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길(路)...

푸른나귀 2011. 1. 3. 13:10

 

 

신정 연휴를 보내면서 인생길에 대하여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첫날은 뒷동산의 눈길을 걸으며 하얀 도화지 위에 찍히는 내 발자욱을 돌아서서 보며

발자욱 하나 하나에 자신의 육체와 정신의 무게가 실려 흔적을 내었지만 그 발자욱은

아무 말도 없이 내 현실 뒤에서 과거로의 뒷걸음일 뿐이었습니다.

하얀 도화지 위에는 내가 앞으로 나가야 할 경로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 경로는 내 정신속에서 움직이는 그 어떤 힘이 작용 하여 발자욱을 찍어 갈 뿐이고요...

두세시간 동안 설경속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뚜렷한 미래를 구상해보려 했지만 그곳엔

없었습니다.

 

다음날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용산엘 갔었습니다...

1200년전의 신라승 혜초가 법을 구하기위해 바다를 건너고, 사막을 건너고, 설산을넘으며

인생 모두를 거기에 쏟으면서도 돌아갈 수 없는 계림(경주)를 그리워 하는 글에 한참이나

멈춰 서 있었습니다.

 

        "내 고향은 하늘 끝 북쪽
         땅 한 모서리 서쪽은 남의 나라
         남천축 해 떠도 기러기 한 마리 없어
         누가 내 집으로 돌아가리..."

 

실크로드(비단길)...

고구려의 유민으로서 당나라 최고의 명장으로 서역정벌에 나섰던 고 선지 장군과의 이역만리

타향에서 신라명승과의 만남도 있었을 것이라 추측도 되것만 고증된것도 없으니 상상해 볼뿐

입니다.

동시대에 같은 길을 다른 목적으로 걸어간 그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을 감출

수가 없으니 참 과거로의 여행도 즐거움이라 할수 있겠죠???

 

수천년 전이나 시간의 흐름이 계속되는 지금이나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인간들의 군상을 보면

내게 주어진 인생의 길이라는 것도 언젠가는 과거로의 발자욱이되어 흔적없이 사라질 것이고

어쩌면 無로의 원위치로 돌아가는 것을 향상 인식해야 할거라 생각합니다...

"왕오천축국전"의 혜초의 힘있는 글씨체를 한참이나 바라보면서 성주사지 낭혜화상 백월탑비의

최치원의 글씨체(최치원의글씨는 아니지만)와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 되어지더군요...

 

한해를 맞이하면서 길을 찾으려 혼자만의 산책을 즐기었습니다.

언제든 인생길이라는 것은 혼자 외롭게 헤쳐 나가야할 명제일 뿐 누가 대신 가주어야 하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찾아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짧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비...  (0) 2011.04.07
RFID(전자태그)...  (0) 2011.01.10
스터디그룹에 보낸글...  (0) 2010.12.27
연말무념(年末無念)...  (0) 2010.12.27
주사(酒史)....  (0) 2010.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