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새앙쥐와 족제비 그리고 제비...

푸른나귀 2016. 7. 17. 22:49



도심지 주택가에서 이제는 사라졌을 것 같은 동물들이 몇일 사이로 눈에 띄었다.


큰길에서 집으로 향하는 좁은 길목으로 접어 들어 무심히 걷는데 무엇인가 작은 것이 멈추듯 

담벽을 스치며 조심히 움직이는 물체가 보였다.

몇 해 만에 도심지에서 본 새앙쥐였다.

이 골목엔 길고양이가 골목마다 영역을 차지하고 밤낮없이 경계를 서고 있는데도 대범하게도 

해도 지지 않은 밝은 대낮에 도심을 활보하다니 톰과제리에 나오는 영리한 세앙쥐인가 보다.

요즈음은 서울의 주택가에는 쥐들이 살 수 없을거라는- 보이지 않음을 없는 것으로 인식-편견을 

한 모양이다.


날씨가 더워 저녁 어스름할때 근린공원에 가서 한걸음 운동을 한다.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단지를 지나게 되는데 어둠속에 쏜살같이 도망가는 물체를 보았다.

매년 이따금 보아오던 족제비이다. 긴 꼬리를 쓸며 지나가는 모습이 진짜 번개와도 같아 보통사람은

무엇이 지나깠는지도 모른다.

이곳 주변은 녹지축이 멀리 떨어져 야생동물이 내려오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는데도 족제비가

살아 가고 있다.

쓰레기통을 뒤져 먹으면서 살기에는 부적합 할텐데 그래도 매년 그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니 

그 들의 생존 능력에 찬사를 보낸다.


농막에서도 보기 힘든 제비가 매년 우리 골목을 찾아 온다.

장마비가 그친 오후 전깃줄에 대여섯마리가 앉아 지지배배 우짖는다.

올해 태어난 새끼 제비에게 비행 훈련을 시키는가 보다. 옥상에 서서 한참이나 핸드폰 촬영을 시도 해 

보았지만 그저 작은 점으로만 표현될 뿐이다.

논밭위로 날아 다니며 온갖 해충들을 잡아 먹던 제비가 어찌해서 도심지로 와 힘겨운 환경에서 새끼들을

키우느라 고생 하는지 모를 일이다.


새앙쥐와 족제비 그리고 제비...

의식속에든 무의식속에든 그들은 늘 우리 주변에 살아가고 있다.

누구에게는 보이고 누구에게는 보이지 않으며 살아가는 개체들이 아니다.

모든 생물들이 인간들의 판단에 의하여 유익하고 해롭다는 이분법의 잣대를 들이대기 때문에 

그들이 어둡속으로 피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방제라는 개념도 인간의 편익에 의한 정당성 부여는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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