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엊그제 진당산에 올라 건너편 태봉산 줄기를 바라보면서 다음엔 그 산줄기를 타려고 마음을 먹고 우선 봉대산의 산행길을 밟아보고, 차후에 구 보령읍성 뒷산이었던 태봉산 산성을 답사할 때에 하기로 하였다.
봉대산은 주교면 은포리와 송학리 사이를 가르는 산맥으로 송학초등학교의 뒷산이기도 하다. 대천방조제가 조성되기 이전에 고정리에서 대천읍내로 들어오던 고갯길로 옥고개가 봉대산의 등산로 입구가 된다.
봉대산(해발 235m)은 산봉우리에 봉수대가 있었다하여 붙여진 산이름이며, 원래 옛이름은 조침산(助侵山)이었다.
조침산이란 이름도 적이 침입하는 것을 조력하는 데에서 이른 것이니, 결국 봉수대가 있는 산이라는 지금의 이름과도 상통하겠다고 본다.
옥고개(옷고개; 예전에 옻나무가 많다하여 지어진 지명) 산마루 부분에 애마를 세우고 고개 옆으로 난 등산로로 들어서니 능선길의 연속이다. 능선을 타는 산행길은 초기에 가파른 길을 탈 수 밖에 없으니 숨을 몰아쉬게 된다. 조금 오르다보면 은포리에서 올라오는 분기점이 있고, 거북 형태의 바위가 앞에 서 있다. 거북바위 밑 벤취에 잠깐 앉아 몰아쉰 숨을 고르고 조금 더 올라가니 봉대산의 정상이다.
봉대산 정상에는 조선시대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여 남해로부터 한양으로 전달되던 통신수단으로 사용 되었던 봉수대가 형태를 남기고 있는데, 봉수대의 현재 상태로 보아 기단부분은 원래의 모습이었을지 모르겠으나, 윗 부분은 나중에 보수한 것 같은데 어쩐지 옛 기법에 고증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쌓은 듯하다. 제대로 된 복원의 모습으로 후대에 전달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주위를 관망하니 서해의 보령화력과 원산도와 안면도가 눈에 훤하게 바라다 보이며, 읍내쪽으로 성주산 줄기와 옥마봉, 그리고 비껴서 바라본 오서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봉수대를 조금 지나 삼각점이 나오는데 해발 233m이다. 봉대산 정상과 불과 2m 차이로 밋밋한 등산로가 계속 이어지다가 보령화력에서 오서산쪽으로 이어지는 한전의 고압 철탑이 세워진 석산을 향하는데, 능선이 길에 솟아 있는 바위를 보니 오서산에서 발견되는 석질의 것이 아니라 성주산에서 흔히 보이는 역암이다. 역암은 퇴적암으로 바위에 강자갈과 모래, 그리고 점토가 퇴적되어 굳어진 것으로 이 산 또한 바닷속에 퇴적된 지질이 지표의 융기현상으로 솟아 올라 산이 되었음을 알게 한다. 고압철탑이 있는 이 산 이름이 석산이라고 하니 돌산, 지질의 형태로 보아 석탄이 매장 되어 있지나 않을런지 궁금증을 갖게 한다.
철탑을 지나 계속 직진을 하며 내려가면 남사면 쪽으로 벌채를 하고 수종을 달리한 묘목들을 심어 놓은 임야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주교방면으로 계속 나아가니 등산로가 좌측으로 돌아서 가게 되었다. 등산객이 잘 다니지 않는지 등산로가 희미해지며 잡목들에 옷자락을 붙들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송학 저수지쪽으로 하산하는 길에 결국 길을 잃고 말았다.
좌측으로 돌아가며 비스듬히 내려가는 등산로는 산행인이 많지 않아 잡목으로 길이 보이지 않고, 겨우 골짜기로 내려가는 이름 없는 무덤 앞에서 한참이나 길을 찾아 보았지만 헛 수고였다. 지도를 보면서 내리막길을 찾아 헤쳐 나가 보았지만 가시덤불과 잡목으로 얼굴을 긁히고 옷이 찟겨지며 겨우 냇고랑을 만날 수 있었다. 냇고랑은 가시넝쿨과 바위로 따라 내려가기가 더욱 불편하여 비껴 소나무 숲으로 해서 하산을 하니 저수지의 상류쪽이다. 언뜻 언뜻 등산로 같은 길도 만났지만, 짐승들이 내놓은 길 같았다. 만수가 된 저수지는 저수지를 끼고 돌아가는데는 평평한 길을 내주지 않고 덤불로 우거져 한참이나 혼을 빼게 하였다.
겨우 저수지 옆을 돌아 도로로 나오니 옷과 장갑에는 도깨비풀 씨앗으로 범벅이 되었다.
잠쉬 쉬면서 주변을 살펴보니 충남 도립 요양원의 경내로 들어온 것을 알았다. 제법 큰 규모의 요양 병원으로 보이는데 저수지 부근 산책로가 조성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기도 하고, 지도에 표기 된 등산로가 사람의 발길이 이어지지 않아 흔적이 사라지는 것에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다.
송학저수지 아래로 흘러가는 하천변을 걷다보니 벌써 개구리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마을길을 돌아 송학초등학교 앞으로 내려와 다시 옥고개 언덕으로 원점 회귀를 하였다.
2. 산행길 여정
@ 봉대산 진입지점 ; 보령시 주교면 은포리 932-2
@ 봉대산 하산지점 ; 보령시 주교면 송학리 산 2-2
2월 15일 14;00 옥고개 출발 ▶ 14;15 은포리 분기점(거북바위) ▶ 14;20 봉대산 정상(봉수대) ▶ 14;40 석산 정상(고압철탑) ▶ 14;50 주교,석산 표지판 ▶ 15;35 송학저수지 하산 ▶ 16;20 옥고개 원점 회귀
@ 옥고개 정상부근 등산로 입구
@ 은포리 분기점에 위치한 거북바위
@ 봉대산 정상의 봉수대 (해발 235m)
@ 봉대산 정상에서 바라본 보령화력과 서해 전경
@ 봉수대에서 바라본 보령시가지 전경
@봉대산에 위치한 삼각점 (해발 233m)
@ 봉대산 등산로에 위치한 역암
@ 석산 정상
@ 재선충으로 수종변경한 산자락 표지판
@ 하산 지점인 송학저수지
@ 충남도립 요양병원 정문
'보령의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령의 산 (제8편 ; 성태산) (0) | 2021.02.26 |
---|---|
보령의 산 (제7편 ; 환산(둘릴산)) (0) | 2021.02.22 |
보령의 산 (제5편 ; 진당산과 배재산) (0) | 2021.02.13 |
보령의 산 (제4편 ; 당경산) (2) | 2021.02.04 |
보령의 산 (제3편 ; 생앵산) (1) | 2021.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