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청고을을 위성사진으로 바라보면 오서산과 성주산이 주봉을 이루고, 그 주봉사이에 500~800m를 오르내리는 봉우리를 이루며 하나의 커다란 분지를 형성하고 있다. 보령병원과 돌머루에 연결된 청천저수지의 제방은 청고을의 분수령 안으로 내리는 빗물 하나까지 담아내는 커다란 항아리 역활을 해내고 있다.
위성사진을 좀 더 차근차근 바라다 보노라면 음현리가 흡사 청고을의 축소판인 양 지리적인 요건이 비슷함을 확인 할 수 있다. 음현리는 복골목쟁이 제방을 입구로 하여 주변으로 200m 내외의 고지를 가진 낮은 산들로 분수령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신산리와 소양리, 내현리, 그리고 화성면의 장계리로 넘어가는 고갯길이 형성되어 있는데 신산으로 넘어가는 길 이외에는 사람들이 다니질 않아 길이 끊긴지 오래다.
청고을에서 신선들이 살만한곳으로 은선동(隱仙洞)과 선유(仙遊)골이 전해지고 있다.
선유골은 음현저수지(당내지) 상류쪽 초입새 오른쪽 골짜기를 말한다. 오성지간(烏聖之間)의 만대영화지지(萬代榮華之地)라고 자부 할만한 형세로 예전부터 명당자리로 소문이 난 골짜기이다. 지도를 놓고 보면 성주산과 오서산의 지리적 거리의 중간으로 음택지(묘자리)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오서산과 성주산지맥으로 둘러쌓인 분지내에 다시 낮은 산봉우리로 둘러싸여 새둥지와 같은 형세를 하고 있으니 신선이 놀다간 자리라 할만 하겠다. 다만 좁은 소견으로 냇물이 서북쪽으로 흐르다보니 남향받이 땅이 부족하여 이곳의 주택들이 대부분 서향 및 서남향을 향해 있음을 볼 수 있다. 선유골 초입 동네에 예전부터 있던 주택이 세채가 있고, 그 안쪽으로 근래에 지은 집 두세채가 더 형성되어 있었다.
선유골에서 소양리로 넘어가는 고개에는 일제강점시기 금을 캐던 광산의 흔적이 두 군데에서 보인다.
두 군데 모두 광산입구가 붕괴되어 내부를 확인 할 수 없지만, 아랫쪽 갱도는 토사로 된 굴로 내부에 물이 차있고 앞 터에는 굴을 파면서 나온 버럭과 토사를 버린 흔적이 보인다. 윗쪽 갱도는 암반을 파 들어간 모습으로 덤불 속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금의 채굴이 신통치 않아 본격적인 작업에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 일제는 장항제련소를 설치하고 충청권의 광물 착취를 위해 이곳저곳을 뒤지고 다녔다고 한다.
구봉광산의 금채취는 장항제련소에서 만들어진 금괴는 일제가 동남아공영권을 부르짖으며 동남아시아권과 중국대륙에 진출하여 전쟁을 치루는 전쟁물자를 구입하는 군비충당이 주목적이었다고 한다.
청고을 곳곳에서 나타나는 소나무의 송진채취 흔적과 비철금속을 찾기위해 파 놓은 갱도, 그리고 비록 일제가 성주산 주변의 탄맥의 지질학 조사를 하였으면서 본격적인 채굴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질 좋은 탄맥이 다른 지역에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일제강점기가 더 길어졌다면 성주산 주변 석탄도 일제에게 수탈되었을 것임은 두말 할 필요없겠다. (금광 위치 ; 보령시 청라면 음현리 397번지)
음현리(陰縣里)...
음고개 또는 은고개로 불린다. 그늘진 고을로 표기되는 마을 이름의 원형이 무엇일까 궁금하다. 확실하게 추측되는 것은 음현리라는 표기는 한문으로 기록할 수 밖에 없었던 시기에 형성되었을 것이고, 음고개와 은고개가 먼저 사용되었을 것으로 '음현'은 차자표기일 것이다.
청고을 분지 속에서도 더 깊은 골짜기라서 어두운 골짜기라고 음고개라 불렸을 경우의 '음'과, 은고개의 '은'은 은(銀,隱)으로 생각되어 은빛 골짜기, 또는 숨은 골짜기에서 유래했을 경우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이 동네에는 다른지역으로 나가는 길목이 평지인 복골목쟁이 길 이외는 대부분 산고갯길을 이용해야 하였기 때문에 '고개'라는 마을 이름은 분명 선행적인 표기였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어둡고 그늘진 것을 말하는 '음(陰)' 보다는 선유골에서 볼 수 있듯이 신선들이 숨어 놀던 곳에서 유추할 수 있는 '은(隱)'에서 발생된 은고개가 원래의 옛 지명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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