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딸내미의 여고졸업을 축하해주려 짧은 여행을 하였다.
학교에서의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마눌님과 아들,딸을 태우고 서해 바다로 향했다.
당진을 지나 만리포에 거의 다가서 '어은돌'이라는 작은 해수욕장 한적한 팬션에 자리를
잡고 오붓하게 하루를 보내고 올라왔다.
결혼하기 전에는 자식을 최소한 서넛두려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여 아들과 딸 둘만을
가지게 되었고, 딸에게도 형제의 우애를 가지라고 이름에 돌림자를 넣어주게 되었다.
이름의 뒷자리가 저울대형(衡)자를 쓰기 때문에 한문으로 보아선 사내놈의 이름 같지만
한글로 쓸적에는 '이 진형'이라 불러도 그리 여자이름으로 어색하지 않아 그렇게 작명하였다.
요즈음은 모두 둘이상을 낳지 않기때문에 사촌들이라도 자주 보지 않으면 남이라 할수있어
형제의 우애를 가지라고 여조카들에게 모두 돌림자를 쓰도록 유도하였고, 동생들과 사촌들도
흔쾌히 내뜻을 받아들여 우리집안은 돌림자를 모두 사용하게 되었다.
우리 부부는 자식들의 이름을 관탱이,진탱이라고 애칭으로 부른다.
"~탱이"라 부르는 이유는 아들넘이 초등학교 입학해서 처음으로 얻은 별명이었는데, 그것이
우리 부부에게도 자식넘들을 부를때의 애칭으로 고착이 된것이다.
만리포해변의 횟집에 자리를 잡고 어슴프레 깊어가는 바닷가를 바라보며 맥주와 소주잔을
부딪치면서 건배를 하다보니 아들놈과 내얼굴은 벌건한데 딸년은 아무렇지도 않다.
어디서 줏어 왔는지, 유전자 감식을 한번 해봐야 될것이라는 애비의 말에 모두들 파안대소를
한다.
시원한 갯바람을 쐬면서 하늘의 무수한 별을 보면서 불꽃놀이 축포를 쏘아대니 마냥 즐겁고
신나는 졸업파티가 된듯한 모양이었다.
숙소에 돌아와 해변에서 들리는 파돗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자리에 누워 자식들의 성장해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두 부부가 허리 빠지도록 자식들을 위해 뒷바라지 하는것에 힘들어 한것이
바로 서는것처럼 흐믓해 하며 마눌님의 얼굴을 바라본다.
듬직하게 커가는 아들놈과, 어여쁘게 커가는 딸년의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만은 부자가 된듯한
행복감에 젖어든다.
자식들의 앞날에 험난한 파도가 몰려온다 해도, 꿋꿋하게 헤쳐 나가며 아름다운 인생 꾸며가길
기원해 본다...
@ 딸래미 교실에서 아들넘과의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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