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김포에서의 미팅이 있어서 좀 일찍 강화대교를 건너왔다.
건축업도 이젠 서어비스업종에 가깝게들 변하였으니 그 틀을 벗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지만, 기술인의 자존심 상하게 하는 미팅에선 벌떡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치솟아 내면속의 그 무엇을 삭이기 위해 심호흡으로 가다듬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그 덕분에 저녁일찍 집으로 돌아올수 있었기에 오랫동안 미루웠던
하늘공원의 겨울채비를 할수있었다.
누렇게 시들어가고 있는 고추나무엔 붉은고추와 윤기빠진 푸른고추가 매달려 있고,
헝클어진 넝쿨의 야윈 나팔꽃 줄기,꽃호박 줄기,수세미 줄기들이 어지럽다.
과꽃,방앗잎이파리들도 누렇게 생명을 다하여 스산하게만 느껴진다.
오직 늦가을을 기다려온 국화들만이 제세상 만난듯 무거운 노란얼굴 숙이기도 하고,
꼿꼿히 하늘을 향해 보랏빛얼굴을 들이대기도 한다.
바가지에 푸른고추를 따 담고 붉은고추는 소쿠리에 담아 건조 시킬것이다.
고춧대를 꺽어 잘게 부러트려 한곳에 모아두고 고구마 줄기도 뜯어내어 둥글게
모으며 모든 꽃들의 시들은 몸체들을 다음해 거름으로 쓰기위해 잘게 썰었다.
화분과 큰다라이에 심었던 고구마를 캐내기위해 흙을 �K아내니 고구마줄기에
주렁주렁 매달려 나온다.
장미꽃 화분옆에 심은 고구마는 마치 마처럼 길게 아래로 향해 한자정도의 길이로
자란것을 보니 식물도 환경의 지배를 톡톡히 받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세숫대야로 가득 캐냈으니 하늘공원의 고구마농사는 대성공인것 같다.
화분들을 모두 엎어 흙을 섞은뒤 화분 맨밑에 그들자신의 시들은 몸체를 집어넣고
거름을 얹어 화분갈이를 해주니 밤이 깊어간다.
이젠 날이 더추워지면 많은 화분들을 옥탑방으로 들여놓아야 한다.
매년 익숙하게 똑같이 하는 일이지만 화분들여놓는 일이 여간 힘든일이 아니다.
그래도 화분속에 추운긴겨울이 지나고 봄이오면 새싹의 돋음을 보며
우리가족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때문에 물뿌리고 거름주고 돌보는 일에
정성을 다한다.
압력밥솥에서 스팀 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마눌님이 어제 수확한 고구마를 쪄준다고 하더니 그러는 모양이다.
촌스러움을 왜 고집하며 이러는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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