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외 유적지 탐방

제42편 ; 상림원 최치원 신도비(함양 1)

푸른나귀 2023. 9. 22. 18:53

1. 들어가며

   

  함양 산삼 축제(9.7~9.12)는 그 기원을 신라시대 최치원이 중국 당나라와 왕래하면서 산삼을 무역 거래품목으로 하던 것을 기원으로 삼고 고운 선생을 산삼의 신으로 추앙하고 있다고 한다. 축제장을 벗어나 상림원에 위치한  ‘문창후최선생신도비(文昌候崔先生神道碑)'를 답사하였다.  이 비는 1923년에 세운 것으로, 신라 진성여왕 때 천령군(현 함양군) 태수로 부임한 고운 최치원이 지리산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위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제방을 쌓고,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여 홍수로부터 백성들을 보호하였다는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신도비 옆으로 근래에 세운듯한 사운정(思雲亭)이란 정자가 고운 선생을 사모하는 함양군민의 마음이 되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불타는 듯한 꽃무릇의 만개가 산책길을 같이하고뿌리가 다른 두 나무가 몸통이 합쳐진연리목 두 그루가 오랜 세월 이 땅을 보듬고 사는 이들을 축복하는 듯 서 있는 모습을 보며 함화루(咸化樓)로 발길을 옮긴다.

 함화루는 전면 4측면 3칸으로 된 2층 누각으로 원래 함양 읍성의 남문이었다는데 일제강점기 개발로 강제철거되어 사라질 형편이었으나 1932년 지역민들에 의해 이곳으로 옮겨서 재건하였다고 한다원래 성의 문루였던 것을 이곳으로 옮기면서 많은 변형이 생겨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다고 하지만그래도 지역민에 의해 그렇게라도 존속할 수 있었다는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아래층 기둥을 보면 뒤틀리고 굽은 싸리나무를 사용한 것인지 소박하면서도 수수한 모양과 위층 누각의 하중을 모두 담아내는 견고성이 돋보인다.

 

 

2. 참고자료

 

  1) 문창후최선생신도비(文昌候崔先生神道碑)       

        @ 위치 ; 함양군 함양읍 운림리 356       

        @ 지정 ; 경남 문화재자료 제75호       

           이 비석은 신라 진성여왕(887~897) 때 천령군(현 함양군) 태수였던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23년 그 종가의 문중에서 세운 것이다. 최치원의 자(字)는 고운 또는 해운(海雲), 시호(諡號)는 문창(文昌)이다. 그는 당나라에 유학하여 빈공과(賓貢科)에 급제하였으며 뛰어난 문장으로 널리 이름을 알렸다. 신라로 돌아온 뒤에는 태산현(현 정읍시), 부성현(현 서산시), 천령현(현 함양군) 등의 태수를 지냈는데 당시 국정의 문란함에 실망하여 마지막에는 가야산 해인사에 은거하다 종적을 감추었다고 한다. 비석에는 최치원의 양력과 저작물 등이 기록되어 있으며 '함양을 다스릴 때 벌하지 않아도 화합이 잘 되었으며 손수 나무를 심었다.'라고 하여 민심을 바르게 하고 홍수를 막기위해 둑을 쌓고 상림 숲을 조성한 일 등이 당시의 군민들에게 높이 칭송 받았음을 기록하고 있다. (현장 안내판 발췌)

 

 2) 함양 함화루(咸陽 咸化樓)     

       @ 위치 ; 함양군 함양읍 운림리 349-1     

       @ 지정 ; 경남 유형문화재 제258호     

         원래 이 누각은 조선시대 함양읍성의 남문이었다. 일제 시대에 도시계획이라는 명목으로 총독부에서 강제로 철거하라고 하자 1932년 함양고적보존회의 대표 노덕영(盧德泳) 선생이 사재를 들여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 본래의 명칭은 남문에서 지리산이 보이기 때문에 망악루(望嶽樓)라 하였는데, 옮기면서 이름도 함화루(咸化樓)로 고쳤다고 한다. 원래 성의 문루(門樓)였음을 짐작할 뿐이다. 본래 함양 읍성에는 동쪽에 제운루(齊雲樓), 서쪽에 청상루(淸商樓), 남쪽에 망악루 등 삼문(三門)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 문만 남아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2층 누각으로 홑처마 팔작지붕에 별다른 장식을 사용하지 않은 소박한 누각이다. 주춧돌(礎石) 위에 자연 그대로의 굽고 둥근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마루를 깔고 둘레에 닭벼슬 모양의 난간(鷄子欄干)을 돌렸다. 영남의 대 유학자 김종직(金宗直)은 함화루의 옛 이름인 '망악루'를 주제로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작년 내 발자취가 저 묏부리 더렵혔거니/ 망악루 올라서 다시 보니 무안하구나/ 산신령도 (내가) 다시 더럽힐까 두려워하여/ 흰구름 시켜 곧 문을 굳게 닫는구나" (현장 안내판 발췌)

 

  

   @ 최치원 선생 신도비 정면

   @ 최치원 선생 신도비 측면

   @ 최치원 선생에게 감사한 마음을 기리는 정자 '사운정(思雲亭)'

   @ 함양읍성의 남문을 옮겨 건축한 함화루(咸化樓)

   @ 누대의 기둥 초석이 침수지역인데도 낮다. 휘어진 기둥 그대로를 사용한 이유가 뭘까?

   @ 상림원 산책길 옆에 서 있는 연리목

   @ 산책길 옆 화단에 붉게 타오르는 꽃무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