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백월산(해발 570m)은 보령과 청양에 경계한 산으로 '흰 달이 뜨는 산' 이란 이름에 걸맞게 하루의 낮과 밤을 알리는 역활을 예부터 해왔다. 지정학상 주봉은 청양에 위치하며, 군계(郡界)는 다리티 재에서 백월산 정상부근 조금아래의 스므티로 가는 갈래길에서 스므티쪽으로 능선을 타고 청라면과 화성면의 경계를 이룬다.
보편적으로 백월산의 산행은 남양면의 백금저수지에서 성태산과 함께 등정하는 코스를 잡아 산행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보령지역의 산행을 꾸며 가기로 하였으니, 비록 보령지역의 등산로가 제대로 정비 되지 않아 희미한 산행길이 이어지지만 미흡한 흔적을 찾아 걷기로 하고 발길을 재촉하였다.
월티 저수지 위에 차를 세우고 늦은목 고개길로 접어들면 왼편으로 '70년대 월산 탄광의 흔적인 채탄시설이 눈에 들어온다. 갱내에서 석탄을 캐내어 선탄을 하고 경사를 이용하여 석탄을 저장한 후에 덤프트럭(제무시,GM)을 호퍼 밑에 주차시키고 석탄을 실어주는 역활을 하던 콘크리트 시설물이다. 칡넝쿨과 잡목으로 흉물스럽게 보이기는 하지만, 어찌보면 이지역의 잊혀가는 역사적 산물이기도 해 갱도 등과 함께 보존 되어야 할 유산으로 생각이 된다.
조금 더 올라가면 소나무 몇 그루가 선 월티 임도가 나온다. 이 임도는 백월산의 중턱부분을 새내골을 거쳐 소릿골 절터까지 이어진 길로 예전의 새내 고개길과 겹쳐지면서 새로 낸 길이다.
그 임도를 따라 능선길을 돌다보면 다리티 골짜기가 나오고 재선충 방제 작업으로 인한 소나무 벌채 능선이 보인다. 그 못미쳐 우측으로 희미하게 석탄차량들이 다니던 비포장길을 찾을 수 있다.
월산탄광이 생기기 이전에는 월티저수지에서 부터 이 골짜기를 따라가는 소로가 있었으며, 이 길을 따라 청양사람들이 청라장이나 대천장을 보려 넘나들던 제법 통행량이 많았던 고갯길이었다. 그 소로는 광산이 개발되면서 차량길로 변하더니 석탄합리화 정책으로 광산이 사라지면서 가시덤불로 오갈수 없이 되어 한 동안 잊혀졌었다.
다리티 재의 추억을 더듬기 위해 내 젊은날 여러번 이곳을 찾았지만 가시덤불에 막혀 들어서질 못하였는데, '10년도 쯤에나 다리티 재를 겨우 찾아 올라갈 수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월티 저수지에서 다리티 재를 올라가는 등산로 표지판은 설치되지 않았고, 다만 재선충 방제 작업을 하느라 임도 형태의 작업로가 남아 있을 뿐이다.
다리티 재 능선에는 청양군에서 설치한 안내판과 방향표지판이 있는데, 방향 표지판에 보령 방향 팻말만 있을 뿐이다.
다리티 말랭이에서 백금저수지 방향의 길은 벌써부터 임도로 편안한 산행로가 조성된 것에 비해 보령지자체의 정성이 비교되기도 한다. 말랭이에서 임도를 따라 조금 가면 백월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왼쪽으로 나 있다.
가파른 듯 숨이 차오르지만 오르면서 주위깊게 보아야 할 것들이 있는데, 자갈돌이 박혀 있는 역암층 바위군과 들국화 모양의 바위이끼들의 오묘함을 보여주는 퇴적암, 바위틈 사이로 용트림을 하면서 몇 십년을 살아온 소나무,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송진 채취를 위해 인위적인 상처의 흔적들을 살펴보고 보듬어야 한다.
근래에 광산채굴로 인한 지하 공동화가 지하수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고, 이로 인하여 등산로 주변에 자주 보이는 지반 침하 현상들에서도 인간이 자연에게 얼마나 위해를 가하였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백월산 정상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며 쉼을 하는데 시야는 봄날 황사현상으로 보이질 않는다.
콘크리트처럼 생긴 바위 위에 백월산이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는데 이 모습을 본 것도 한 열손가락은 될 것 같다.
흘린 땀을 바람에 식히고 하산은 스므티쪽으로 잡았다.
보령에서 바라보는 백월산의 모습은 북쪽은 급 경사이고, 남쪽으로 성태산 방향은 완만하게 보이는데 스므티쪽으로는 처음 길이 되었다. 가파른 경사길을 밧줄로 된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낙엽이 쌓여 미끄럽기에 주위를 기울여야 한다.
스므티로 가는 등산로는 우측 골짜기를 통하여 요양원(힐링센터,시온동산)과 군포시 수련원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으나, 오늘은 그대로 직진을 하면서 능선길을 따라 오르내리기를 하게 되는데, 일부 구간은 산행길이 희미해져 길을 잃을 우려가 있다. 봉우리의 바위군을 만나게 되면 측면으로 돌아 다시 직진코스를 찾아 발길을 하게 되고 산행길이 연결된다.
요양원에서 요양하는 자들을 위해 산책코스를 조성해 놓았는데 능선길의 끝지점에 참나무 둥치에 힐링센터의 방향을 우측으로 표시한 쪽지를 붙여 놓았다. 여기서 그 반대편의 소로를 쫒아 조금만 가면 바위 앞에 좌우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는데, 우측으로 가면 점촌이라는 마을이 나오고 일제 강점기 때 금을 채취하던 금광의 터와 산신제를 지내던 바위 앞 제단을 볼 수가 있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소릿골 뒷산의 절터가 내려다 보이는데, 내려서면 절은 없어졌지만 곳곳에 세워진 돌탑군을 만날 수가 있다. 그 절터 바로 밑으로 늦은목 고개로 가는 임도를 따라 능선길 산행으로 지친 다리를 쉬엄하면서 걷게 된다.
예전 부터 백월산의 소나무는 곧고 울창하여 궁궐이나 절을 짓는데 중요한 목재로 사용 되었다고 한다. 또한 근래 까지도 송이버섯이 많이 채취되어 근동의 주민들이 산에 움막을 짓고 지키면서 채취를 하였다고 한다. 아쉽게도 소나무는 재선충으로 쓰러져 가고, 송이버섯은 솔고루(솔잎)가 쌓이고 쌓여 포자가 확산되지 못하여 사라지고 말았다 한다.
임도를 따라 울창한 소나무 숲을 바라 보며 월티저수지의 원점 회귀를 위한 발걸음에 송이내음이 콧등으로 스쳐가는 듯한 착각에 빠져 본다.
2. 산행길 여정
@ 백월산 진입 및 도착 지점 ; 보령시 청라면 나원리 산 110 (월티 저수지 위)
@ 백월산 하산 지점 ; 보령시 청라면 소양리 583-1 (옛 절터)
3월 6일 13;00 월티 저수지 출발 ▶ 13;10 월티 임도 삼거리 우측길 ▶ 13;20 다리티 골짜기 삼거리 좌측길 ▶ 13;40 다리티재 말랭이 ▶ 14;10 스므티와 백월산 정상 삼거리 ▶ 14;25 백월산 정상 ▶ 14;40 되돌아 스므티 분기점 ▶ 14;50 시온동산 분기점 ▶ 15;00 스므티, 힐링센터 분기점 ▶ 15;25 힐링센터 분기점 좌측길 ▶ 15;30 점촌,구절터 분기점 좌측길 하산 ▶ 15;35 소릿골 옛 절터 ▶ 15;40 절터 아래 임도 좌측길 ▶ 16;15 다리티 골짜기 ▶ 16;25 월티 임도 입구 ▶ 16;30 월티 저수지 원점 회귀
@ 월산 탄광 산탄장(호퍼)
@ 늦은목 고개와 월티 방향 임도
@ 다리티 재 입구
@ 다라티 재 말랭이
@ 다리티 재
@ 백월산 등산로 입구
@ 바위에 뿌리 내린 소나무
@ 편마암에 꽃 핀 이끼꽃
@ 백월산 정상
@ 백월산 정상에서 청양 쪽 전경
@ 백월산 아래 스므티 방향 표지판
@ 소릿골 옛 절터 돌탑군
@ 소릿골 임도
@ 백월산 소나무
@ 백월산 적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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