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어느 복서의 아쉬운 이별...

푸른나귀 2008. 1. 2. 21:21

 

        골목길 만화가게 흑백텔레비젼 앞에 쪼그리고 앉아 목이터져라 응원하던것이

        대부분 레슬링과 권투시합이었던 적이 있었다.

        누구나 김일이가 되고 싶어했고, 누구나 홍수환이가 되고 싶어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상업적으로 성공하여 돈방석에 앉을수 있는 프로경기도 많아지고

        고급성향의 운동경기도 누구나 어렵지않게 즐길수 있는 시절이되었기에

        춥고 배고프고 고달프며 돈이되지 않는 운동경기는 외면해 버리니 소위 헝그리

        정신이 실종되었다고 한탄하던것도 옛말이 되어버려 탓을 할수도 없을것이다.

 

        연말에 텔레비젼으로 비춰지는 최 요삼 선수의 들것으로 실려 나가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 했었는데, 활기찬 새해를 여는 오늘 뇌사판정으로 죽음을 맞이하였다는

        소식에 아쉬움이 왜 이리도 가슴속으로 밀려 오는것일까???

        서른다섯의 젊은 나이에 꺼져가는 우리나라 복싱역사의 명맥을 간신히 이어가고

        불사르려 애태우던 그의 정열을 뒤로하고 천상으로 올라가야 함을 누구의 탓으로

        돌려야 할까???

 

        챔피온으로써 웃음지은 생전의 모습을 보니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비록 나는 복싱이라곤 군시절 샌드백 몇번 쳐본일밖에 없지만, 어릴적 두주먹

        치켜올리며 하늘을 휘저었던 기억은 가지고 있었다.

 

        최 요삼 선수...

        그는 분명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의 힘이 되었습니다.

        최 요삼 복서...

        가는날까지 제몸 아낌없이 나누워주고 떠나가는 위대한 영웅이었습니다.

        최 요삼 후배님...

        당신은 진정한 세계 챔피온입니다...

 

        멀리서나마 응원하며 자랑스럽게 지켜보던 아쉬움에 한글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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