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70년대 초, 옥계와 황룡리에 살던 아이들이 진당산과 오봉산 사이 고갯길로 걸어서 주포에 있던 보령중학교에 통학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귀향한 후에 들었었다. 지금의 국도로 질재를 통하여 가늠해도 고갯길 8.5km이니 새벽밥을 먹고 다녀야 하는 고된 통학길이었을 성 싶다. 그래서 그들은 논길과 고갯길을 이용한 짧은 길을 선택하다보니 진당산과 오봉산의 허릿길을 삼년씩이나 다녔을 것이다.
고향산 둘러보는 것을 시작하면서 오봉산(해발 272.1m)에 올라보리라 마음을 먹었지만, 제대로 된 등산로가 없다는 것을 알고 미루기만 하였다. 선지자들이 기록해 놓은 산행로가 인터넷으로 검색이 되지만 대부분 등산로가 구비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화암서원 윗쪽 시궁골길에서 능선을 타고 오르는 길이 있지만, 아마도 숲속을 헤치며 산짐승들이 내놓은 잡목사이를 헤쳐 올라가야 할 듯 싶기에 질재 고갯마루에서 오르는 길을 선택하였다.
질재의 진당산 등산로 아래 공중화장실 옆으로 난 임도를 따라 진당산 허리를 감싸고 걷다보면, 진당산 등산로 중턱에서 이어지는 등산로와 만나게 되고 완만한 내리막길이 오봉산의 허리를 꿰 차고 이어진다. 약 1.2km정도 가다보면 임도를 막고 홴스대문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 우측으로 내리막 오솔길이 비친다.
등산로 표지판이나 방향을 알려주는 띠지들이 보이질 않지만, 그래도 연안김씨 묘지까지는 어렴풋하게 사람들이 다닌 흔적을 따라 걸어갈 수 있다.
묘의 윗쪽부터는 등산로가 보이질 않기에 정상을 가늠해 잡목을 헤치며 올라가야 한다. 좌우로 살펴보지만 사람이 다녔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눈과 가랑잎으로 덮인 능선길이 겨울철이 아니었다면 잡목과 넝쿨으로 우거져 오르기에 만만치 않았으라라 짐작되는 가파른 너덜바위 군락이었다.
겨우 정상에 오르니 참나무에 걸려있는 띠지가 오봉산의 정상임을 알려준다. 시궁길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이어진 것 같은데 진당산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아래를 바라봐도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 산을 찾는이들이 드문가 보다.
오봉산은 오서산 상봉에서 서남향 방향으로 고개를 숙이면서 진당산과 배재산과 함께 붕긋 솟아 봉우리를 이루고, 청천저수지를 끼고 마산과 봉황산을 이으면서 왕대산 건너편에서 고개를 숙인다.
오봉산 줄기가 청천저수지로 빠져 들어가는 곳이 토정선생을 모시는 화암서원이 배산임수의 명당자리가 아닐런지?
어쩌면 토정선생이 오서산 줄기를 헤매면서 고정리까지 가서야 오서산 지맥이 이어지고 앞에 떠 있는 대섬이 복이 들어오는 것을 감싸안는 명당자리라 하였다는데, 아마도 청천저수지를 가로막아 화암서원 앞으로 물이 들어올 것을 예측 하였다면 오봉산 줄기 화암서원 자리가 배산임수에 건너편 서산(안산)까지, 그리고 완전 남향에 좌청룡 우백호의 지세를 구비하였음을 아쉬워 할런지도 모르겠다는 상념으로 산행을 마쳤다.
2.산행길 여정
@ 산행 출발 및 도착지점 ; 보령시 청라면 장산리 산 174-2 (질재 고갯마루)
@ 1월 14일 13;30 질재 고갯마루 출발 ▶ 13;50 임도 홴스 대문(우) ▶13;55 연안김씨 묘(상) ▶ 14;10 오봉산 정상(272.1m) ▶ 14;40 원점 회귀
@ 질재 고갯마루 임도 시작점
@ 소복하게 쌓인 임도 길
@ 임도의 끄트머리 하산하는 길에 만나는 대문 우측으로 희미한 산행길이 있다.
@ 오봉산 정상(해발 272.1m)
@ 산행인이 많지 않아 등산로답지 않은 길을 헤매야 한다.
@ 하산길에 바라 본 오봉산
'보령의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령의 산(제28편 ; 오천 상사봉) (0) | 2022.01.24 |
---|---|
보령의 산(제27편 ;천북 봉화산) (0) | 2022.01.24 |
보령의 산(제25편 ; 청소 아차산) (0) | 2022.01.22 |
보령의 산(제24편 ; 만수산 장군봉) (0) | 2022.01.05 |
보령의 산(제 23편 ; 오서산) (0) | 2021.12.24 |