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연습...

멧돼지의 침공...

푸른나귀 2012. 9. 10. 20:14

 

 

 

 

휴~...

어머님 뒷동산에 마실 가신지 일년...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못찻아 뵙지만 그래도 이따금 찻아 뵌 편인데...

올초에 한식날을 비켜지나 내려 가보니 어머님의 유택 한켠이 무너져 내린것을 보고 가슴이 철렁 하였었다.

폭우에 씻겨 내려간것도 아니고, 누가 남의 묘에와서 해코지를 한것도 아니고, 이리저리 둘러 보아도 잔디를

뒤집어 놓은것이 수상하여 도대체 어찌 된일지 몰라 어머님이 꿈속에라도 나타나 당신집이 무너져 내렸다고

아들놈에게 현몽을 해 주지 않았슴을 원망도 하였다.

 

멧돼지들의 소행이었다.

평상시 상석밑에 괭이와 삽과 톱을 집안 후손들 누구라도 왔을때, 가족묘원의 손볼곳 있으면 사용 하라고

보관 하고 있었기에 천만 다행으로 마눌님과 둘이서 온종일 땀흘려 복원을 하였었다.

그 후 혹여나 또 다시 해코지를 하지 않으려나 해서 수시로 다녀 보았는데 바로 3주전에 다녀 갈때도 이상이

없어 이젠 떼도 잘자라서 덤벼들지 않는구나 하고 생각 했었다.

 

일요일날 벌초하러 집안식구들 모두 모여 선산에 들어서니...

전번 보다도 더 심하게 멧돼지들이 해코지를 해 놓았다.

한귀퉁이를 홰손시킨게 아니라 빙 둘러가면서 하단부를 뒤집어 놓은것이 완전 진흙 사우너를 하고 간것

같았다.

벌초는 집안식구들에게 맡기고, 삽과 괭이를 가지고 다시 복원을 하는데 또  한나절이 걸리고 말았다.

손에 몸에 흙이 범벅이 되고, 부족한 잔듸를 뗏장 채취하여 봉분을 다듬으니 온힘이 쏙 빠진다.

 

일을 끝내고 농막에 돌아와 곰곰히 생각해보니 언제 또 다시 일을 당할지 몰라 농작물 울타리쳤던 모기장을

걷어 가지고 올라가 봉분에 임시방편으로 덮어 주었다.

어둑한 선산에서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한참이나 서성이다가 상경길에 들어섰는데 마음이 무거웠다.

 

인터넷을 뒤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해를 당하지 않을까 묻기도 하였는데...

주변에 이렇게 산짐승들에게 피해를 본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관습대로 묘소 참배후 술한잔 부어 올리는 것도 멧돼지는 2KM 밖에서도 냄새를 감지하고 찻아 온댄다.

먹이가 부족할 때에는 뗏장밑에 서식하는 지렁이 및 벌레, 그리고 뿌리들을 먹으려고 콧등으로 흙을

파낸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무너진 무덤 뗏장 밑에는 지렁이들이 서식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었다.

그리고, 무덤을 쓴지 얼마 안되는 무덤이 쉽게 파 헤쳐진다는 것을 교묘히 알아채곤 한번 덤빈 무덤만

지속적으로 다녀 간다는 것이다.

우리 선산에도 여덟기의 무덤이 있는데 오직 어머님의 무덤만 해코지를 당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묘지앞에 움막 짓고 시묘살이 3년을 할수도 없는일...

조상님들께 술한잔 올리면 반드시 뿌리지 말고 음복으로 뱃속에 채우고 내려와야 되고,

지렁이나 벌레들이 서식하지 못하도록 농약(후라단)을 뿌려주고,

짐승들이 싫어하는 냄새를 풍기는 좀약(나프탈렌)을 곳곳에 비치를 해주고,

제일 좋은 방법은 짐승들이 다니지 못하게 울타리를 쳐 주라는 것이 여지껏 얻은 지식이다.

 

다음주에 내려가서 이것들을 시행해보고, 울타리는 비용이 많이 들것 같아 묘 둘레로 철근을 박고,

그물망 울타리를 쳐 주어야 할 것 같다...

 

 

 

 

 

 

 

'귀향연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석 연휴...  (0) 2012.10.03
오늘의 텃밭...  (0) 2012.09.24
농부의 아내연습...  (0) 2012.09.05
농삿일 연구...  (0) 2012.08.31
가을 수확...  (0) 2012.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