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명절 앞두고 텃밭에 다녀왔다...
2주전 심어 놓은 김장배추도 쥔장 없이도 쑥쑥 잘자라고, 들깨꽃이 이른아침 서리 맞은듯 하얗다...
끝물 가까운 고추를 따서 이장님댁 아주머니께 건조기에 부탁을 드리고, 고구마 줄기를 걷어 올리는데
지나가던 봉고 트럭이 빵빵 거린다.
은고개 용복이가 올 태풍으로 쓰러진 토종 소나무를 열자쯤의 길이로 재단한 통나무 세개를 싣고
우리 텃밭앞을 지나던 길이었나 보다.
잠시 들러 차 한잔 마시고 가라 했는데 바쁜 모양이다.
텃밭옆의 탐스럽게 벌어진 밤나무를 대충 털어서 마눌님에게 주워 모으라 하고, 차에 낫과 공구를
챙겨 선산으로 달려갔다.
멧돼지가 좀약(나프탈린) 냄새를 싫어 한다기에 패트병을 반으로 잘라내어 좀약을 그속에 매달아
엄니의 유택옆으로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잘 배치를 해 놓고 따뜻한 양지녘에 잠시 앉아
있으니 소릿골 영엽이가 홍성쯤에 내려 왔다고 연락이 온다.
서둘러 유택옆 벌초후에 자란 머윗대를 조금 채취하고, 으름을 채취하려던 것은 생략하였다.
텃밭에 도착하니 영엽이의 내외가 도착하여 차한잔 나누며 정년 퇴직후를 잠시 논의한다.
점심을 먹기전에 대천에 들러 롤케익이라도 몇개 사서 동네 어르신들에게 나눠줄려고 시내를
헤매고 있는데 지나가던 차가 또 빵빵 거린다.
어딜 다녀오는지 서울떡집 아저씨를 만나 도롯가에 차를 세우고 한참동안 이야길 나누다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주유소에 들러 오정에 채취한 알밤을 조금 나눠주고 텃밭에 오니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 있었다...
텃밭의 작은 마무리들을 하고선 장화를 벗으니 오후해가 서산으로 뉘엇해진다...
언젠가는 돌아 가리라던 내 자신과의 약속이 한걸음 다가 오는것을 느낀다.
처음 텃밭을 갈아 엎어 놓았을때 어떻게 무엇을 어찌해야할지 까마득하게 느껴졌었는데
휴일이고, 취미생활이고 많은 부분을 희생하며 일궈보니 농작물은 땀을 기억해주는 것은
틀림이 없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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