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안방 벽에는 마흔네해전 돌아가신 할아버님의 초상화와
일곱해전 세상을 뜨신 할머님의 사진이 다정하게 걸리어 후손들을 바라보고 계시다.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아랫갬발로 마실가실때 졸졸 따라다닌 기억만 편린으로
기억되어 질뿐이건만, 어른들에게 주어들은 이야기로만도 어떠하신 삶을 사셨는지
알수있고 할머님의 생은 내 생의 거지반을 함께 했으니 익히 안다고 자부할수있다.
벽에걸린 할아버지의 초상화는 내가 중학교 다닐적에 아버님이 도민증의 작은 사진을
확대하여 아버님이 직접 그리신 것이다.
아버님은 붓글씨,조각,그림등을 어려서부터 잘하셨기에 정말로 사진같이 할아버님의
초상화를 내가 보기에도 아주 잘 그리셨다.
그러하건만 그 자식은 중학교 미술시간에 교모 정물뎃생을 하여 교단에서 심사를 받던중
미술선생으로부터 강아지눈으로 보고 그린것 같다는 충격적인 평가를 들어야 했다.
환갑이 채 못되어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초상화가 우리집 벽에 걸려있는지가
서른해가 넘는데 사진을 들여다 보며 점점 나를 닮아가고 있슴을 나나 내 가족들은
할아버님의 제삿날이 오면 더욱 느끼게 한다.
머리가 벗겨지는 모습도 그렇다.
눈가와 이마의 주름살도 어쩜 그렇게 닮아 가는지???
어른들의 말씀으로는 마음과 성격 또한 그렇단다.
내일 저녘이 할아버님의 기고일이기에
오늘 집으로 돌아와 어머님의 침대를 정리하고 목욕을 시켜 드렸다.
동생네와 작은집 그리고 아버님 당숙집안 식구들이 모두 모이면
그들에게 혹은 그들의 자식들에게 어머님의 추한부분을 가리기위해
옷도 갈아 입히고 이불도 갈아 드렸다.
가슴이 비어있는듯할때 고향 선영에 무작정 달려가 담배 한대 피우고
두분의 묘소에 말없는 넋두리를 하고 올라올수 있는것도
두분의 사진이 늘 우리가족을 바라보며 어떤 힘을 실어준다는
무언의 의지가 있기 때문일거다.
지금도 날 바라보는 모습이 내가 내 모습을 바라보는듯한 착각을 느낀다...
2006.05.19.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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