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산

보령의 산 (제10편 ; 봉황산과 마산)

푸른나귀 2021. 3. 12. 11:01

1. 들어가며

 

   오서산에서 서해안쪽으로 산줄기가 흘러가면서 진당산과 배재산을 내주고 청라저수지를 휘어 감으면서 마산(馬山,해발 250m)과 봉황산(鳳凰山, 해발 259m)을 거쳐 갈머리에서 바다쪽으로 고개를 숙인 형태이다. 지금은 갈머리 앞 바다가 간척사업에 의해 육지로 변하였지만, 불과 대천방조제가 축조되기 전까지 산줄기가 바다로 빠져드는 형국의 지세를 가지고 보령 시가지를 감싸안은 내성(內城)과도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보령병원 앞 도로쪽에 주차시키고, 독정마을을 감싸안은 마산을 오르기 위해 산행길로 들어섰다.

 독정마을에 세워진 천휴당 이몽규 선생(1510~1563)의 행장비를 보면  '보령 청라동 원림수석 좋은경치의 동쪽에 천휴당을 짓고 살았다'는 데에서 청천저수지 제방이 쌓인 지금과는 다르게 조선시대 후기까지 독정마을을 품에 안은 뒷산(馬山)을 포함하여 그 지역까지도 청라 고을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청라천과 옥계천이 합류하여 좁은 계곡을 빠져 나오던 길목에 정자를 세우고  '청라산은 막막한데 청라수는 유유히 흘러가누나.'라며 읊었을 정도이니 그 시대의 이곳 풍광은 낙향한 선비들이 유유자적하기에 좋았을 것으로 보인다. (길따라 흔적따라 제69편;이천휴당 신도비각 참조)

 

   독정마을의 뒷산을 통틀어 말의 형상을 하였다고 마산이라 불리웠다는데 지금은 안내판 어디에도 그이름이 남아 있지않다. 참고로 1983년도에 발간한 '내고장 보령' 의 지명 편을 보면 마산을 마미산(馬米山)이라고 불렀다고 하였다. 고려말엽에 왜구들이 처들어왔을 때 이곳 사람들이 의병을 일으켜 이 산에서 적을 무찔렀다고 하며, 그때에 짚으로 엮은 나래를 이용하여 산을 덮어 왜적들에게 말의 먹이인 건초더미로 보이게 하였다 하여 마미산(馬米山)으로 불렀다고도 한다.

  산행길 군데군데 양지쪽으로는 진달래가 피기 시작 하였고, 낮은 나뭇가지에도 물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청라저수지 건너편 서산과 말미산에도 연두빛이 돋구워 지는 듯 미세먼지 속에서도 느낌이 와 닿는다.  마산은 독정마을을 감싸 안듯이 헬기장과 전망대를 연결된 비등비등한 250고지를 이루고 있다. 봄철 시계가 좋지 않아 뿌옇게 하늘을 드리워졌지만 제법 완만하면서도 길게 봉황산과 이어져 있다. 전망대에서는 청라지역과 시내가 조망이 되고 건너편으로 왕자봉과 옥마봉이 우뚝 서서 시가지를 감싸안아 포근한 맛을 느끼게 한다.

 봉황산의 정상도 엇비슷한 높이의 두 봉우리가 견주고 있는데, 하나쯤의 표지석이라도 설치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능선길을 따라 이어진 등산로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많아서인지 일부 구간은 나무뿌리가 돌출 되도록 패어지기도 하였다.  대체로 대천동과 죽정동 시민들이 봉황산을 즐겨찾는 곳이기에 조금만 신경써서 산행로 정비 해준다면 자연보호를 하면서 시민과 함께할 수 있을거라 생각이 된다.

 

 봉황산 정상에서 계속 직진을 하다보면 좌측으로는 신대리로 내려가는 길과, 우측으로 죽정동으로 내려가는 길이 곳곳에 있다. 서해바다와 시내가 조망되는 봉황정은 콘크리트로 건설 된 정자로 시야는 확 트여 있어 이름값을 하는 것 같기도 하지면 이왕지사 경관에 걸맞는 목조구조의 전통 한옥정자로 조성이 되었다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계속 직진을 하게 되면 솔부엉이 울던 고개라고 이문구 선생이 노래했던 고개와 유년시절을 보낸 관촌마을이 나오는데, 산행  진입지점으로의  회기길을 염두에 두고 남쪽으로 뻗은 신흥사쪽 길을 택하여 하산을 하였다. 이곳 하산길은 산행길이 빗물과 산행인의 발자취에 의해 심각할 정도로 패여 있기도 하였다.

 체육공원을 지나 죽정동 아파트 단지 숲길조성한 길을 따라 내려가니 연립주택의 마당이 나온다.

 

 산림조합 매장을 지나 대천천으로 들어서서 청라저수지 까지 하천변 둘레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저수량이 만수가 되었는지 하천으로 수문을 열어 방수를 하는 모양인지 수량이 제법 풍부하게 느껴진다. 

 원앙과 기러기들이 자맥질을 하며 물고기를 잡아 먹으려고 하는지 머리를 물속에 처박고 궁둥이를 하늘로 향한 모습이 혼자 걷고 있는 내게 웃음을 선사한다.

 

 

2. 산행길 여정

 

     @ 봉황산 진입 지점 ; 보령시 죽정동 753(보령병원 입구)

     @ 봉황산 하산 지점 ; 보령시 대천동 21-14 (대지연립 앞)

 

     3월 11일 12;50 보령병원 앞 등산로 ▶ 13;00 독정마을 분기점 ▶ 13;10 마산 분기점 ▶ 13;25 헬기장(마산,해발250m) ▶ 13;35 시내 전망대 ▶ 14;15 봉황산 정상 14;25 신대리, 죽정동 분기점 ▶ 14;30 봉황정 ▶ 14;35 신흥사 분기점 ▶ 14;45 체육공원 ▶ 15;00 대지연립 하산 ▶ 15;10 대천천 둘레길 진입 ▶ 15;50 보령병원 원점회귀

 

    @ 보령병원 앞 등산로 입구

    @ 마산 등산로에서 바라 본 청라저수지

    @ 등산로에 세워진 표지판

     @ 마산 등산로에서 바라 본 독정마을

    @ 마산 정상인 헬기장

     @ 마산 등산로의 소나무 군락

   @ 마산의시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성주산과 백월산

    @ 시내 전망대에서 바라 본 시내 전경

      @ 봉황산 정상

    @ 봉황정

    @ 봉황정에서 바라본 시내 전경

    @ 원점회귀를 위한 대천천 둘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