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연습...

농삿일 연구...

푸른나귀 2012. 8. 31. 14:54

 

        내게는 오랜 꿈이었던 조그마한 텃밭 가꾸기를 올 오월부터 시작하였다.

        매년 우리집 옥상에 아이스박스에 흙담아 이런 저런 농식물들을 재미삼아 심어보고,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즐기며 연구를 하였는데 그 꿈을 흙심이 받는곳에 펼쳐 보기로 한것이다.

        주말마다 내려가 삽질에 호미질,제초작업에 농약살포까지 난생처음 하는일이 많았다.

        인터넷을 뒤지고, 여기저기 귀동냥을 하고 고향친구들의 조언을 받으면서 그까짓거 못하겠냐 싶어

        과감하게 단행을 하였는데...

        농어촌 후계자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고, 농삿일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몇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느끼게 한다...

 

        @하나

        오월달에 오이와 수박모종을 사다가 한고랑이에 심었는데...

        오이는 넝쿨이 올라타는 성질이 있기에 지지대를 세워주었는데, 꽃이피고 열매가 맺는게

        참외와  비슷하여 이상하다 생각하고 관찰해보니 오이묘종속에 참외가 꼽사리 껴져 있는

        것이었다.

        덕분에 오이도 맛보고, 참외도 맛 보았다.

        수박은 제법커지자 통통 두들겨보고 익었거니 하고 하나 따보았더니 속이 시푸르딩딩 하였다.

        해서 담주에 내려가 한통을 더 따서 시식을 하였는데 달기가 여느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달기가 

        비교할수 없을정도로 달았다.

        조금더 익으면 더 좋으리라 생각하고 아껴 두었다가 다음주에 내려가 수박을 따서 칼을 댓는데

        수박이 퍽하고 터지는게 아닌가???

        그 사이 수박이 곯아 터져 버린 것이었다..

 

        @두울

        땅콩을 심어놓고 잘자라기에 흡족하며 땅콩은 모래지질에 잘자란다는 주변사람들의 이야기에

        코웃음을 쳤었다.

        이제는 땅콩 뿌리에 땅콩이 주렁주렁 매달리겠거니 생각에 얼마나 흡족했는지 모른다.

        엊그제의 태풍으로 고춧대가 모두 쓰러져 어제는 그 비를 흠뻑 맞으며 마눌님과 고춧대를 세우고

        그 무성한 땅콩을 바라보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으며 아버님께 땅콩이 제법 잘 자라더라고 말씀 드렸더니 "땅콩줄기 뭍어

        줬냐??"고 하신다.

        "무슨 말씀이셔요??" 되물으니  아뿔싸!!!...

        땅콩은 뿌리로 번식하는게 아니라 줄기에 꽃이 맺히면 그곳에서 뿌리를 내려 땅콩이 된댄다.

        그것도 모르고 비닐로 덮어쒸어 땅콩을 심었으니...

 

        모르고 있으면 천하태평일텐데 알고나니 내 자신이 미련 곰탱이 같다고 자잭을 하게된다.

        수많은 착오가 내일의 현명한 농삿꾼으로 발전할 테지만  아쉽다...

        올해의 연습이 앞으로의 시행에 도움이 될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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