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탈고)

밤비

푸른나귀 2021. 10. 18. 19:39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꿈결 속에 헤매다 뒤척거린다.

 

언뜻 지나간 청춘이 언제였는지

매듭을 이어가는 한줄기 인생을

오늘도

빗소리에 놀라 다시 이어간다.

 

가느다란 거미줄에

바동대며 탈출하려는 잠자리와

명주실 뽑아내며 옭아매려는 거미가

끈을 놓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거미줄 같은 삶의 이어감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잊으며 살아간다.

 

다시 잠들기 어려운

밤의 전령이

창문을 서성이며

줄다리기를 조르고 있는 중이다.

 

 

 * 작가와 문학 20호(2021.10) 기고 작

 

 

'서정시(탈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설극장  (0) 2021.10.18
그리움  (0) 2020.11.09
사금파리  (0) 2020.11.09
탈출  (0) 2017.02.03
설국  (0) 2017.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