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보통사람들은 충청도에서 전라도로 어청도(於靑島)가 행정구역이 바뀐 것을 금산군과의 빅딜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어청도가 충청수영의 관할의 홍주목에서 1901년 오천군으로 이전이 되고, 1914년에 전라북도 옥구(현 군산)로 이전된 것이며, 금산이 충청도로 행정구역이 바뀐 것은 한참 후인 1963년의 일이니 전혀 빅딜과는 상관이 없다.
군산은 일제강점기에 한반도에서 생산되는 곡류와 광물, 수산물 등의 일본 반출을 위한 수탈기지로 발전을 거듭하는데, 어청도는 지형이 U자형으로 깊숙한 항구를 가지고 있어, 일본인들에 의해 고래를 포획하는 전진기지로 이용되며 군산과 가깝기에 일본인에 의해 행정편의를 위하여 충청권에서 전북권으로 행정구역을 바꾼 것이다.
전라도쪽에서 생산된 곡물을 운반하던 조운선을 운용하던 조선시대에는 어청도와 외연도, 삽시도는 충청수영의 관할하에 놓여있었기에 이곳의 섬주민들의 풍습과 전통은 양 도서가 흡사하다.
외연도와 어청도는 불과 14km 정도 떨어져 있어 맑은 날에는 지척으로 보인다. 하지만 행정구역이 달라 여객선의 출발지가 외연도는 보령에서, 어청도는 군산에서 하기에 두 섬간의 교류는 여객선을 이용할 수가 없고, 개인 어선을 이용하는 형편이다. 앞으로 방문객이 증대되어 양 도서간의 원활한 교류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가져본다.
어청도를 한바퀴 돌아볼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는 4개의 둘레길을 만들어 관광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하루나 이틀을 묵으면서 여유롭게 돌아볼 수도 있지만, 당일코스로 답사를 기획한 우리는 당산(해발198m)에 위치한 봉수대를 경유하는 4코스(전횡장군 길)에 접어들었다. 제법 가파른 능선길을 올라타자 조릿대 숲이 이어지고 해무 속에 언뜻언뜻 내비치는 마을과 짙푸른 바다를 감상할 기회가 생긴다. 봉수대를 거쳐 내리막길에 들어서 팔각정 쉼터에서 1코스(등대길)의 내리막 길을 내려가자 예쁘장한 등대가 푸른 초원 위에 펼쳐진 듯 바다를 배경으로 우뚝하다. 돌담 너머로 해식에 의한 바위들이 기교하게 보인다. 다시 팔각정 쉼터로 되돌아 나와 3코스(안산넘길)로 접어드니 공치산(해발115.9m)의 능선이 좌우로 바다를 품고 이어져 있다. 해막넘 쉼터를 지나 내리막길에 접어들면 안개 속으로 한반도 북부 지형을 닮은 안산(해발106.6m)의 모습이 마냥 신기하다. 목넘 쉼터에 다가서니 좌측으로 해식애가 발달되어 바위의 모습과 바다가 참 잘어울린다. 목넘이는 풍수를 보강하기 위해서 섬사람들이 목부분에 해당하는 위치에 흙담을 쌓았다고 한다. 자연의 능선이 아니라 인공으로 쌓은 듯한 둔덕이 엿보인다. 동방파제로 향하는 3코스의 길을 버리고 2코스(해안 산책길)에 접어들었다. 목재 데크로 설치된 산책길은 세월이 많이 흘러서인지 안전성이 조금 걱정되는 곳도 있었다. 농배라고 불리는 내항의 섬은 마치 도담삼봉처럼 봉우리 모습이 많이 닮았다. 농배에서 선착장을 향해 가는 산책길 옆으로 해당화의 붉은 꽃이 수줍은 듯 얼굴을 내밀며 갯벌이 발달한 육지의 해안보다 물이 참 맑다.
마을로 나와 사랑나무가 있는 어청도 초등학교와 전횡장군을 모시는 치동묘를 관람하고 군산행 페리호에 몸을 실었다.
언젠가 한번은 방문하고 싶다고 생각 했었는데, 보령문화원에서 답사의 기회가 생겨 유익한 여행을 하였다.
2. 참고자료
@ 답사 일정 ; 5월 20일 08;30 군산항 출발 ▶ 10;30 어청도 선착장 도착 ▶ 11;30 제4코스 출발 ▶ 11;45 통신중계탑 ▶ 12;00 당산 봉수대 ▶ 12;05 당산 ▶ 12;15 팔각정 쉼터 ▶ 12;30 어청도 등대 ▶ 12;50 팔각정 회귀 ▶ 13;10 공치산 정상 ▶ 13;20 해막넘 쉼터 ▶ 13;25 목너미 분기점 ▶ 13;35 농배 ▶ 13;45 어청초등학교 ▶ 14;00 치동묘 ▶ 14;20 어청도항 도착 ▶ 15;30 어청도 출발 ▶ 17;30 군산항 도착
@ 헨리 아펜젤러 목사(1858~1902)
헨리 G 아펜젤러(Henry Gerhard Appenzeller. 1858.02.06~1902.06.11)는 미국 감리교회의 한국 개척선교사로 1885년 4월 5일 부활절에 내한하였다. 배재학당을 세워 기독교 정신이 깃든 근대화 교육 발전에 앞장섰고, 정동제일교회, 중앙교회 등 교회 설립과 더불어 각 지역을 순행하며 복음의 씨앗을 뿌려 나갔다. 또한 문서선교와 계몽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우리 민족과 함께한 그리스도의 사도로 선한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1902년 6월 11일. 한국어 성경 번역을 위해 목포에서 개최되는 번역자 회의에 참가차 배를 타고 가던 중 밤 11시경 이곳 어청도 서북 바다에서 선박 사고로 안타깝게 순직하였다. 당시 함께 승선했던 생존자에 의하면 아펜젤러는 한국인 동료 조한규와 정신여학교 학생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자신의 안전을 돌보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곁을 떠난지 1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의 삶과 가르침은 한국교회와 사회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더불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주어진 선교적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그 고귀한 정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가운데 유효한 가치로 남아 숨쉬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교회는 아펜젤러 선교사의 숭고한 정신을 기념하고 이를 후대에도 계승하고자 온 교회와 교인들의 마음을 모아 이곳 어청도에 순직 표지석을 세운다. 2022년 6월 11일 기독교대한감리회 (현장 표지석 발췌)
@ 군산 어청도 등대(등록문화재 제378호)
이 등대는 청일전쟁 후 중국 항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축조하였다. 입구의 삼각형 돌출 지붕과 이를 장식한 꽃봉우리, 그리고 상부로 갈수록 좁아드는 단면 등이 주변의 바다 풍광과 잘 어우러진다. 내부의 조립식 나선형 철제 계단과 외부 침입자를 차단하기 위한 접이식 철제 바닥판 역시 독특한 형태이다. 불을 밝히는 등명기(燈明機)를 수은 위에 뜨게하여 회전시킨 '중추식 등명기(목재의 덕트시스템)'의 흔적 등 초기 등대의 구성요소가 잘 남아 있다.(현장 표지판 발췌)
@ 제3코스 한반도 지형 관측지
선착장에서 출발해 우측 건너편에 있는 안산(해발 129m) 능선을 넘어가는 트레킹 코스이다. 안산은 해돋이 전망대로 도 유명한데 이곳에 올라서면 외연도와 황도가 손에 잡힐듯 가깝게 느껴진다. 목넘이 쉼터에서 아찔할 정도의 절벽 끝 절경을 지나 공치산(해발118m) 정상에 이르러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한반도 지형이 펼쳐저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눈이 시릴 만큼 푸른 바다로 둘러싸인 어청도의 매력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길이다.(현장 안내판 발췌)
@ 해무에 시야를 가린 어청도 항
@ 어청카훼리호에서 바라본 어청도 선착장
@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제4코스(전횡장군의 길)에서 바라본 옛 포구 방파제
@ 어청도는 서해 국토수호의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로 해군이 주둔하고 있다.
@ 당산으로 오르는 대나무(조릿대) 숲길로 예전엔 마을이 있었던 곳이란다.
@ 봉수대로 오르는 이정표
@ 당산(해발 198m)에 오르는 길 바로 아래 해무 속의 통신안테나.
@ 당산 정상에 세워진 조선시대의 통신망인 봉수대로 충청수영에서 운용하던 권설봉수의 출발점이다.
@ 당산쉼터에서 팔각정 쉼터로 가는 도중의 군사도로
@ 팔각정 쉼터에서 하트조형물 사이로 바라본 마을 전경
@ 하트 조형물 옆 아펜젤러 선교사 순국 장소 표지석이 작년 6월에 세워졌다.
@ 팔각정 쉼터에서 제1코스(등대길)로 들어서며 바라본 통신안테나.
@ 군산지방해양수산청 어청도 항로표지 관리소 전경
@ 등록문화재 제378호로 1912년에 건립된 어청도 등대
@ 어청도 등대의 돌담 밑으로 보이는 청각금에 세워진 구유정(鳩遊亭)
@ 공치산(해발 115.9m)으로 가는 제3코스(안산넘길)에서 바라본 마을 저수지
@ 공치산으로 향하는 능선길이 해무에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 공치산(해발 115.9m)에서 바라본 어청도 마을
@ 해막넘에서 목넘쉼터로 향하는 중 보이는 한반도 지형 모양이 해무 속에 갇혀있다.
@ 같은장소에서 바라본 농배
@ 공치산과 안산(해발106.6m) 사이 목넘이 해식 바위에서 제2코스(해안산책길)로 들어선다.
@ 해변 데크길에서 바라본 농배
@ 농배를 지나 우측으로 두고 바라본 어청도 섬마을
@ 어청도 선착장으로 향하는 데크길에서 만난 해당화의 붉은 빛이 눈에 확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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