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겨울과 별과 스러진 젊음...

푸른나귀 2007. 6. 17. 18:29



    광화문의 우측 경복궁 돌담장을 돌아 삼청동쪽으로 꺽어 거닐면
    고풍스런 가을길을 걸을수 있었습니다.
    고궁을 들어갈수 있는 출입문이 있으며, 불란서문화원이 자리하여
    파리의 영화를 한편 볼수도 있었고, 조용한 카페에서 향긋한 커피
    내음도 맡을수 있었으며 줄곧 오르다보면 삼청공원의 한적한
    약수터에까지 산책을 즐길수도 있었습니다.



    젊은시절...
    세번의 겨울을 그곳에서 지내며 인왕산 골바람에 몸뚱아리를 움추리고
    서울의 한복판에 떠 있는 작은 섬에서의 생활이 있었습니다.
    경복궁앞 하얀건물 울타리 주변을 서성이며 인적이 드물어지는 밤이
    시작되면 젊은이는 총구끝에 걸쳐 바라보이는 오리온 별자리와의
    대화가 시작됩니다.



    오리온 별자리는...
    그리이스 신화에서 미남 사냔꾼으로 사랑때문에 눈이 멀게되고, 사랑때문에
    전갈에 쫓기여 아르테메스의 화살에 숨을 거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로
    그 넋을 옮겨 오리온 별자리가 되었다 합니다.
    젊은이는 네 귀퉁이에 기둥을 세워 울타리를 만들고 세 아들딸 낳아(삼태성)
    행복한 가정을 꾸려 나가는 꿈을 그 별자리에서 그려 보았습니다.



    젊은시절 세번의 오리온 자리와 만남중에...
    마지막 만남후에 그 꿈이 사라진뒤 내게서도 오리온 자리가 멀어졌습니다.
    그 꿈이 사라졌어도 내겐 울타리가 만들어졌고, 삼태성은 못되어도
    두태성으로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훗날인 지금은...
    젊은시절 오리온별과의 약속했던 그녀와의 인연을 멀리 하늘로 보내곤
    이제는 겨울철 오리온 별자리를 떳떳하게 우러러 볼수있슴을 알기에
    겨울바람이 불어오면 밤하늘을 자주 바라봅니다.
    겨울과 별과 스러진 젊은날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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