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관악산 둘레길을 생각했었다...
전번주 일요일 사당동 전철역에서 동무들과 10시에 만나 사브작 사브작 산책길에 들어섰다.
모든 길이 연주대를 향하여 뚫려 있는듯 많은 사람들이 휴일산행을 하느라 분주히 움직이지만
우리는 곁가지로 찢어진 산책길을 가벼운 마음으로 느긋하게 거닐며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갖는다.
언젠가 서울지역 관악산 등반에 올랐던 관음사에 들르니 벗꽃이 만발했던 그 기억이 샘솟는다.
계속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무당골의 거뭇한 동굴이 보인다...
그으름에 시커멓게 바위가 그을려 있고, 허연 페인트로 생시와 이름석자가 여기저기 새겨 있는
것을 보니 지금이라도 꽹가리 소리와 북소리로 촛불을 휘날리며 굿판을 벌리며 기도하는 무녀가
어디선가 나타날것 같은 환상에 잠시 빠져든다...
시간반의 산행길을 타다보니 강감찬 장군이 태어나신 낙성대에 도착한다.
박정희 시절 애국애족을 부르짖던 역사의식에 성역화 되어 깨끗히 단장되어 있지만 콘크리트
기둥에 시멘트로 뒤덮은 건물이 안스럽기도 하다.
장군의 그 위대함이 진정으로 불멸의 영광이 되어 비상할 수 - 장군의 동상처럼- 있었으면 한다.
낙성대를 뒤로하고 길건너편 능선이 굴참나무 숲으로 발길을 돌린다.
산길을 따라 걷다가 서울대 입구역에서 올라오는 버스길을 타고 관악산 입구에 다다른다..
간단한 요깃거리를 베낭에 채우고 등산로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오른쪽 샛길로 다시 접어들어
천주교 삼성산성지를 들러 암자부근에 자리잡고 늦은 점심으로 오후를 즐긴다...
사당역에서 호압사를 들러 석수역까지 여섯시간의 산행(12.7KM)이 조금은 무리일거라 생각하고
중간에 내리찢었을수도 있는데 다행히 동무와 노닥거리며 천천히 걸었더니 무리하지 않고 관악산
둘레길의 색다른 맛을 볼수가 있었다.
만보기에 찍힌 숫자가 21,448(15.3KM)을 가리킨다...
석수역에서 생맥주 한잔 들이키니 그 시원함이 이루 말할수 없었다...
'짧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꽃형제... (0) | 2015.04.20 |
---|---|
기억속의 흔적.... (0) | 2015.03.02 |
산책길(1).... (0) | 2015.02.09 |
청초42회 동창모임을 기다리며... (0) | 2014.10.24 |
베니스... (0) | 2014.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