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북쪽땅을 장기집권하던 독재자가 사망하던 날(1993.07.08), 서울은 라면과 생수가 파동이 날 정도로 혼란에 휩쌓였었다. 신혼초임에도 불구하고 백령도로 출장을 와 서너 달 근무 중이었는데, 마눌님은 돈도 필요없으니 빨리 들어오라며,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자며 전화기에 불똥이 떨어진 듯 애원하였었다. 지금은 장성하여 그 시절의 아들처럼 손주를 키우고 있는 아들내외를 바라보면 격세지감이 든다.
꼭 30년 전의 일이며, 한 번 그곳에 다녀오리라 마음을 먹고 연안부두에서 대기도 하여 보았지만 날씨 탓에 불발로 끝나길 수 차례 였다. 이번에 답사할 기회가 다시 생겨 불안한 마음을 한켠에 두고 연안부두에 도착하였는데 다행히 순조로운 답사길이 열리게 되었다.
30 년을 지내며 이따금 눈에 선한 백령도의 풍광은 ...두무진의 기암괴석 위로 피었던 해당화와, 콩돌해안의 자그락거리며 파도에 무지개색을 띠던 자갈들, 차를 몰고 신나게 달리던 사곳 천연비행장, 연화리와 중화동, 진촌의 술집들, 험난한 파돗길에 보이던 대청도 모래사막과 풀등, 그리고 가깝게만 보이던 북녘 땅, 해무에 한치 앞도 가누기 힘들던 땅...으로 한때는 꿈에도 보일 정도로 친숙 했었기에 이번 답사가 감회스럽다.
두무진은 해병대 사령부가 있는 북포리에서 꼬불탕 비포장길을 흙먼지 날리며 사륜구동 차량에 몸을 실어야 갈 수 있었던 곳이다. 까나리 액젓을 담느라 비릿한 냄새가 포구를 덮었고, 붉은 액젓통들이 즐비하게 보관된 모습으로 기억되는 두무진이다. 바다의 산삼이라는 해삼 중에 하얀색을 띠는 백삼도 많이 나왔었고, 항구에서도 물속을 기어다니는 해삼을 볼 수 있었으며, 낙싯대를 드리우면 손바닥만한 물고기들이 손맛을 보여주기도 하였었다.
지금은 포장이 잘 된 두무진로와 연화리에서 넘어가는 길이 새로 뚫려져 있었다. 두무진 포구도 새로 확장이 되어 모습이 변하였고, 험난하여 육지쪽에선 구경하기가 힘들던 기암들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데크길을 조성하여 놓았다.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이곳은 약 10억년 전에 퇴적으로 쌓였던 모래와 흙들이 사암이 되고,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변성암인 규암으로 변하여 융기된 후에 파도에 의한 해식과 바람에 의한 풍화작용으로 이러한 환경을 만들었기에, 2019년도에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되었다고 한다. 국내에는 13개의 국가지질공원이 운영 중인데,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와 청송, 무등산, 한탄강 유역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록되어 있는바, 이곳도 세계지질공원으로 한발 돋움하여 많은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관광 명소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앞으로 담수호 주변에 비행장이 설치될 예정이라고 하니, 지리적인 불편이 사라지고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는 관광의 섬이 되리라 믿어본다.
2. 참고자료
* 지정 ; 명승 제8호
* 위치 ;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 연화리
백령도의 최북단 해안에 위치하는 두무진은 인천에서 북서 방향으로 228.8km, 황해도 서쪽 끝인 장산곶과 불과 12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장군머리와 같은 형상이라 두무진(頭武津)이라고 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두무진은 수억년 동안 파도에 의해 이루어진 병풍같이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과 가지각색의 기암괴석이 솟아 있어 동해의 금강산 만물상과 비슷하여 일명 해금강이라고 불리고 있다.(비경길 입구 현장 안내판 발췌)
두무진은 그 형태가 장군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듯한 모습이라 하여 두무진이라 불리고 있다. 두무진은 약 10억년 전에 생성되었는데, 이 때 쌓인 모래들이 굳어져 사암이 되었고, 이후 더 강한 열과 압력에 의하여 구어져 규암이 되었다. 보통 퇴적 당시에 만들어지는 퇴적 구조들은 열과 압력에 의해 사라지기 마련이나, 두무진은 퇴적구조를 그대로 보전하고 있어 10억년 전의 환경을 유추할 수 있도록 해준다.(통일기념비 앞 현장 안내판 발췌)
@ 두무진 항에서 바라본 항구와 방파제
@ 비경길에 들어서는 초입 데크 길
@ 육상에서 두무진의 비경을 조망할 수 있는 비경길의 기암괴석(선대암)
@ 동해바다처럼 맑은 바닷물과 어우러진 해식과 풍화에 의한 풍경
@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 된 백령도와 소청도의 풍광은 해외 지질공원 못지 않다.(형제 바위)
@ 군데 군데 낙석에 의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가파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퇴적암이 시루떡처럼 켜켜히 쌓여 오묘한 형상을 자아내 전설을 잉태해 낸다.
@ 서로 껴안은 듯한 형제 바위
@ 되돌아 나오는 길에 바라본 두무진 항과 좌측으로 희미하게 북한땅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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