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글

"고전소설속 역사여행" 신병주, 노대환저

푸른나귀 2007. 11. 5. 22:22

 

3년전 강화땅에에서 삽들고 일할적에 짬짬이 읽었던 미쳐야 미친다(不狂不及;정민 저)란

책을 몇번씩이나 탐독을 하면서 조선시대를 살아간 지식인들의 내면적 세계를 흠미하였다.

망치들고 일하려고 다시 강화섬에 들어와 우연히 한 서점에 들렀다가 눈에 띄인 이책은

우리가 이야기로 들으며, 혹은 책으로 보면서 익히 알고있는 고전소설을 통해 그 시대의

사회현상및 선인들의 삶의 형태를 ?아보려고 노력한 흔적을 보며 저자의 연구노력에

갈채를 보낸다.

 

가을추수가 끝나고 농한기를 벗어나던 요즈음의 어린시절에, 돌아가신 할머니는 주섬주섬

참기름병이나 농산물중 귀한것을 작은자루에 담고서는 꼬매고, 붙였어도 너덜거리는

이야기책을 보자기에 소중히 싸가지고는 손주손잡고 안골동네 사돈댁으로 달려 가셨다.

외할머니는 이때쯤이면 사돈댁이 달려올것이라 알고 있었던것을 이제사 알수있지만 그땐

외갓집에 간다는 즐거움뿐 이었으리라.

 

안골동네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이 외갓집 안방에서 화롯불을 가운데하고 빙 둘러앉아

희미한 등잔불의 심지를 돋우며 이야기책을 읽어가며 두런두런 그 소설속으로 모두들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장화홍련전,심청전,구운몽,전우치전,박씨전,홍길동전,어사 박문수전..."

그옆에 누워 잠결에 들리는듯 마는듯 어린 나도 그속에 파뭍이었었다.

비록 책들이 다 헤어지고 누더기가 된듯싶어도 할머니는 그책을 오랫동안 가지고 계셨다.

손때뭍은 이야기책 일부가 내 동생에게 아직도 남아있지만 그역사를 동생은 모를것이다.

일제시대때 발간된 활자판 이야기책들은 우리가 익숙하지 못한 고어체로 나중에 고문을

배우고서야 일제시대까지도 조선시대 쓰이던 말씨가 살아 있었다는것을 느꼈다.

조선시대의 글을 보노라면 아직도 할머니들께서 읽어내리던 그 음율을 기억하게 된다.

 

주로 옛소설에는 권선징악,억불숭유,서얼차대,남존여비의 추세에대한 순응및 항거에

기술하였다.

그 시대의 기존기득세력에 대한 항거의 울분을 터트리며 현실에서 이루지못하는 것을

이상세계에서 이룩하고 싶어하는 이상향을 갈구하는 그런 사회현상을 엿볼수도 있다.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

생육신의 한사람 김시습이 그시대의 주류속에 들지못하고 세상을 등지고 전국으로

돌아다니면서 그가 원하는 세상을 소설속에 은연중 내비치었고,

허균의 홍길동전은 그 시대의 부정부패와 신분차별이 엄격한 성리학 중심의 사회반항

아적 기질응 소설속의 주인공으로 하여금 개혁사상을 전파하게 한다.

 

그시대를 이해하려면 그시대의 사람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도 분명 현재의 기존질서에 반항하며 눈으로 보이는 부정부패와

정경유착, 빈부의 격심한 차이등으로 인한 대중들의 정체성 심화로 수 많은 갈등으로

얼룩이 지는데 이것은 오백년전 조선시대와도 마치 흡사하다.

"온고이지신"

옛것을 알면 새로운것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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