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글

목동 아줌마에게 보내는 편지...

푸른나귀 2007. 6. 24. 18:13


         순우의 아파트와 내 주택간의 거리가 한1Km정도 떨어져 위치하고 있다.
         이따금 저녘나절에 산책삼아 강아지 데리고 아파트주변 길로 마눌님 마중하려
         걸어가면서도 힐끔거리며 운동나온 아줌씨들을 바라본다.
         까치산행 전절을 타면서도 주변을 돌아보는 습관이 들었고,
         시장통이나 주변 길거리를 지날때에도 지나치는 여인들의 모습에 눈이 간다.



         하지만 한번도 순우를 우연히 마주친적이 없다.
         삼십년 넘게 이곳에 살면서도 동창이 이곳에 살고 있다는것을 전혀 모르고
         살아왔으니 어찌보면 무심한 내 세월이었던것 같다.
         동창회를 참석하면서 동창들의 연락처를 받아보니 양천구에도 몇명의 친구들이
         살고 있음을 알았어도 적극적으로 연락할 용기가 없었다.
         이름과 얼굴과 어린시절의 매치가 어려웠기 때문일것이고, 그들을 만나도 공통의
         이야깃거리를 어떻게 �O을수 있을런지 모를 두려움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한 두어번의 모임으로 같은 방향의 집이라서 걸어가면서 이야기를 주고받고
         순우도 오랫동안 이곳에 삶의 터전을 잡고 살아왔슴을 알게 되었다.
         이따금 전화라도 해서 주변의 공원에서 만나 이야기도 하고 싶고, 시원한 캔맥주
         한깡이라도 같이 하고픈 마음도 있었지만 마음으로만 끝난 일이었다.
         그녀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멀리서 추측하고 기원해줄 뿐이었다.



         전에 지은 광명의 학교건물이 비가 누수된다는 연락이 왔길래 작업자를 데리고
         광명중학교의 뜨겁게 내리쬐는 옥상에서 땀흘리며 일을 마치고 시원한 생맥주 생각에
         광명에사는 은주에게 연락하고,서울에 와있는 영헌이에게 연락하여 Ok싸인을
         받았었는데 부고연락을 받고 방향을 선회하였다.
         평촌으로 가는 전철속에서도 동무와의 이야기는 주변사람 아랑하지 않는 개구장이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희끄무레한 머리카락에 잔주름진 얼굴로 승객들에게 방해가 되었을텐데...



         순우 아버님의 편안한 여행을 기원하면서 조문을 마치고,
         동무들과 둘러앉아 소주한잔에 얼굴 붉히면서 즐거운 이야기꽃을 나눈것도
         그만하면 장수하셨다는 마음과 별로 오랫동안 앓지않고 가셨다는 호상이었기
         때문일것이다.



         더운날씨이지만 고향 양조장뒷편 선영으로 지금쯤이면 안착 하셨으리라...
         순우가 고생 많이 하셨을텐데 위로의 글을 보내면서,
         희끗해진 머리카락 휘날리며 우리 한번 목동아파트 공원에서 캔맥주 뚜껑
         따는 소리 들어 보세나!!!...
         1Km라는 거리가 이렇게나 멀어서야 원~~!!!...



                             2006.08.13.Sun.

'편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밤에 쓰는 편지...  (0) 2007.11.20
하늘공원에서의 가을 편지...  (0) 2007.06.24
금호산 산신령님께 기원하는 글...  (0) 2007.06.24
친구**에게 보내는 글...  (0) 2007.06.24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  (0) 2007.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