치된 안내도
@ 수몰된 옛 도로의 흔적이 보인다.
@ 회귀길에 다른 곳 보다 일찍 핀 벗꽃
'보령의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령의 산(제15편 ; 운봉산) (0) | 2021.04.09 |
---|---|
보령의 산 (제14편; 해망산) (0) | 2021.03.28 |
보령의 산 (제12편 ; 화락산) (0) | 2021.03.20 |
보령의 산 (제11편 ; 주렴산) (0) | 2021.03.19 |
보령의 산 (제10편 ; 봉황산과 마산) (0) | 2021.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