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연말무념(年末無念)...

푸른나귀 2010. 12. 27. 13:59

 

 

 

엊그제 30년만에 찾아 왔다는 한파에 레깅스 스타킹에 목도리에 털모자까지 챙기고

제기동 깡통시장 골목에서 보초를 섰지만 온종일 바들바들 사시나무 떨듯이 떨었기에

휴일인 크리스마스 연휴엔 집에서 꼼짝않고 있었습니다...

 

골목길에서 서성거리며 그 추위에서도 높은곳에서 일하고 있는 작업자의 안스러움에

뭐라 할수도 없어 빨리 하루가 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보았지만 더더욱 늦게 지나가

는 시간을 맛 보았을 뿐입니다...

 

연휴동안 지나간 한해동안 무엇을 하였고, 다시 올 새해엔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볼 요량을 가졌었는데, 결국 어영부영 왜이리 시간이 훌쩍 흘러 버렸는지 시간의 흐름도

일정치 않다는데 생각이 멎어듭니다...

 

그러고보니 올초 한해를 맞이하면서 세웠던 생각들과 계획들이 휴지조각처럼 흩어져

버리고 다시금 미련과 아쉬움에 후회의  늪을 다시금 맛보게 됩니다.

그렇지만 인생의 중기적인 프로그램과 단기적인 계획마져도 세우지 않는다면 한 삶을

사는데 의지가지가 없어 삶의 의미가 줄어들겠지요...

 

나름 한해를 시작하면서 작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다보니 조금은 그에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물론 사회적, 경제적 불안 요인들이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나이들면서

새삼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몇년전만 하더라도 그래도 중서민층(중산층의 개념실존으로 중산층이란 표현을 못 쓰겠슴)

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는데 자식 두놈이 대학에 다니니 허리가 두동강이 나듯 버겁기도

하더라구요.

이런속에서 내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위한 투자는 점점 줄어 들었다는 것이 올 한해를

보내면서 느끼는 삶의 고단함 이었습니다...

 

그래도, 나 자신을 위한 투자와 계발을 위해 작은 노력이나마 기울여 보았다는데서 의미를

두어야 하겠네요...

언제 쓰여질지, 아니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지언정 미래의 내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언제라도 시작을 해야 할것입니다.

 

한해두해가 지나가면서 장기적으로 세웠던 인생경로를 다시금 조정하면서 내가 가야할

그 길로의 네비게이션이 제대로 도달될 수 있도록 스스로의 다짐을 확인해 봅니다.

내 죽어 어디에 흩어지든 그 흔적에 후회가 없기 위해서는 한해 한해를 아껴 가면서

살아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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