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신라가 한반도를 통합한 이후 불교계는 원효와 의상대사로 대표되는 교종이 왕족과 권력층에 의해 발전을 해왔다. 교종(敎宗)은 법상종, 화엄종, 삼론종 등으로 나뉠 수 있는데 형식과 교리, 경전을 중시하는 종파이다. 한편 선종(禪宗)은 교리, 경전 보다 구체적인 실천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을 중시하는 종파로 신라의 후기인 9세기에 당나라에 유학 온 구법승려들에 의해 호족들의 지원을 받아 융성해진 종파이다.
중원의 오악(五岳) 중 중악(中岳)에 해당하는 숭산(崇山)의 산자락에 둥지를 튼 소림사는 북위시대에 세워진 절로, 527년 달마대사가 주지로 부임하면서 수년간 면벽 수행으로 깨달음을 얻어 선종의 초조(初祖)가 되었다. 면벽수행을 하느라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수행자들이 많아지자 달마는 동물의 움직임을 보면서 무술을 만들어내 승려들에게 가르치게 된 것이 소림무술의 기원이 되었다고 한다. 이세민이 당나라를 세울 때 소림사 승려들의 도움을 받아 살생계를 풀고 육식과 음주을 허용하였다고 한다.
소림사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우선 탑림으로 올라가 답사하고, 걸어내려 오면서 소림사를 방문하기로 하였다. 탑림(塔林)은 승탑이 너무 많아 숲을 이루었다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스님의 사리를 묻은 부도이다. 우리나라의 부도가 대부분 돌로 만든 항아리형 탑으로 조성한데 반해 이곳은 거의 벽돌을 쌓아 만든 전탑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글로 소개된 안내판이 경내에 비치되어 있어 이해를 높이는데 유용하였다. 탑림의 부지면적이 14.000여m2이며, 당에서 청에 이르기까지 모두 248개의 불탑이 남아있다고 한다.
개울을 따라 조금 내려오니 향나무가 무성한 절 입구가 나온다. 절입구가 일주문이 아니라 우스꽝스런 해태가 지키는 전각으로 되어있는데 경내로 들어서기가 무섭게 진한 향내가 코를 찌른다. 가사를 입은 승려가 몇 분 보이는데 이렇게 큰 절에 목탁소리와 경 읽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도교사원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향에 불을 피우고 기도하는 모습이 도교사원에서 보았던 모습과 똑 같다. 대웅전에 들어가 삼존불께 예를 표하려 하니 마루바닥이 아니라 작은 방석만 깔려있어 엉거주춤하게 삼배를 드렸다. 내 생전에 위안화로 불전함에 투입해보는 보시를 행하였다.
문화혁명 당시 폐허가 되다시피 했던 소림사가 복원이 되고 활력을 찾게 된 것이 근래의 일이다. 경내에 무술을 가르키는 학교가 세워지고, 무술영화가 만들어지고, 관광객들이 모이면서 부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정권을 거머쥔 권력자들이 어디까지 허용할 것이며, 국민들은 어디까지 요구할 것인지 자못 궁금함을 느끼며 무술학교 운동장에서 장난스럽게 쿵후를 연습하는 학생들을 바라보았다.
@ 소림사 입구 광장
@ 중국 최대의 묘탑군인 탑림
@ 다양한 형태의 탑이 조성된 탑림
@ 소림사 입구
@ 선종의 제1대 조 달마대사가 후학들을 양성한 소림사
@ 소림사 대웅전
@ 대웅전 내 삼존불
@ 대웅전 누대에 형상화 된 용머리와 두꺼비상이 우스꽝스럽다.
@ 달마대사의 적삼이 방문객들의 손기름으로 진하게 배어있다.
@ 소림 무술 연마로 바닥이 푹 꺼져있다.
@ 종루와 고루가 설치된 건물
@ 절 입구에 소림무술을 배우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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