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운봉산(雲峯山, 해발 337m)은 웅천읍과 주산면에 걸쳐 펼쳐진 산으로, 외산과 성주에서 흘러오는 웅천천이 협곡을 이루며 뱀처럼 포곡을 이뤄 흐르는데 이 협곡을 막아 보령댐을 설치한 후엔 한층 더할나위 없는 조망을 갖는다.
웅천은 백제와 신라시대부터 부여로 통하는 길목으로, 성주사로 통하는 길목으로서 중요한 역활을 하던 포구였다. 지역 향토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삼국통일 후 왜의 지원을 받은 백제부흥군과 나당 연합군의 전투가 치뤄진 전적지로 임존성(任存城)과 주류성(周留城)을 주요 거점으로 삼는데, 임존성은 예산군 대흥면의 봉수산성을 말하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학자가 없는 반면 주류성의 위치는 지역의 향토사학자마다 다른 이론을 제기하면서 주장이 난무한 편이다.
우리지역 향토사학자 중에서 주류성의 위치를 웅천천을 백강(白江)으로 비정하고, 그 웅천천 하구에서 동북쪽으로 약 10km에 위치하는 잔미산과 봉화산의 정상을 둘러싼 약 2800m의 포곡식 수부리 산성을 주류성으로 비정하고 있다.(보령문화 제10집,2001,백강.주류성의 위치에 대한 재검토, 황의천)
비류성과 백강의 실제 위치가 어디였는지는 사학자들의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나, 일반인들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본다.
웅천은 성주산과 만수산에서 흘러내린 웅천천에 의해 넓고 기름진 평야를 내주고, 부사방조제가 설치되기 이전에는 깊숙히 바닷물이 들어오던 곳으로 배가 내륙으로 드나들며 물자를 실어 나르던 곳이다.
성주사를 창건하던 당시에 화강석과 흑자단(동남아 산)들이 이곳을 통하여 운반이 되었다. 남포읍성의 원래 위치도 수부리 산성터에서 현재의 남포읍성으로 옮긴 것이고, 웅천천 하구 마량진도 비인으로 옮기기전 이 지역에 있었다.
그만큼 이 지역의 중요성은 더 할 나위 없었던 것 같다.
4월에 접어들면서 농삿일이 서서히 바빠지기 시작하여 산행길이 드물어지게 된다. 나무들이 연둣빛 이파리를 더욱 짙게 할 무렵이면 밭고랑의 풀들도 아우성을 치며 키재기를 한다. 호미들고 쭈그리고 앉아 깨끗하게 제거를 해보지만 돌아서면 다시 삐죽히 올라오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풀들이 '너쯤은 내가 이길 수 있어.'하며 비웃는 것 같다.
날씨가 너무 좋아 호미를 팽개치고 웅천으로 향하였다. 운봉사 주차장에 차를 대 놓고 능선길을 오르는데 등산로 옆으로 취나물이 싹을 키우는 모습이 보인다. 운봉산 정상에는 운봉정이라는 정자가 설치되어 있고, 정상 표지석과 성동리 산성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산성의 흔적을 찾아 보았지만 그저 평범한 돌무더기들만 조금 보일뿐 흔적을 알아보기 쉽지 않다. 운봉산의 정상은 실제로는 동쪽으로 10여분 능선길을 따라가면 나무에 걸쳐진 띠지들에 의해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나무 몇그루 제거하면 보령호의 풍광과 구불구불한 웅천천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터인데 잡목으로 시야 확보가 안되는 것이 아쉬웠다.
운봉정으로 되돌아와 잠시 다리쉼을 하고 하산길은 대창초교쪽으로 발길을 하였다.
대창초교에서 시작되는 이 등산로는 제법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지 정비가 잘 된 편이다. 등산로 옆에는 짐승들이 나무뿌리를 캐느라고 그랬는지 혹은 지렁이를 찾느라고 그랬는지 흙이 패인 흔적이 곳곳에 있었다.
운봉사 절마당으로 내려오니 절의 계곡을 끼고 능선길을 한바퀴 돈 산행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웅천의 옛 영화롭던 시절의 모습을 잠깐 유추해 본 산행길이었다.
@ 보령 성동리 산성(保寧 城東里 山城)
* 위치 ; 웅천읍 성동리 대창리(운봉산 일대) * 형태 ; 포고식 석축산성
* 시대 ; 고려시대 * 규모 ; 둘레 약 900m
이 산성은 보령시 웅천읍 대창리에서 동쪽으로 우뚝 솟은 해발 338m의 운봉산 정상부에 위치하며 성동리 산성(城東里 山城)이라고 부른다.
성벽은 운봉산 정상에서 부터 성동리 방향으로 형성 된 골짜기까지 둘러싸여 있으며 자연할석(自然割石)을 이용하여 동.서.북벽을 구축하고 남벽은 험준한 지세를 그대로 이용하였으나 현재 대부분 붕괴되고 흐트러져 있어 당시의 축조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다. 성의 주 방향은 서향인데 이는 운봉산의 지세가 동.남쪽이 급경사이고 서쪽은 완만하기 때문이며 지형으로 보아 서쪽으로 문지(門址)와 수구지(水口址)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남.남서.동쪽에 건물지로 보이는 평탄면이 있고 성내에서 세선문(細線文), 어골문(漁骨文) 등의 기와편이 수습 되었다. (현장 안내판)
2. 산행길 여정
@ 운봉산 진입 및 하산 지점 ; 보령시 웅천읍 대창리 174-6 운봉사 주차장
4월 9일 14;25 운봉사 주차장 출발 ▶ 14;50 계곡 등산로 분기점 ▶ 14;55 성동리 등산로 분기점 ▶ 15;00 운봉산 정상 정자 ▶ 15;10 운봉상 실정상 ▶ 15;17 정자 회귀 ▶ 15;25 돌탑 산불감시 초소 ▶ 15;35 절터 분기점 ▶ 15;40 체육공원 ▶ 15;50 주차장 도착
@ 운봉사 좌측 산행로 입구
@ 등산로 중턱의 바위군
@ 성동리 등산로 분기점
@ 운봉산 정상 운봉정
@ 운봉산 정상 표지석(해발337m)
@ 성동리 산성 안내판
@ 보령 앞 바다 전경
@ 웅천읍내 전경 및 잔미산과 화락산
@ 실제 운봉산 정상
@ 하산길 등산로
@ 돌탑과 산불감시 초소
@ 등산로 옆 산짐승의 흔적
@ 대창초교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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