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렸을적에...

童心 이야기(1)...

푸른나귀 2010. 11. 6. 14:32

 

 

측백나무 열매를 아시나요???...

 

대나무 토막을 칼로 쪼개어 한뼘정도 길이의 편편한 조각을 만들고 가운데에 구멍을 냅니다.

양쪽 가장자리에 칼집을 내어 고무줄을 엮으면 훌륭한 활이 되고, 구멍에 맞는 화살 꼬챙이

또한 대나무 조각을 다듬고 문질러서 활구멍을 부드럽게 통과할수 있도록 만듭니다.

측백나무 열매를 화살 끝에 고정시키고 화살을 당기면 고무줄의 장력으로 열매가 날아가는

이치인데 한번 얼굴에라도 맞으면 꽤나 따끔합니다.

 

예전엔 측백나무와 탱자나무가 울타리 조경수로 한창 인기가 있었는데, 요즈음은 대체로

쥐똥나무나 개나리등의 조경수로 대체되어 심겨집니다.

이는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 쇠울타리를 설치하고 그 사이를 메꾸는 역활을 조경수가

하기 때문이라 할수 있겠지요. 

측백나무 울타리리의 개구멍 맛을 느낄수 없는 단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비극이라

고도 볼수 있겠네요.

 

우리가 청고을에서 코흘리며 운동장을 뛰놀적에 꼭 이 개구멍을 통해 등하교하는 동무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대부분 내현리,음현리 아이들이었지요.

신작로에 난 정문과 시장통으로 난 후문을 통하자면 한참이나 돌아서 들고나야 하기때문에

측백나무 울타리를 넘는게 한참이나 수월 했을 겁니다.

 

순진하고 착실한 나는 딱 두번만 개구멍 통과를 해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한번은 자연시간에 붕어 해부에 사용할 붕어를 잡으러 논두렁으로 나갔던 기억이 있는데

그땐 수로에 피라미,붕어,미꾸라지들이 꽤나 많이 살았던것 같군요.

또 한번은 어느해인지 이때쯤 크리스마스 츄리를 만든다고 시장 뒷산으로 소나무 미끈한

것으로 잘라 오라던 선생님의 말씀으로 그 개구멍을 넘어 보았습니다.

아마 피리 급장으로 불리던 때 였겠지요...

 

문득 견적작업을 하다가 조경공사의 나무 수종을 체크하면서 측백나무 이름이 보이길래

주저리 주저리 생각의 늪에 잠깐 빠져 보았습니다.

청고을 측백나무 울타리속에 함께 뛰놀며 유년시절을 보냈다는 공통의 의식들이 표현은

못해도 마음속엔 담겨져 있을겁니다.

 

가을단풍을 바라보며 함께 측백나무 울타리안으로 들어가보시지 않으렵니까???

그곳엔 동심의 추억이 있습니다.

그곳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살아있습니다.

도토리 키재기인 삶의 버거움은 떨쳐버리고 성주산으로 갑시다.

Anytime, Anything, Anywhere...

(어느때 무엇이든 언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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